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화제·추억..2007~13년 불후의 한소절 20선

[김관명칼럼]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3.12.20 17:03 / 조회 :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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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세상은 사운드의 홍수다. 노래에서, 드라마에서, 예능프로에서, 심지어 돈 빌려준다는 CF에서조차 대중은 사운드를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이다. 원하든, 원치않든. 하지만 이 일방적 사운드 세례에는 미덕도 있으니, 그 어떤 감각보다 당시 기억을 선명하게 떠올리게 해준다는 것. 김아중이 보란듯이 불렀던 '마리아'는, 아, '미녀는 괴로워'가 개봉했던 2007년이었지, 이런 식. 그럼 올해는? 해서, 꼽아봤다. '마리아'가 강렬했던 2007년부터 올해 2013년까지 우리 귀에 맴돌았던 불후의 한소절 20선(연도순).


마리~아 아베 마리~아 저 흰구름 끝까지 날아 마리~아 아베 마리아(2007) = 최근 KBS '불후의 명곡2'에서 록보컬리스트 김바다가 다시 리메이크해 우승까지 차지한 그 곡 '마리아'. 배우 김아중이 '미녀는 괴로워' 영화 내용만큼이나 폭발적인 반전의 고음을 소름끼칠 정도로 내질렀다. 2006년 12월 개봉했던 이 영화는 이 해 660만명이나 봤다.

쇼 곱하기 쇼는 쇼..쇼 곱하기 쇼 곱하기 쇼 곱하기(2007) = 2007년은 국내에 스마트폰 시장을 두고 통신사의 경쟁이 본격화한 원년. KTF가 물량공세로 퍼부은 CF에서 소비자들은 '쇼를 하라'를 수백, 수천번 들어야 했다. 노부부가 "아들아~ 아무 것도 필요없다"를 외친 것도 이 CF였다. 동방예의지국의 나라에서, 겸양을 미덕으로 여기던 나라에서 이 때부터 '쇼를 하라'쯤은 아무 것도 아닌 게 됐다.

목이 마르면 냉장고 열면 되고..생각대로 하면 되고(2008) = 절치부심 SK텔레콤의 반격이 바로 이 '되고송'이었다. '고등어 보면 구워먹으면 되고 그러다 엄마 보고 싶으면 당장 엄마 보면 되고'였던 이 CM송은 수많은 변종을 탄생시켰다. '..메달 못따도 최선 다했으면 되고'를 비롯해 노처녀송, 군대송 등등. 때는 바야흐로 베이징올림픽이 열렸던 2008년이었던 것이다. 벌써 5년 전 일이다.

마마 미아 히어 아이 고 어게인 마이 마이 하우 캔 아이 레지스츄~(2008) = 이 해 4050세대는 한 편의 영화로 추억에 잠겼다. 바로 스웨덴의 전설적 혼성그룹 아바의 노래가 수도없이 터져나온 '맘마미아'. 딸이 진짜 자기 아버지를 찾아나선 영화 내용은 까먹어도 좋았다. 'Mamma Mia' 'I Have A Dream' 'Money Money Money' 등을 다시 듣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아이 원트 노바디 노바디 밧~츄(2008) = 원더걸스의 국민 히트곡 중에는 'Tell Me'도 있고 'So Hot'도 있지만 이 'Nobody'를 최고로 중독성이 강했던 노래로 꼽는 팬들이 많다. 이 해 하반기 갑자기 60년대 복고풍 반짝이 의상과 헤어스타일에 완연히 성숙해진 모습으로 컴백한 원더걸스. 여기에 요염한 총알춤, 박수춤까지. 5년이 흐른 지금, 선미는 솔로로 변신해 돌아왔고, 소희는 연기자의 길을 걸으려고 하는 원더걸스다.

