'닥패' 최우식 "연기자가 JYP에 왜 갔냐고요?"(인터뷰)

KBS 2TV 일일시트콤 '닥치고 패밀리' 열우봉 역 최우식 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2.12.03 09:10 / 조회 : 21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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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우식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쌍꺼풀 없는 눈과 작은 얼굴이 지금 한국에서는 먹히고 있대. 연기자 한 번 도전해 봐라. 너 정도면 될 것 같다. 연출하려면 연기도 알면 좋잖아."

11살 때 캐나다로 이민, 현지에서 대학을 다니며 연출자를 꿈꾸고 있던 최우식(22)은 친구의 이 말 한마디에 온라인으로 오디션에 도전, 합격 후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왠지 잘 될 것 같은 무한한 자신감이 들었다. '한국에서 연예인을 꿈꾸는 사람들만 수 만 명이라더라, 되지도 않을 텐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분노하는 아버지나, '네가 가서 실패를 해봐야 단념하지'라며 한국행을 허락한 어머니를 뒤로하고 최우식은 한국에 왔고, 결과적으로 연기자가 됐다.

당시 제작을 준비 중이던 학원드라마 '드림하이'는 '글로벌오디션'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출연자를 모집했다. 최우식도 당당히 그 일원이 됐고, 3개월 동안 연기와 기타 등 음악수업도 받았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믿었던 '드림하이'가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글로벌오디션' 출신자들이 어느 날 갑자기 공중에 붕 떠버렸다. 캐나다서 연기자가 되겠다는 꿈만 갖고 무작정 날아온 최우식 역시, 한국과 캐나다의 거리만큼이나 연기자의 꿈이 멀어지는 듯했다.

◆11살 때 캐나다 이민..연출자 꿈꾸다 대학1년 때 한국行

"오디션에 붙은 거 하나만 믿고 한국에 왔는데 그게 없던 일이 돼버렸어요. 3개월 동안 연기, 기타, 운동 등 많은 준비를 했는데 갑자기 모든 게 '올스톱'된 거죠. 불현듯 '나 뭐하는 거지? 왜 왔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캐나다에 다시 돌아갈 수도있었지만, 이미 연기의 매력에 푹 빠진 상태였어요."

'드림'은 '하이'가 안됐지만, 최우식은 한국에서 계속 연기자의 길을 모색했고, 2010년 MBC 드라마넷 '별순검 시즌3'로 TV에 첫 출연했다. 16초가 그가 등장한 총 분량이었다.

"지금도 기억하는 데 딱 16초만 제가 등장했어요. 배역이름도 '양아치 선비'인 단역이었죠. 대본도 없이 A4 용지 한 장에 대사만 적혀있었어요. 촬영 끝나니 이승형 감독님이 '너 전화번호 주고 가라'고 하시더라고요. 나중에 연락하겠다고요. 나중에 이 감독님이 연출하신 '특수사건전담반 TEN' 찍을 때 말씀드렸더니 얼굴은 기억 못하시지만 이름은 기억하시더니 '아, 너였구나' 하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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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식은 이듬해 MBC 사극 '짝패'에 귀동 역 이상윤의 아역으로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연기의 길에 들어섰다. 이어 OCN 'TEN' 박민호 형사, SBS '폼 나게 살거야' 나주라, SBS '뿌리 깊은 나무' 정기준 역 윤제문 아역 등 2011년에만 여러 편의 드라마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올해에는 SBS '옥탑방 왕세자'에 왕세자 이각(박유천 분)을 모시는 내시이자 처세술의 달인 도치산 역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현재 KBS 2TV 일일시트콤 '닥치고 패밀리'에서 열성 가족 둘째 아들 열우봉으로 '찌질 고딩'을 선보이며 웃음을 안기고 있다. 인터넷 상에서 '우봉앓이'를 나타내는 여성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최우식은 그 '찌질함'이 연구의 산물이라고 했다.

◆"'닥치고 패밀리' 열우봉의 찌질함은 연구의 산물"

"귀엽게 보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해요. 시청자 입장에서 볼 때는 답답하고 뭔가 짜증나게 하는 요소들이 있을 거예요. 약자한테 강하고 강자한테는 약한 척하면서 찌질하게 소심하게 복수하잖아요. 근데 그 '찌질함'도 제가 연기경력이 짧다보니까 쉽지는 않더라고요. 연기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모든 연기를 최우식화 시켜서 하는 경우가 많죠. '닥치고 패밀리'하기 전에 인터뷰할 때마다 '다음 작품에서는 '결혼 못하는 남자'의 초식남 캐릭터를 하고 싶다'고 하곤 했어요. 일본 드라마를 보면 '초식남' 캐릭터가 장르를 형성할 정도로 크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행동이나 말투를 많이 연습했죠. 제 찌질함이나 그 쪽의 찌질함을 많이 연구했는데, '닥치고 패밀리'에서 저를 보시고 찌질하다고 하시니 기분 좋죠."

특히 '닥치고 패밀리'는 또래의 걸그룹 멤버들과 함께 연기할 기회가 많아 그를 설레게 하고 있다.

