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수, 도넘은 수상소감 의미퇴색 '과유불급'.."죄송"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2.12.3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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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캡처=SBS 연예대상>


SBS 연예대상에서 코미디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개그맨 정현수의 수상소감, 진심이 담긴 토로였지만 도를 넘은 느낌이다.

지난 30일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SBS 개그맨과 개그우먼들은 수상 직후에도 '개그투나잇'의 늦은 방송 시간대와 여전히 지방에는 방송되지 않는 현실을 언급하며 마냥 기뻐할 수없는 아쉬움을 전했다.


"아버지가 알람은 맞춰놓고 주무시다가 '개그투나잇'을 보신다", "지방에 계신 분들은 저희 프로그램을 못 보신다. 지방 방송사업자 분들 저희 프로그램도 틀어 주세요", "아직까지 우리가 주인이라는 생각이 많이 안 든다. 내년에는 주인이 돼서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개그맨이 되겠다" 등 개그맨들의 수상 소감은 애타는 마음을 진솔하게 드러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정현수도 수상 직후 "'다른 프로그램은 경쟁으로 다른 예능 프로그램을 들지만 우리는 동시간대 경쟁이 '심야 토론' 이다. 또 영국 프리미어리그 박지성, 기성용의 경기와 겨뤄야 한다. 경기가 있는 날은 이들이 오늘도 선발 출전을 하나 이것만 매일 보고 있다"라고 불만을 드러내 안타까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정현수는 여기에 애꿎은 박지성과 기성용 선수의 핑계를 들어 역효과를 일으키고 말았다. 그는 "기성용이 출전하면 우리 시청률이 떨어진다. 부상을 당해야 하는데... 그렇지만 우리나라 사람이니까 그렇게 좋아하면 안 될 것 같고"라며 해선 안 될 말까지 남발해 소감의 논지를 흐리고 말았다.


"박지성은 퀸즈파크 레인저스에 잘 간 것 같다"라고 말까지 나오자 MC 윤도현이 "위험한 발언인 것 같다"라며 자제를 요구했지만, 정현수는 "오죽하면 이렇게 말을 하겠나. QPR이 연패에서 탈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현수의 발언은 개그맨으로서 한이 담겨 있어 안타깝지만, 시청자와 관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려던 과욕은 오히려 시청자들의 반응을 엇갈리게 했다.

방송 후 쏟아지는 비판에 그는 트위터를 통해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시간대 변경에 대해서 저의 심정을 말하다가 본의 아니게 축구 관계자 여러분과 팬들에게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국민들, 개인적으로는 축구선수들에게 심려 끼쳐드리게 하는 말을 해서 죄송합니다. 더욱 성숙한 개그맨이 되겠습니다"고 말했다.

"절대로 다른 감정 있어 그런 말을 한 게 아니라는 점 꼭 이해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부족한 부분 고쳐가며 발전해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라며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이날 우연히도 기성용의 페이스북에 실제로 부상을 당한 사진을 올라오면서 그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연관은 없지만 오지랖 넓었던 그의 말이 빚어낸 웃지 못 할 촌극이다.

정현수의 수상소감은 오히려 '개그투나잇'을 지지하던 시청자들조차도 불편하게 만들었다. 조금만 절제하는 미덕을 보였다면 그의 수상과 절절한 수상소감이 더 빛을 발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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