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영화계 결산, 스코어가 드라마였다

[김관명칼럼]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3.12.3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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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2월30일(월), 12월31일(화), 2013년이 단 이틀 남았다. 이틀 모두 공휴일이 아니라서 더이상 변수는 없다. 사상 처음으로 관객 2억명을 돌파한 올 해, 한국영화와 외국영화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빚어낸 스코어(관객수)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올해는 갖가지 기록을 경신한 영화들이 유난히 많았다. 조금은 세밀하게 들여다봤다(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개봉일 오프닝 1위 = 6월5일(수) 개봉한 김수현 주연의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한국영화 오프닝 1위 기록을 세웠다. 개봉 당일 49만8284명이 봤다. 이전 기록은 2012년 7월25일(수) 개봉한 '도둑들'이 세운 43만6596명. 외화를 포함한 전체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은 2011년 6월29일(수) 개봉해 54만명을 동원한 '트랜스포머3'가 갖고 있다. 2006년 7월27일(목) 개봉한 '괴물'은 전야개봉(수)까지 포함해서 59만명이었다.


평일 최다관객 1위 =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7월31일 수 개봉)가 세웠다. 7월5일이 금요일었는데도 무려 62만명이 봤다. 역대 하루 최다 관객은 '트랜스포머3'가 세운 95만명이지만, 이 기록은 주말인 토요일(7월2일) 이뤄졌다. 한국영화 중에서는 91만명의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하루 최다 관객 기록을 갖고 있지만 이 역시 6월6일 현충일에 나왔다.

개봉 첫주 스코어 1위 = 이 기록 역시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세웠다. 이 영화는 수요일 개봉해 개봉 첫주 실제 상영일이 총 5일이었는데 역대 최고인 349만명 기록을 세웠다. '트랜스포머3'의 335만명(5일간)을 2년만에 밀어낸 결과였다. 3위는 '설국열차'(5일간)로 329만명이 개봉 첫 주에 봤다. 개봉 첫 주에 전국관객 300만명을 돌파한 영화가, 그것도 한국영화가 2편이나 나온 해가 바로 2013년이었다.

개봉 첫주 200만명 이상 돌파 영화 5편 = 개봉 첫 주에 전국관객 200만명 이상이 극장을 찾은 영화도 올해 5편이나 나왔다. '은밀하게 위대하게'(349만명), '설국열차'(329만명)에 이어 '아이언맨3'(262만명. 4월25일 개봉), '관상'(259만명. 9월11일 개봉), '베를린'(225만명. 1월30일 개봉) 순. 지금까지 개봉 첫주에 200만명을 넘은 영화는 총 12편인데 이중 5편이 2013년에 나온 것이다.


개봉 첫주 100만명 이상 돌파 영화 10편 = 앞의 5편에다 다음 영화 5편을 보태면 된다. '감시자들'(178만명. 7월3일 개봉), '변호인'(175만명. 12월19일 개봉), '7번방의 선물'(173만명. 1월23일 개봉), '월드워Z'(154만명. 6월20일 개봉), '신세계'(103만명. 2월21일 개봉).

역대 4번째 1200만 영화 등장 = 류승룡 박신혜 갈소원 오달수 등이 출연한 '7번방의 선물'이 그 주인공. 1월23일 개봉한 이 영화는 최종 스코어 1281만명으로 역대 흥행 4위를 기록했다. '아바타'(1335만명. 2009년 12월17일 개봉), '도둑들'(1302만명. 2012년 7월25일 개봉), '괴물'(1301만명. 2006년 7월27일 개봉)에 이은 대기록이었다.

900만 영화 3편 = 국내 영화계에는 이상하게 최종스코어가 '900만명대'로 끝난 작품이 단 한 번도 없었다. 800만대에 그치거나 1000만대를 넘어서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그런데 올해에는 이런 '900만대' 영화가 3편이나 나왔다. '설국열차'(934만명. 7월31일 개봉), '관상'(913만명. 9월11일 개봉), '아이언맨3'(900만명. 4월25일 개봉). 천만영화가 되기에는 뒷심이 부족했을 수도 있다.