"하하. '닥치고 패밀리'하면서 열우봉과 '엮인' 여자만 10명이에요. 여복이 터져도 너무 많이 터졌죠. 주변에서 '씨스타 다솜이는 어때? 레인보우 재경이는 어때?'하고 묻는데, 저는 '그냥 뭐 그래'이래요(웃음). 속마음요? 좋죠. 제 주변 친구들은 인터넷 뒤져서 사진 구하고 하는데 저는 같이 연기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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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우식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찌질 연기'를 인정받아 좋지만 그게 '족쇄'가 될까봐 고민은 크다고 했다.

"'닥치고 패밀리'에서 웃고 떠들면서 재밌게 연기하고 있지만 시청자들이 최우식하면 어떤 연기, 하는 식이 될까봐 염려는 돼요. '옥탑방 왕세자'에서도 촐랑거리는 연기를 했기 때문에 너무 가벼운 모습만 계속 보여드리는 것 같아 걱정은 되죠. 저 사실 평상시에는 그렇게 나서는 스타일이 아이거든요. 일상에서 저를 보시고는 '쟤 왜 저래? 연예인병 걸렸나, 무게 잡고 있지?'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해서 다음 작품에서는 조금 무겁고 진지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자연스럽지만 촐싹거리지는 않는 캐릭터요."

◆10월 JYP엔터에 새 둥지.."연기자가 왜 JYP냐고요?"

최우식은 최근 소속사를 옮겼다. 그는 지난 10월 가요계 3대 기획사 중 하나인 JYP엔터테인먼트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JYP는 최근 연기자 파트를 강화하고 있다. 최우식 외 박주형, 김소영, 이은정 등이 그와 JYP에서 연기자로 한솥밥을 먹고 있다.

"JYP가 큰 기획사지만 가수 전문인데 왜 그리 가냐, 신인배우가 이득이 될게 있냐며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었어요. 부모님도 왜 JYP냐고 하셨고요. 근데 가수 기획사, 연기자 기획사 따로 있다고는 보지 않아요. 지금은 융합시대잖아요. JYP가 가수 기획사로 유명하지만 '네임파워'가 해외에도 있으니 제게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JYP네이션 팬들이 정도 많고요(웃음). 신인가수라면 소속사를 옮기는 걸 분명 고민했겠지요. 하지만 전 연기자니 제가 잘하면 되죠. JYP가 가수 회사를 넘어 가수와 연기자를 아우르는 엔터테인먼트로 인식될 수 있게 노력하고 싶어요."

JYP의 수장 박진영과 아직 만난 적은 없다고 했다. 10월에 들어왔을 때 박진영이 이스라엘에 있었고 그의 스케줄이 바빠지면서 아직까지 만날 기회가 없었다고. 최우식은 "멋진 연기로 박진영씨께 좋은 연기자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했다.

JYP에서 그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최우식은 노래는 자신 없다고. 다만 노래가 조금만 된다면 연기와 노래를 함께 할 수 있는 뮤지컬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근래 찍고 있는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도 어서 빨리 연기자로 성공하고 싶은 그의 승부욕을 불태우고 있다. 최우식은 이 영화에 여주인공 박은빈 동생 유준혁으로 등장한다.

"김수현씨랑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찍고 있는데 두 살 위인데 연기의 깊이가 느껴지더라고요. 아, 내가 갈 길이 멀다고 느꼈죠. 역시 잘되는 사람 은 이유가 있더라고요."

캐나다에서 10년 넘게 산 최우식은 글로벌시대에 연기자가 갖춰야할 '덕목' 중 하나랄 수 있는 영어가 능통하다. 갓 데뷔시절 EBS에 출연, 영어로 인터뷰하기도 했다. 쌍꺼풀 없는 눈도 서양에서 좋아하는 동양배우 스타일이라 여러모로 장점을 많이 갖고 있다.

◆"그냥 '연기자 최우식'이 아닌 작품 속 캐릭터로 기억되고 싶어"

"제가 사실 캐나다에 있을 때 인기가 많았어요. 특히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더라고요. 하하. 빨리 내공을 쌓은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해외에 나가고 싶어요(웃음)."

최우식은 ""초반에 목표가 많았는데 어떻게 보면 다 이룬 것 같다. 제가 원했던 선배님들과 연기도 해보고 늘 하고 싶었던 찌질한 연기도 했고, 인지도도 살짝 오른 것 같다"라며 "JYP에 들어오면서 새롭게 목표가 생겼다. 지금 목표는 단순히 연기를 하는 엔터테이너 최우식이 아니라 배우로서 그 깊이를 더 깊게 하고 싶다"고 했다.

"영화 촬영을 하면서 느낀 게, 배우는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캐릭터 말고 , 하정우 선배님이 얘기한 것처럼 새로운 캐릭터 연기를 계속하면서 성장하는 것 같아요. 배우로서 더 성장 하고 싶습니다. 작품을 많이 하는 것보다, 다음 작품이 뭐가 되던 그 작품으로 인정받고 싶어요. 매번 캐릭터마다 변화를 주면서 관객들에게 신선하고 놀라움을 주는 배우요. 조승우 보다는 '말아톤'의 초원이, 최우식보다는 '닥치고 패밀리'의 열우봉으로 기억되는 거죠. '아, 걔가 걔였어?' 이게 제가 연기자로서 제일 듣고 싶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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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엔터테인먼트 배우 1기들. 최우식 이은정 박주형 김소영(왼쪽부터)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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