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중', 순위제 부활과 함께 드러난 4大 문제점은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3.04.2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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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캡처=MBC '쇼! 음악중심'>


가요계 및 팬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7년 만의 순위제 부활을 선언한 MBC 간판 가요 프로그램 '쇼! 음악중심'이 포맷 변경 첫 방송부터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내 향후 개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쇼! 음악중심'은 지난 20일 오후 생방송한 355회부터 순위제를 전격 부활, 7년 만에 가요 순위 프로그램으로 복귀했다. 가요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를 더욱 향상시킬 것이란 기대도 함께 높이며 출발한 '쇼! 음악중심'이었지만 첫 방송에서는 문제점을 더 많이 보였다.


'쇼! 음악중심'이 순위제 부활 첫 방송에서 나타낸 4대 논란거리에 대해 짚어봤다.

◆'줬다 뺏은 1위'..순위제 생방송, 사전 준비 더욱 철저해야

'쇼! 음악중심' 첫 방송 말미에는 초유의 방송 사고가 발생했다. 화면 속 1위와 실제 1위가 달랐던 것. 이에 처음 1위로 호명됐던 케이윌은 1위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반납하고 원래 1위인 아이돌그룹 인피니트가 어리둥절한 상황 속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는 촌극이 벌여졌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1위 후보들인 '러브 블러섬'의 케이윌과 '맨 인 러브'의 인피니트는 마지막에 정상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고, 화면에는 이들의 얼굴 및 각 가수(팀)의 사전 점수와 생방송 문자 투표가 합쳐진 최종 점수 그래픽이 함께 게재됐다.

그래픽에 나타난 최종 점수 결과 케이윌은 인피니트에 앞섰고 노홍철 등 MC들은 당연히 케이윌을 1위로 호명했으며 축포까지 터졌다. 하지만 곧 노홍철은 "순위제로 바뀌고 엄청난 실수를 했다"라며 "지금 (제작진으로부터) 사인이 왔는데 문자 투표 그래프가 잘못됐다고 한다"라며 시청자 및 케이윌 등에 사과한 뒤 인피니트에 1위 트로피를 줬다.

'쇼! 음악중심' 측은 이날 방송이 끝난 직후 홈페이지를 통해 "1위 발표가 번복되는 실수가 있었는데 문자 투표 점수를 관리하는 업체에서 1위 후보 두 팀의 위치를 혼동하여 생긴 단순 실수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두 팀의 점수는 100% 공정한 집계 결과임을 알려드리며 향후 문자 투표 업체는 재발방지를 위해 철저히 노력할 것을 약속했고 생방송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던 점, 시청자 여러분의 깊은 양해 부탁드린다"라며 재차 사과했다.

'쇼! 음악중심' 측의 양해에도 불구, 1위 트로피를 줬다 뺏은 초유의 방송 사고로 인해 시청자들은 여전히 어리둥절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쇼! 음악중심' 측이 순위제 부활을 선언한 게 불과 하루 이틀 전이 아닌 한 달 남짓 전이란 것이다. 충분히 순위제 생방송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사고들을 예방하기 위한 시물레이션 실행이 가능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 가장 중요한 부분인 1위 발표에서 치명적 실수를 범함에 따라 시청자들의 실망은 더욱 커졌다. 이 같은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선 보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결국 생방송 문자투표인가..팬덤 강한 아이돌 1위 가능성 더욱 높아져

