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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워' 스틸 |
충무로 흥행 보증수표 남자배우 셋을 묶어 '설송김'이라고 부른다. 설경구 송강호 김윤석, 이름만 들어도 티켓 구매 욕구가 솟는 배우들이다. 이중 설경구는 1000만 영화를 두 편이나 탄생시킨 명실상부 '흥행킹'이다.
설경구가 처음부터 흥행배우였던 것은 아니다. '꽃잎' '박하사탕' 등에 출연할 당시만 해도 그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지 흥행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런 설경구가 흥행의 맛을 보게 된 것은 '공공의 적'을 만나면서 부터다.
설경구가 열혈 형사 강철중으로 분한 '공공의 적'은 2002년 1편이 303만 명을 모은데 이어 2편이 391만 명, '강철중: 공공의 적 1-1'이 431만 명을 모으며 시리즈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광복절 특사'가 310만 명, '그놈 목소리'가 324만 명을 모으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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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실미도'(왼쪽) '해운대' 스틸 |
그의 대작 흥행불패 신화는 2003년 '실미도'를 만나며 시작됐다. 북파공작원의 실화를 담은 '실미도'는 개봉 당시 전국 1108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사회적 이슈를 몰고 왔다. '실미도'는 한국 영화 최초의 1000만 영화라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남다르다.
설경구가 처음으로 재난 블록버스터에 도전한 '해운대'는 2009년 1174만 명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사상 다섯 번 째로 1000만 관객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수더분하고 매사에 어설픈 동네 아저씨 같은 만식을 연기한 그는 흥행과 연기력에 대한 호평까지 받으며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그가 올 겨울 또 다른 재난 블록버스터 '타워'로 돌아온다. '타워'는 초고층빌딩 타워스카이에 화재가 발생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영화로, 설경구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내던지는 소방관 영기 역을 맡았다.
설경구의 대작 영화를 두 편이나 찍은 그에게도 이렇게 많은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는 없었다. '타워'는 순수제작비에만 130여억 원이 투입된 초대형 프로젝트다. 영화마다 유독 몸 쓰는 역할이 많았던 그는 이번에도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정작 주인공인 설경구는 김상경과 손예진 등 주연 배우들 덕에 흥행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았다고 하지만 초대형 프로젝트인만큼 흥행에도 시선이 모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타워'는 연말 성수기를 맞아 '레미제라블' '호빗' 등 할리우드 대작들과 맞붙게 돼 더욱 눈길을 끈다.
올 겨울 유일한 한국 영화 블록버스터인 '타워'가 설경구의 세 번째 흥행 대작이 될 수 있을까. 대작에 강한 남자 설경구가 '타워'로 또 한 번 신화를 이어갈 지, 오는 25일 베일을 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