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중' 방송사고..그래도 노홍철이 있어 다행이었다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3.04.20 18:58
  • 글자크기조절
image


그래도 노홍철이 있어 다행이었다

7년만에 순위제를 부활시킨 MBC '쇼! 음악중심'이 첫 날부터 대형 방송사고를 쳤다. 그래픽이 잘못 전파를 타 1위 발표를 번복한 것이다. 유례없는 사고를 수습하고 나선 것은 다름 아닌 MC 노홍철이었다.


20일 방송된 '쇼! 음악중심'에서 인피니트가 '맨 인 러브 (Man in love)'로 대망의 1위에 올랐다. 그러나 그래픽 팀의 실수로 2위 케이윌이 '러브 블러섬'으로 1위에 올랐다는 그래프가 나왔고, MC들은 이에 따라 케이윌에게 트로피까지 안겼다.

실수를 알아차린 제작진은 비상이 걸렸고, 노홍철이 이 초유의 순간 "죄송하다"며 결과를 바로잡았다. 방송을 만드는 사람도, TV를 보던 사람도 황당하기 그지없는 상황이었으나 노홍철은 "죄송하다, 생방송으로 순위제가 바뀌고 엄청난 실수를 했다"고 차근히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제작진 사인이 왔는데 그래프가 잘못됐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결과가 달라진다. 방식이 바뀌다보니 실수가 있었다"며 시청자와 케이윌, 인피니트 모두에게 정중하게 양해를 구했다. 분위기를 바꿔 1위 인피니트를 다시 호명하며 진행에 나선 것도 노홍철이었다. 그는 "조금의 실수도 없는 완벽하고 멋진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라며 이날 방송을 마무리했다.


후에 나온 제작진의 설명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문자투표 점수를 관리하는 업체에서 1위 후보 두 팀의 위치를 혼동하는 단순 실수로 벌어진 어마어마한 결과였다.

죄없는 MC, 그것도 이날 처음 마이크를 잡은 MC로서 혹독한 신고식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 순간, 각종 생방송을 진행해 온 경험 많은 MC이자 방송인으로서 노홍철의 진가가 극적으로 발휘된 셈이었다. 노홍철의 리드 아래 이날 처음 MC로 호흡을 맞춘 샤이니 민호, 탤런트 김소현도 우여곡절 많은 이날 방송을 그렇게나마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날 노홍철은 이름 옆에 '35'라는 숫자가 달린 마이크를 들고 진행에 나섰다. 그의 나이를 나타내는 숫자였다. 아이돌 가수와 젊은 연기자들이 각 방송사 대표 메인 가요프로그램 MC를 장악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30대 중반인 노홍철은 방송 4사를 통틀어 가장 나이가 많은 순위제 음악프로그램의 MC다. '음악중심'의 동료 MC인 김소현과는 무려 20살 차이다.

제작진은 10대 20대는 물론이고 30대 이상도 보는, 전 세대의 음악프로그램을 만들어가겠다는 뜻에서, 다양한 진행이 가능한 전천후 MC를 무대에 세우겠다는 뜻에서 노홍철을 발탁했다는 후문이다. 그 기대에 부응하듯 이날 노홍철은 자신의 장점인 노련한 진행능력, 유쾌한 입심을 내세워 프로그램과 어우러졌다. '음악중심'이 처음 시도하는 생방송 대기실 인터뷰도 순조롭게 이끌었다. '코리아 갓 탤런트', '나는 가수다' 등 각종 생방송 경험으로 다져진 진행 능력이 빛을 발했다. 위기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노홍철은 이날 '음악중심' 진행 도중 나이 이야기가 나오자 최근 10년만의 신곡 '바운스'를 내고 돌풍을 일으킨 조용필 '형님'을 언급했다. " 제 나이는 신생아입니다. 많은 게 아니에요"라며 너스레를 떨며.

초유의 방송사고가 벌어진 순위제 '음악중심'의 첫 방송, 톡톡 튀는 35살의 음악프로그램 최고령 MC는 방송을 통해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렸다. 음악에서나 진행에서나, 노련한 실력파는 어떻게든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image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