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미니앨범 프로젝트 완성, 동아줄 같은 시간"(인터뷰)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3.10.3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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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 사진제공=도로시컴퍼니


1990년 데뷔, 지난 23년간 한국 발라계의 대표 가수 중 한 명으로 군림한 신승훈. 통산 1500만장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것만 봐도 신승훈이 국내 가요계에 차지하는 위치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 간의 성과를 보면 이제 조금은 쉬어가도 될 듯 하다. 하지만 신승훈은 음악 이야기만 나오면 여전히 불꽃 튄다. 평소에는 점잖고 다정다감하지만 음악에 있어서만큼은 아직도 고집과 열정이 살아 있어서다.


가요계 최고의 보컬리스트 중 한 명이자 실력파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한 신승훈은 지난 23일 미니 앨범 '그레이트 웨이브(GREAT WAVE)'를 발매, 가요계에 컴백했다.

이번 음반으로 신승훈은 2008년 시작된 3부작 프로젝트 '쓰리 웨이브즈 오브 언익스펙티드 트위스트(3waves of unexpected twist)'를 완성했다. 앞서 신승훈은 2008년 10월 '라디오 웨이브(Radio Wave)', 2009년 '러브 어 클락(Love O`clock)'란 이름의 미니 앨범을 발표, 3부작 프로젝트를 이어갔다.

신승훈이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유는 언제가 나올 정규 11집 전, 마음 놓고 각양각색의 음악에 도전해 보기 위해서였다. 신승훈 하면 아직도 그만의 발라드를 원하는 팬들이 여전히 많으니, 정규 앨범이 아닌 3번의 미니 음반을 통해서는 부담 없는 실험을 하고 싶었다.


'그레이트 웨이브'는 그 결정판이라 할 만하다. 타이틀곡 '쏘리(Sorry)'는 브리티시 팝스타일이며. 힙합 뮤지션 버벌진트가 랩 피처링한 '러브위치(Love Witch)'는 80년대 디스코를 세련되면서도 감각적으로 재해석한 2013년 버전의 디스코 곡이다. 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와는 재즈와 힙합 리듬이 만난 '내가 많이 변했어'를 완성했다.

힙합, 브리시티 팝, 디스코, 발라드 등 여러 장르에 한꺼번에 도전했으니, 신승훈 본인 자체로도 파격인 셈이다.

반응은 일단 좋다. 선 공개 곡 '내가 많이 변했어'와 타이트곡 '쏘리'는 공개 직후 이미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음반 부문에서도 초도 물량 2만장을 순식간에 완판, 추가 제작에 긴급 돌입했다.

신승훈은 오는 11월9일에는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더 신승훈 쇼-그레이트 웨이브(THE신승훈SHOW-GREAT WAVE)'를 열고 신곡들 및 기존 히트곡들을 다양한 무대와 함께 선사,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계획이다.

새 음반을 내고 돌아온 신승훈과 마주 앉았다.

-선 공개곡 및 타이틀곡으로 음원 1위를 했는데.

▶음원 차트 1위라는 말이 아직 조금 낯설다. 과거 앨범 시절과 달리 한 곡 한 곡 씩 평가받는 느낌이어서다. 허지만 시대는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음원 1위를 달성하게 해준 팬들에 고맙다.

-10집 이후 정규 앨범이 아닌 미니음반 3장을 4년에 걸쳐 발표했는데.

▶기획부터 따지만 이번 시리즈를 완성한 지난 6년은 제 음악 인생의 가장 동아줄 같은 시간이다. 1집부터 10집까지 꾸준히 냈는데 11집을 만들려고 하니까 정리가 잘 안되더라. 한때 음악적 권태기도 왔다. 가수가 1000만장 판매를 넘으면 목소리가 질린다는 말도 있지 않나. 그래서 실험을 해보자 했다. 정규가 아닌 미니앨범은 생각과 음악적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나온 3장의 미니 앨범은 1~10집까지의 에필로그이자 앞으로 제 음악 인생의 프롤로그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물론 11집에도 발라드는 담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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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 사진제공=도로시컴퍼니


-이번 음반에서는 힙합 뮤지션들인 최자 및 버벌진트와 함께 했는데.

▶이번 협업은 제게도 충분한 음악적 자양분이 됐다. 여러 시도를 해 볼 수 있어서 였다. 콜라보레이션을 했던 친구들을 곧 있을 제 공연에도 꼭 초대하고 싶다.

-올 상반기 대선배 조용필도 음악과 음반으로 가요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는데.

▶조용필 형님은 직접 말씀하지 않으셨지만 음악과 음반으로 모든 이야기를 해 주셨다고 생각한다. 완벽한 사운드를 통해서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저도 이번에 믹싱을 수차례에 걸쳐 다시 했다. 후배들도 '쏘리'를 듣고 음악에 대한 제 마음을 알았으면 해서였다.

-후배들 반응은 어땠나.

▶박진영의 경우 음악을 같이 들었는데 제게 '형, 이거 보여'라며 팔에 소름 돋은 모습을 보여줬다. 가요계의 여러 다른 후배들도 '노래를 듣다 울었다'는 말과 '대박'이란 말을 해줬다. 배우들 역시 이번 음반에 대한 문자 메시지를 많이 보내줬다. 관심을 가져줘 고마웠다.

-11월 단독 공연을 앞두고 있는데.

▶데뷔 이후 공연을 1000회 이상 한 것 같다. '더 신승훈 쇼'란 타이틀로 공연을 연 것도 10년이 된다. 이번 공연은 '더 신승훈 쇼'의 마지막 시즌이라고 보면 된다. 제작비가 정말 많이 들어가고 있다. 해보고 싶었던 것을 다 해보자는 의미의 공연이기 때문이다. 23년 가수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실내 공연장인 체조경기장에서 여전히 단독 콘서트를 열 수 있다는 사실도 뿌듯하다.

-너무 음악에만 빠져 있는 것 아닌가. 쉴 때는 무엇을 하나.

▶여행을 좋아한다. 과거에는 저를 몰라보는 해외로 가서 푹 쉬며 여행하는 게 좋았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 펜션들을 자주 다닌다. 돈 스파이크 라디 등 후배들과 함께 가는데 바비큐와 게임기 등 다 싸가서 정말 열심히 놀다 온다. 과거에는 음악을 하루라도 안하면 불안했는데 휴식들이 오히려 부담감을 줄여 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

-너무 많이들은 이야기일 테지만 결혼은 안 하나.

▶독신주의는 아니다. 하하

-요즘 음악적으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후배들을 꼽는다면.

▶아이유가 참 잘하는 것 같다. 예전에 '아이 빌리브' 부르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프라이머리란 친구는 교과서적으로 음악을 잘 하는 것 같다. 버스커 버스커도 많은 사랑을 받는데 밴드 쪽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히든싱어2'에서 탈락했는데.

▶하하.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앞으로 떨어질 후배들에는 제가 위안이 될 것 같다. 예능 프로그램이기에 그냥 CD처럼 불렀다.

-앞으로 음악 활동 방향은 어떻게 되나.

▶조용필 김현식 유재하 선배님들은 음악만 했다고 생각한다. 여러 부분에 걸친 멀티플레이도 좋고 중요하지만 음악만 하는 사람들도 있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물론 음악과 관련한 공연 쪽에는 많은 신경을 쓸 것이다. 당연히 앞으로도 저는 음악과 함께 할 것이다. 후배들에도 제가 알려줄 수 있는 것 전해주고 싶다. 회사 신인 개발팀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

길혜성 기자 com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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