다들 김장들은 담근겨~ 안 담근겨?..좋아부러~(2009) = 영화 '과속스캔들'의 흥행에 힘입어 차태현 박보영 왕석현이 한꺼번에 CF에 나왔다. 때는 김장철, 차태현이 동네 이장으로 나서더니 이 복고적인 사투리송을 질펀하게 해댄다. 여기에 꼬마 왕석현이 한다리 건들거리며 '좋아부러'를 외치니, 이미 승부는 끝났다. 그리고 예의 강렬한 엔딩. '하이마트로 가요~'. 이쯤은 돼야 진정 상업광고다.

난 너를 사랑해 널 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2009) = 800만 관객이 본 하정우 주연의 스키점프 영화 '국가대표'. 이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인 휴먼 동계 스포츠 영화 막바지, 큼지막한 포물선을 그리면 낙하하는 국가대표선수를 배경으로 흐르던 이 노래 '버터플라이'. 비인기종목 선수들의 설움, 영화의 하이라이트적 긴장감, 이와 딱맞아 떨어진 노랫말이 어울려 눈물 펑펑 쏟은 관객, 진짜 많았다.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 두 손에 담아~드려요~(2010) = 검은색 교복을 입고 등장한 여고생, 70년대풍으로 통기타를 치더니 갑자기 레게머리, 치어걸 복장을 하고는 흥겹게 흔들어댄다. 어쩌면 추억의 음료로만 기억되는 오란씨가 20년만에 부활한 것. 그리고 그 소녀 '오란씨걸' 김지원은 단박에 스타가 됐다.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피곤은 간 때문이야(2011) = 이 해 초부터 방송됐던 모 피로회복제 CF. 차두리가 초록색 망토를 두르고 하늘을 나는 시늉까지 하며 이 노래를 불렀다. 아마, 사람의 장기를 콕 짚어 이처럼 유쾌한 멜로디에 얹은 노래는 이 '간때문이야' 송이 처음일 것이다. 이 노래 열풍에 힘입어 케이윌은 R&B 버전의 '간때문이야'를 트위터에 선보이기도 했다.

아메 아메 아메 아메..아메리카노~좋아 좋아(2011) = 이 말장난 같은 CM송의 위력은 대단했다. 포크듀오 10cm의 '아메리카노'는 원래 한 해 전인 2010년 8월에 나왔지만, 정작 국민송 반열에 오른 것은 이 해 5월 모 캔커피CF를 통해서였다. 그러나 이 노래는 2011년 '19금'이라는 해코치를 당했다. '이쁜 여자와 담배피고 차 마실 때' 부분이 유해약물(담배)을 권장한다는 것. 불과 2년 전 일어난 사단이다.

나는 너의~ 영원한 형제야..나는 나는 나는 나는 너의 기쁨이야(2011) = 추억해보면 2011년은 유난히 불후의 한소절이 많았다. MBC '나는 가수다'를 보던 시청자들이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눈시울을 적셔야 했던 노래, 임재범을 일약 전국구 스타로 만든 그 노래 '여러분'. 윤복희의 1979년 원곡은 이렇게 후배 가수에 의해 불멸의 명곡으로 재탄생했다. 오, 지금도 들리는 임재범의 신들린 보컬의 환청.

써니 원 쏘 트루 알 러 뷰~~(2011) = 2008년 영화 '맘마미아' 열풍을 재현한 강형철 감독의 '써니'. 이 다분히 회고적인 영화의 막판, 유호정 고수희 홍진희 등이 친구 장례식장에서 신나게 불렀다. 바로 1977년 보니엠의 'Sunny'. 나이 든 관객은 'Sunny, yesterday my life was filled with rain' 첫 소절부터 따라불렀더랬다. 이게 추억이고, 이게 사운드의 힘이라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2011) = 예능에선 단연 이 소절이었다. KBS '개그콘서트'의 '감사합니다' 코너에서 송병철 정태호 이상훈이 부른 코믹송.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리듬에 얹힌 '감사합니다'는 2006년 '마빡이 노래'와 함께 '개콘'이 퍼트린 역대급 국민 히트송이라 할 만하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도 오랜만에 추억하려 해서,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아, 처음부터 다 기억나네, 감사합니다'

