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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가요계를 결산하는 마지막 무대 MBC 가요대제전이 4시간30분의 화려한 쇼를 선보였다. 그 가운데서도 남다른 의미로 눈과 귀를 사로잡은 결정적 순간이 있었다.
2012년의 마지막 날,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MBC 가요대제전(연출 민철기 김민종)이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와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2원 중계로 진행됐다.
올 한 해 세계를 풍미한 K팝의 활약상을 총망라한 이날의 쇼는 'K팝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45개팀 총 163명이 총출동해 무대를 꾸몄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빅뱅, 비스트, 박명수, 카라, 샤이니, 2NE1, 씨스타, 시크릿, FT아일랜드, 씨엔블루, 2AM, 박진영, 손담비, 케이윌, 미쓰에이, 가인(브라운아이드걸스), 에픽하이, 인피니트, 엠블랙, 틴탑, 티아라, 포미닛, B1A4, f(x), 광희(제국의아이들), BAP, 애프터스쿨, 코요태, 쿨, 에이핑크, 노지훈, 에일리, 걸스데이, 달샤벳, 다이나믹듀오, 프라이머리, EXO-K, A-JAX, 비투비, 100%, 빅스타, 주니엘, 이하이 등이 따로 또 같이 무대에 올랐다.
◆그리고 싸이가 있었다
수많은 K팝의 스타들 외에'강남스타일'로 세계를 흔든 싸이가 MBC 가요대제전에 있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공연으로 현지에 머물고 있는 싸이는 이날 영상으로 인사를 전했다. 비록 직접 출연은 아니었지만 방송 3사 연말 가요 축제로서는 유일하게 싸이를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싸이는 '강남스타일'로 유튜브 10억뷰를 돌파하고 빌보드차트 2위에 오르는 등 세계적 인기를 얻었다. 그를 빼놓고 2012년의 K팝을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싸이는 환한 얼굴로 새해 인사를 전하는 한편 알아서 준비했다는 '강남스타일' 기록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 3개월 세계를 돌며 활약한 싸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YG와 함께..반쪽무대를 벗다
YG와 함께한 가요대제전의 무대는 그 자체로 큰 의미였다.
2NE1, 빅뱅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은 지난 2008년 무대를 마지막으로 MBC 가요대제전에 출연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4년 간 MBC 음악프로그램인 '쇼! 음악중심'에도 출연하지 않다가 이날 5년 만에 MBC 가요대제전 무대에 섰다. K팝의 주요한 축 YG를 빼놨던 반쪽 가요대제전이 드디어 온전한 모습을 갖춘 것이다.
에픽하이를 시작으로 2NE1과 신예 이하이, 빅뱅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그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역시나 올해의 대표주자 싸이였다. 이들의 강렬한 카리스마가 넘치는 무대는 가요대제전을 보는 맛을 더했다.
◆K팝, 90년대 댄스에 경배를
1990년대에 보낸 헌사는 올해 MBC 가요대제전을 관통하는 테마였다. 'K팝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주제가 1990년대 댄스음악을 타고 내내 흘렀다.
오프닝부터 MC인 이휘재, 서현, 이준, 붐은 1990년대 인기그룹 룰라의 노래 '날개잃은 천사'를 함께 불렀다. 쿨의 이제훈은 포미닛 허가윤과 '슬퍼지려 하기 전에', 애프터스쿨 리지와 '운명', 씨스타 소유와 '애상' 등 친숙한 쿨의 히트곡 3곡을, 코요태가 '만남', '비몽', '순정'을 연이어 부르며 가요대제전 1부의 분위기를 한껏 달궜다. 아이돌 스타들은 그에 맞춰 신나게 춤을 췄다.
'우리 결혼했어요' 커플 광희와 선화가 고른 콜라보레이션 무대 곡은 박진영의 '난 여자가 있는데'와 철이와 미애'의 '너는 왜'였다.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 주니엘은 DJ DOC의 '머피의 법칙', 걸의 '아스피린'을 선보였으며, JYP의 수장인 박진영은 직접 가수로 무대에 올라 '허니'와 '날 떠나지마'를 불렀다. 마지막 합창곡 역시 엄정화의 '페스티벌'이었다.
지금의 K팝을 낳은 본류를 찾아가겠다는 제작진의 노력이 1990년대 친숙한 댄스곡과 함께 드러난 셈이다. 덕분에 올해의 가요대제전은 10대나 20대 뿐 아니라 30대와 40대도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무대로 거듭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