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초고속 롤러코스터' 탄 '가수+기획사'는

[2013년 가요계 총 결산]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3.12.0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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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마컬처 로고(위) 및 크레용팝(스타뉴스)


이제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2013년 가요계 역시 여느 해처럼 다사다난했다. 조용필 이승철 신승훈 등 거장들의 성공적 복귀는 가요계를 풍성하게 했고, 인기 아이돌들의 여전한 활약은 소녀팬들을 더욱 설레게 했다. 반면 음원사재기, 표절 등 여러 논란거리들도 어김없이 발생하며 가요계를 아프게 했다. 새옹지마, 호사다마란 말이 딱 어울리는 올 한 해 가요계였다.

올 한 해 좋은 일과 피하고 싶은 경험을 동시에 가장 많이, 또 진하게 겪은 가요 기획사는 어디며 가수는 누굴까.


2013년 최고 및 최악을 순간을 한꺼번에 오고 간, 즉 '급행 롤러코스터'에 오른 것 같은 시기를 보낸 회사와 가수를 꼽아봤다.

◆1년 내내 초고속 롤러코스터 탄 기획사, 단언컨대 '아메바컬처(Amoeba culture)'

힙합에 그리 큰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이라도 2013년만큼은 힙합 위주의 기획사인 아메바컬처란 이름을 확실히 각인했을 듯하다. 그야말로 역동적인 한 해를 보냈기 때문이다.


아메바컬처는 다이나믹 듀오(개코 최자) 사이먼디 자이언티 리듬파워 등 소속 뮤지션들이 올 한 해 음원과 공연 부분에서 성공을 거두며 대중들에 좋은 쪽으로 자사 이름을 널리 알렸다.

사이먼디가 속한 슈프림팀은 올 3월 신곡 '그대로 있어도 돼'를 발표하며 2년여 공백을 캤고, 팬들은 음원 1위에 올려주는 것으로 반가움을 표했다.

4월에는 자이언티가 정규 1집을 공개, 타이틀곡 '베이베(Babay)'(Feat. 개코)'로 실시간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아메바컬처 소속 뮤지션들의 올 활약의 정점은 맏형 팀 격인 다이나믹 듀오가 찍었다. 다이나믹 듀오는 올 7월 정규 7집을 발매, 타이틀곡 '뱀(BAAAM)으로 그 달 여러 음원 월간차트 1위를 휩쓰는 저력을 보였다. 다이나믹 듀오는 지난 11월 서울과 부산에서 연이어 가진 4년 만의 단독 콘서트 또한 성황리에 마치며 공연형 팀임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하지만 올 한 해 아메바컬처에 웃을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좋은 일 만큼이나 당혹스러웠던 경험도 많이 했다.

아메바컬처는 회사에 몸담고 있는 여러 가수들은 올 여름 벌어진 한국 힙합신 디스전의 중심에 섰고, 열애설과 결별, 표절 논란에도 휩싸였다.

사이먼디는 6년간 사귀어 온 가수 레이디 제인과 올 5월 연인 관계를 정리하고 동료 사이로 돌아갔다. 지난 2007년부터 정식 교제를 시작한 뒤 방송 등 공식적 자리에서도 서로에 대한 애정을 과감히 전해왔던 두 사람이었기에, 당시 결별은 많은 사람들을 아쉽게 했다.

8월에는 개코와 사이먼디가 한국 힙합 디스전의 핵심에 자리했다. 앞서 사이먼디의 슈프림팀의 동료 멤버 이센스는 아메바컬처를 떠났다. 이센스는 미국 힙합 가수 켄드릭 라마가 피처링에 참여한 빅션의 '컨트롤'의 비트에 자신의 랩을 얹은 '유 캔트 컨트롤 미(You Can't Control Me')란 곡을 8월 트위터에 올리며 개코 및 아메바컬처를 디스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개코가 '아이 캔 컨트롤 유(I Can Control You)'를 통해 "못된 형이 마음 떠난 동생한테 해주는 마지막 홍보. 넌 관심병 환자. 존재가 독"이라며 이센스에게 맞불을 놓았다.

이 와중에 브랜뉴뮤직 소속의 스윙스는 사이먼디를 조롱하는 곡을 SNS에 올렸고, 사이먼디 역시 '사이먼 도미닉-컨트롤'을 통해 "모르면 깝치지 마라"며 스윙스를 맞디스했다.

올 여름 한국 힙합신의 디스전에는 이들 외에도 여러 뮤지션이 참여했지만, 그 중심축에 아메버컬처 소속 가수들이 있었던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국 힙합신의 2013년 여름 디스전은 힙합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도 됐지만, 상대에 대한 개인적 악감정을 풀어내는 성격 또한 강했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비난의 시선도 보냈다.

