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보다 '진짜'..'진짜사나이', '푸른거탑'과는 달랐다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3.04.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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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거탑'과는 달랐다.

리얼 군대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MBC '일밤'의 새 코너 '진짜 사나이'(연출 김민종·최민근)가 베일을 벗었다. 군생활을 소재로 한 tvN '푸른거탑'이 인기리에 방송되는 와중에 시작한 군대 예능이라는 점에서 자연히 비교 대상이 됐다. 그러나 공개된 '진짜 사나이'는 '푸른거탑'의 콩트와는 확연히 달랐다. '사나이'보다 '진짜'에 방점이 찍혔다.


'푸른거탑'은 군생활을 경험한 대한민국 예비역이라면 격하게 공감할 에피소드들을 극화해 소개하는 콩트다. 제대 못하는 말년 최병장(최종훈), 종종 무게 잡는 진행자로 돌변하는 김병장(김재우), 싸이코 김상병(김호창), 여기에 일병(백봉기) 이병(정진욱) 투톱 더하기 어리바리 신병(이용주) 등 6명의 고정 멤버가 중심. 각 인물들이 캐릭터와 계급에 맞는 역할극을 수행하면서 디테일한 군대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개성만점 캐릭터를 내세운 군대 시트콤인 셈이다. '톱기어'를 패러디한 '군기어' 등 패러디도 재기발랄하다. 반응도 뜨거워 '롤러코스터2' 속 한 코너에 불과했던 '푸른거탑'은 인기에 힘입어 1시간짜리 정규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푸른거탑'이 인기리에 방송되는 중 첫 방송을 시작한 '진짜 사나이'에 우려가 컸던 것도 사실. 그러나 '진짜 사나이'는 리얼한 관찰 카메라의 맛을 살리며 '푸른거탑'과 차별화에 성공했다. 김수로, 서경석, 류수영, 샘 해밍턴, 손진영, 엠블랙 미르 등 43세부터 22세까지 공통점이라곤 전혀 없는 6인의 남자들이 들어간 곳은 어머니와 곰신들이 눈물을 흘리며 아들과 애인을 떠나보낸 바로 그 곳, 진짜 군대였다.


진짜 신병들과 그 가족들의 모습을 담는 다큐멘터리로 시작한 '진짜 사나이'는 한참이 흐른 뒤에야 버라이어티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나이에 내가 여길 왜 왔나' 하는 뒤늦은 회한이 긴장감 가득한 훈련소 생활과 어우러졌다. 넋을 놓고 실실 웃다 독사같은 분대장에게 딱 걸려 바짝 군기가 드는가 하면, 불 꺼진 뒤에야 독사 분대장 뒷담화를 하며 즐거워했다. PD들이 출연자와 눈 마주치는 것까지 피해가며 찍었다는 관찰 카메라는 소소한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 군대 무용담을 농축시켜 극화한 '푸른거탑'의 과장법과는 전혀 다른 문법이었다.

400만 예비역들에게는 '그땐 그랬지' 추억의 순간을, 여성 시청자들에겐 디테일한 리얼 군생활을 지켜보는 체험을, 중년 시청자들에겐 '요즘 군대는 이렇구나' 이해의 순간을 선사했다. 입대를 앞둔 예비 장병에게도 꽤 괜찮은 선행학습의 도구가 될 게 분명하다.

'진짜 사나이'는 눈 한번 질끈 감으면 끝나는 1박2일 해병대 지옥훈련이 아니었다. 장면마다 터지는 군대 시트콤도 아니었다. 다큐멘터리 냄새 물씬 나는 군대 체험기였다.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제작진은 "만 2년을 꽉 채워 이들을 전역시키는 일이 목표"라고 털어놨다. 촬영 개시 2시간만에 "이게 장난이 아니다"라는 걸 깨달아버린 6인의 신병들은 결코 손 잡아주지 않는 못 믿을 제작진들과 함께 이등병, 일병, 상병, 병장을 향해 느린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영원히 말년 병장과 신병에 머물 '푸른거탑'과는 출발부터가 달랐다. 그게 군대고 그게 '진짜 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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