이젠 버틸 수 없다고 휑한 웃음으로 내 어깨에 기대어..(2012) = 전람회의 '기억이 습작'이 느닷없이 헤드폰에서 울릴 줄은 이제훈도 몰랐고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던 관객도 몰랐다. 이 간만에 들어본 김동률의 묵직한 중저음. 이 헤드폰을 씌워준 미쓰에이의 수지는 순식간에 국민 첫사랑이 됐고, 이 첫사랑앓이에 끙끙댄 관객은 무려 430만명에 달했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울려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2012) = 2012년부터는 사실 현재진행형이다. 불과 작년이다. 그중에서 '슈스케' 우승으로 화려하게 이름을 알린 3인조 밴드 버스커버스커는 이 해 3월 낸 '벚꽃엔딩'으로 전국을 강타했다. 그리고 이 노래는 올해 4월 월간차트에서도 5위(멜론 기준)를 기록하며 시즌송의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빠름 빠름 빠름 엘티이 월프 올레~(2012) = 역시 2012년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버스커버스커였다. 프랑스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빠담 빠담'을 패러디한 이 CM송은 CF속 애니메이션 만큼이나 귀여웠고 유쾌했다. 외국인 멤버 브래드의 어눌한 말투 '다름달로 이월해'에 이은 '이월 이월' 송도 귀에 착 붙었다.

오빤 강남스타일(2012) = 긴 소절 적을 것도 없다. 그냥 '오빤 강남스타일'이면 다 끝난다. 싸이가 2012년 7월 발표한 '강남스타일'은 유튜브를 강타했고 그에게 '월드스타'라는 거창한 별명을 붙여줬다. 하긴 전국 동네방네 유치원생들까지 '강남스타일'을 부르며 말춤을 따라했을 정도였으니. 그리고 세상에, 천하의 마돈나가 무대에서 싸이의 가랑이 밑으로 빠져나올 줄이야. 2013년 4월 나온 후속곡 '젠틀맨'도 셌지만, '강남스타일'에 비하면 그건 아-무-것-도-아-니-었-다.

더워요 땀나요 지쳐요 마시고 힘내요 비타민..참 착하네요(2013) = 유난히 찜통이었던 2013년 여름, 피곤에 지친 듯한 소녀가 수영장에서 이런 노래를 부른다. 사실 노래랄 것도 없다. 그냥 한숨이고 그냥 파이팅이다. '어머나 카페인 없어요'라는 깜찍함까지. 그런데 몇번(사실 수백번은 들었을 것이다!) 듣고 나면 왠지 힘이 나는 비타민음료 CF였다. 이게 다 '국민 첫사랑' 수지 덕분이었다.

따라라라따라라란 따라라라따라라란..(2013) = '개그콘서트'에서 한때 제일 먼저 방송됐던 인기코너 '댄수다'. 김재욱-허민, 이상호-황신영&안소미가 두 커플로 출연하는 이 코너에서, "모니카~?" "왜요? 막시무스~?"를 주고받는 오글커플 김재욱 허민. 이들이 춤을 출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곡이 바로 아르헨티나의 탱고 거장 피아졸라가 1974년 선보인 'Lieber Tango'다. 노래 제목은 혹 모를지라도 이 흥겨운 리듬에 맞춰 이들 커플의 더 오글거리는 손동작을 따라한 시청자들, 제법 많았다.

겟 셋 레디~꼬 점핑 예 점핑 예 에브리바디 점핑(2013) = 단순과 반복, 중독성을 '불후의 한소절'이 되기위한 필수조건이라 한다면, 크레용팝의 '빠빠빠'가 그 대표 샘플이다. 2013년 6월 나온 2년차 걸그룹의 이 싱글은 멤버 2명과 3명이 서로 엇갈리면서 위로 치솟는 소위 '직렬5기통'춤과 맞물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갖은 논란과 시비에도 불구하고, 올 여름 맥주집에서 카페에서 길거리에서는 어김없이 이 노래 첫마디가 흘러나왔다. '다같이 원..빠빠빠빠 빠빠빠빠 날따라 투..빠빠빠빠 빠빠빠빠'.

김관명 기자 minji200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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