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할배 황혼로맨스..악인없는 주말드라마 통할까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3.09.28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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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서 남주나' 출연진 / 사진=이동훈 기자


MBC 새 주말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극본 최현정·연출 김남원 최병길, 제작 아이윌미디어)가 28일 첫 방송을 앞뒀다. 삶을 알콩달콩 볶아내는 순간들을 담겠다는 각오의 '사랑해서 남주나'는 황혼 재혼이라는 테마를 앞세운 가족극이다. '꽃할배' 박근형과 차화연이 그 중심에 있고, 젊은 자녀 세대의 이야기가 어우러진다. 이 무자극 주말드라마는 과연 통할까.

'사랑해서 남주나'에 앞서 방송되던 '금나와라 뚝딱'은 자극으로 똘똘 뭉친 드라마였다. 재벌가를 중심으로 하나같이 삐뚤어진 심성의 인물들이 등장해 서로를 자극하고 암투를 일삼으며 극을 전개해 나갔다. 자극적인 이야기가 이어지다 못해 막바지엔 해피엔딩을 향해 무조건 나아가는 무리수를 두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시청률은 고공행진. 20%를 훌쩍 넘기며 후반부로 갈수록 힘을 더했다.


반면 '사랑해서 남주나'는 악인이 전혀 없다 싶을 만큼 담백한 인물로 극을 꾸렸다. 대신 주변에 있을 법한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재벌가 이야기가 섞이긴 하지만 그 주역들은 가족으로 연인으로 얽힌 고개 숙은 은퇴 가장, 취업 재수생, 계약직 직원 등등이다.

박근형이 맡은 정현수는 아내와 사별한 퇴직 판사. 소통에 서투른데다 혼외 아들 때문에 다른 자식과도 멀어진 가장이다. 차화연이 맡은 반찬가게 사장님 홍순애는 바람둥이 남편과 이혼 후 홀로 살아가는 억척 어머니. 두 사람이 뒤늦게 만나 황혼 로맨스를 이어가며 벌어지는 사건이 극의 중심이 된다.

이상엽이 맡은 현수의 아들 정재민은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취업 준비생이고, 홍수현이 맡은 그의 오랜 연인 미주는 계약직 은행 직원이다. 유호정과 김승수가 맡은 현수의 큰 아들 내외는 겉으로는 모자랄 것 없는 부부지만 아이를 키우다보니 정작 서로에게는 신경을 쓰지 못하는 부부로 등장한다.


그 흔한 악녀, 악당 하나 없이 출발하는 이 담백한 드라마는 그래서 더 눈길을 끈다.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를 통해 재벌 전문 카리스마 중견이 아닌 리얼 로맨티스트로 거듭난 박근형이 공감 가득한 황혼 로맨스의 주인공이자 서툴고 무뚝뚝한 우리네 아버지로 등장한다는 점은 또한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이상엽은 "MSG없는 드라마"라며 "처음엔 밋밋할 지 몰라도 먹다보면 그 진국 맛을 알게 되실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진화하는 막장 드라마 속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의 입맛에는 과연 어떨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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