'쇼! 음악중심' 측의 설명대로라면 이날 2위에 오른 케이윌의 '러브 블러섬'은 사전 점수 5087점과 생방송 문자 투표 점수 1409점을 받았다. 1위를 차지한 '맨 인 러브'의 인피니트가 사전 점수 5102점을 받은 점을 고려할 때, 이 부문에서는 25점 밖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팬들이 직접 참여하는 생방송 문자 투표에서는 2500점을 받은 인피니트에 무려 1091점이나 뒤졌다. 결국 케이윌이 1위에 오르지 못 한데는 생방송 문자 투표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쇼! 음악중심'은 음원 및 음반 점수, 각 팀의 유튜브 공식 채널 뮤직비디오 조회 수, 시청자위원회 2000명의 사전 투표 점수를 합산해 사전 점수를 정하고 최종 4팀을 1위 후보에 올린다. 최종 1위 선정은 사전 점수에 생방송 중 진행되는 문자 투표(문자 한 통에 무조건 서로 다른 2팀을 투표해야 하는 방식) 결과를 더해 이뤄진다. 실력파 가수들이 강력한 팬덤을 지닌 아이돌그룹과 공정한 1위 경쟁을 벌 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름대로는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순위제 부활 첫 방송 결과에서 알 수 있듯 강력한 팬덤의 아이돌그룹인 인피니트는 생방송 문자 투표에서 초강세를 보였다. 특히 생방송 문자 투표가 최종 1위 결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전 점수와 비교할 때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향후 방송에서 역시 인기 아이돌 그룹들은 사전 점수와 별 상관없이 생방송 문자 투표의 초강세 속에 최종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더욱 높다.

공정한 1위 선정을 위해서는 팬덤이 큰 영향을 미치는 생방송 문자 투표의 비중을 줄이고 음원 점수 등이 포함된 사전 점수 비율을 보다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주 전 순위, 과연 실효성 있나

'쇼! 음악중심' 첫 방송 순위 집계에서 최근 일주일 간 국내 9대 음원 차트를 양분한 싸이의 '젠틀맨'과 조용필의 '바운스'는 아예 제외됐다. 이날 방송은 이달 4일부터 10일까지의 사전 점수를 토대로 순위 및 1위 후보를 정했기 때문이다.

주간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기본 조건 중 하나는 시의성이다. 즉 최신 주간 순위가 아닌 1년 전, 한 달 전, 혹은 2주 전의 순위를 선보이는 것은 가요 순위 프로그램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은 물론, 가장 큰 강점 하나도 버리는 셈이다.

18일의 Mnet '엠 카운트다운' 및 19일의 KBS 2TV '뮤직뱅크'는 '쇼! 음악중심' 보다 앞서 방송됐음에도 불구, 최신 일주일간의 음원 차트 등을 기준으로 순위를 정했고 이에 지난 12일 발표된 싸이의 '젠틀맨' 등 또한 순위 집계에 포함됐다.

출연자 섭외 등 여러 부분에 대해 신중함을 기하는 위한 것이라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쇼! 음악중심'이 진정한 가요 순위 프로그램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2주 전이 아닌 최신 주간 순위를 반영해야하다는 평가다.

◆출연자 다양화 과제, 여전히 못 풀어

'쇼! 음악중심'이 7년 만에 순위제로 복귀한다고 했을 때 가요계에서는, 오히려 인디 신 계열의 가수(팀)들 및 방송에 잘 출연하지 않는 살아있는 전설급 뮤지션들이 특별 무대 형식으로 나설 수 있지도 않겠는가란 기대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쇼! 음악중심'의 전신인 '쇼! 음악캠프'는 순위제를 추구했으면서도 인디계열 가수들이 나설 수 있는 코너를 선보였다.

순위제 프로그램은 순위권에 든 가수들에 출연 기회를 줄 수 있는, 즉 외부의 여러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정당하게 출연 섭외를 할 수 있는 조건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순위권 가수들의 무대와는 별로도 다양성 확대를 위해 인디신 가수들이 출연할 수 있는 특별 코너 역시 보다 떳떳하게 선보일 수도 있다.

여기에 인디 밴드 및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 가수들은 음원 부분에서는 강세를 나타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라이브 연주 시스템만 갖춰진다면 사전 녹화 등을 통해서라도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을 보이는 인디 가수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쇼! 음악중심'의 순위제 부활 첫 방송 나선 14팀 중 긱스를 제외하고는 인기 아이돌, 기존 유명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의 스타들이 대부분이 이었다.

물론 출연자들의 다양성 확대 문제는 비단 '쇼! 음악중심'만의 것은 아니다. 다른 지상파 및 케이블채널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들 역시 다 함께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한편 이날 방송된 '쇼! 음악중심'은 3.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집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직전 방영분인 13일의 3%포다 0.4%포인트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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