디스전이 잠잠해 진 9월에는 최자와 f(x)의 설리와 교제설에 불거졌다. 최자와 설리가 함께 서울의 한 공원에서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이 외부에 포착되면서 열애설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두 가수의 소속사 모두 "워낙 친한 사이일 뿐 사귀는 사이는 아니다"라며 교제설을 강력 부인했다. 하지만 열 살이 넘는 나이 차의 인기 걸그룹 멤버와 교제설이었던 만큼, 최자는 한동안 난처한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11월에는 프라이머리가 작곡해 MBC '무한도전'의 '2013 자유로 가요제'에서 선보였던 '아이 갓 씨(I GOT C)'가 네덜란드 가수 카로 에메랄드의 곡 '리퀴드 런치(Lliquid Lunch)'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 프라이머리는 아메바컬처 공 식홈페이지를 통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제 미숙함으로 벌어진 일이라 생각한다"며 "음원서비스를 잠정 중단하자는 '무한도전' 측의 뜻을 최대한 존중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2004년 설립된 아메바컬처에는 2013년은 좋은 쪽이나 당혹스러웠던 측면 모두에서 잊을 수 없는 한 해로 남게 됐다. 어떤 이유에서든 올해는 힙합 레이블 아메바컬처란 이름을 대중들에 확실히 인식시킨 시간이기도 했다.

◆'빠빠빠' 열풍만큼 익사이팅한 한 해 보낸 '크레용팝'

호사다마와 관련해 가수 쪽에서는 올 한 해 5인 걸그룹 크레용팝(엘린 소율 금미 초아 웨이)을 따라올 팀은 없다.

데뷔 2년 차를 맞은 크레용팝은 지난 6월 헬멧과 직렬 5기통 춤을 앞세운 신나고 경쾌한 '빠빠빠'를 발표, 곧장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미국 빌보드에도 소개되고 지상파 간판 뉴스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남녀노소, 직업군의 구분 없이 '빠빠빠'를 따라했고, 수많은 스타들 역시 패러디 대열에 동참했다. 2013 엠넷 아시안 뮤직어워즈에서는 여자 신인상도 탔다.

크레용팝은 '더 이상 나올 팀이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포화상태였던 걸그룹계에서 독특한 콘셉트와 개성이 있다면 여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빠빠빠'의 히트가 여러 면에서 더욱 주목 받은 이유다.

하지만 '급 스타'된 크레용팝에게는 논란들도 자연스럽게 따라 다녔다.

'빠빠빠' 발표 직후 MBC '쇼! 음악중심' 무대에 섰던 크레용팝은 SNS에 "오늘 여러분 노무노무 멋졌던 거 알죠? 여러분 패션 탐난다는. 너무 귀여운 우리 팬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란 글을 올렸다. 이 중 '노무노무'란 단어는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알려져 네티즌 사이에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소속사 측은 곧바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크레용팝 소속사 크롬엔터테인먼트 황현창 대표는 당시 스타뉴스에 "문제가 제기된 표현에 그런 의미가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인터넷에서 줄임말이나 합성어가 많아 이 역시 그런 뜻이 있는 줄 알았다. 만약 이 같은 문제가 되는 줄 알았다면 절대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크레용팝은 무대 의상 및 곡과 관련, 표절 논란에도 휩싸였다. '빠빠빠' 때 헬멧을 쓴 채 몇 차례에 걸쳐 트레이닝복을 입고 무대에 섰다는 이유로 2009년 데뷔한 일본 걸그룹 모모이로 클로버Z의 콘셉트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불거졌다.

소속사 측은 헬멧 착용 등에 대해 "'점핑'이라는 안무에 있어 머리를 부각시키기 위해 멤버가 제안한 아이디어 소품이고 '빠빠빠'의 만화주제곡과 같은 느낌과도 매칭이 돼 결정된 콘셉트이다"며 "또한 헬멧 콘셉트는 이미 45rpm, 다프트펑크와 같은 뮤지션들도 이미 선보였던 '소품'이다"고 표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모모이로 클로버Z보다 무대 위에서 트레이닝복을 먼저 입었던 가수들도 국내에도 많았고 헬멧 역시 국내 힙합 그룹 45rpm이 먼저 썼다.

크레용팝은 지난 11월 말 캐럴 풍의 신곡 '꾸리스마스' 냈을 때도 관련 사진 속 의상이 일본 가수 모모이로 클로벌Z의 의상과 비슷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해서도 소속사 측은 "우선 크리스마스트리가 주는 상징적 이미지가 있다"며 "크리스마스트리를 본뜬 모든 의상들은 그 상징적 이미지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표절과 관련 없다고 해명했다.

'꾸리스마스' 곡 자체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루팡3세'의 주제곡 도입부와 유사하다고 지적에 대해선 "'꾸리스마스'는 레퍼런스도 없이 만든 순수 창작물"이라고 작곡가 김유민이 직접 밝혔다.

김유민은 이달 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내가 '루팡3세'의 인트로 부분을 카피할 의도였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절대 비슷하게 들리지 않도록 만들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꾸리스마스'의 인트로는 '루팡3세'라는 곡을 내가 전혀 알지 못했기에 나온 장르의 유사성 때문에 생긴 결과물"이라며 두 곡의 음정, 박자, 화성 등을 비교하며 표절이 아니라고 조목조목 해명했다.

이처럼 크레용팝에 대한 갖가지 논란은 일부의 의혹 제기 뒤 크레용팝 측의 해명의 형식으로. '빠빠빠'로 뜬 지난 여름부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크레용팝에 대한 여러 곳의 관심이 많아졌다는 방증기도 하다.

길혜성 기자 com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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