역대 흥행 톱10에 2편 진입 = '7번방의 선물'이 1281만명으로 역대 4위, '설국열차'가 934만명으로 역대 10위에 올랐다. '관상'은 913만명으로 11위, '아이언맨3'는 900만명으로 12위를 달리고 있다.

개봉 둘째주의 기적 = 입소문 덕을 본다는, 흔히 말해 개봉 2주차의 기적을 이룬 영화가 올해는 유난히 많았다. 일단 올해 주요 흥행영화들의 개봉 둘째주(일요일 마감 기준) 스코어는 이렇다. '관상' 687만명, '설국열차' 644만명, '은밀하게 위대하게' 526만명, '변호인' 489만명, '7번방의 선물' 419만명. 5편이 400만명 이상을 동원했다. 이를 2012년 이전 개봉 영화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실감이 난다. '도둑들'(688만명. 2012년 7월25일 개봉), '괴물'(672만명. 2006년 7월27일 개봉), '트랜스포머3'(591만명. 2011년 6월29일 개봉), '아바타'(421만명. 2009년 12월17일 개봉), '광해, 왕이 된 남자'(322만명. 2012년 9월13일 개봉) 등.

공휴일과 연휴의 최대 수혜자 = 이것이 바로 개봉일 선정 등 배급의 묘다. 지난해에는 9월13일 목요일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최대 수혜자였다. 개봉 3주차 목요일 평일 관객이 15만명에 그쳤던 이 영화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다시 바람이 불어 9월29일(금) 29만명, 추석연휴 첫날인 9월30일(토) 46만명에 이어 추석 당일인 9월31일(일) 62만명,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10월1일(월) 74만명, 징검다리 휴일인 10월2일(화) 67만명, 개천절인 10월3일(수) 56만명이 관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리고는 다시 평일인 10월4일(목)에는 다시 15만명으로 정확히 돌아왔다. 그러면 올해에는? 지금까지는 단연 '관상'이다. 9월11일 수요일 개봉한 '관상'은 특히 최종스코어를 좌지우지할 개봉 2주차에 황금의 추석연휴 3일(수,목,금)과 주말(토,일)이 맞붙어 있어 더욱 위력이 셌다. 9월16일(월) 24만명, 9월17일(화) 38만명, 추석연휴 첫날(9월18일) 61만명, 추석당일(9월19일) 80만명, 추석연휴 마지막날(9월20일) 89만명, 9월21일(토) 79만명, 9월22일(일) 52만명. 여기에 보너스로 개봉 4주차 때는 개천절(10월3일. 13만명), 개봉 5주차 때는 올해 다시 공휴일로 복귀한 한글날(10월9일. 7만명)까지. 이쯤 되면 복은 타고 났다. 이제 남은 변수는 지난 19일 개봉한 송강호 주연의 '변호인'인데 이미 성탄특수(24일 44만명, 25일 64만명)를 누렸고, 1월1일(수) 신정 특수와 1월30일~2월2일 설날연휴 특수까지 남았다.

600만 돌파 속도 = 사실, 올해는 스코어가 높아 착시현상이 생겼기 때문이지 100만, 200만 영화도 관객이 많이 든 영화다. 올해 전국관객 600만명 이상을 동원한 주요 흥행영화 6편의 600만 돌파 속도를 비교해봤다. 물론 빠른 속도 순이다(괄호안은 돌파 당시 관객수). '관상' 11일째(634만명), '설국열차' 12일째(644만명), '아이언맨3' 12일째(604만명), '7번방의 선물' 19일째(628만명), '은밀하게 위대하게' 19일째(600만명), '베를린' 20일째(607만명). 참고로 역대 흥행 1위인 '아바타'(1335만명)는 17일째, 2위인 '도둑들'(1302만명)은 11일째, 3위인 '괴물'(1301만명)은 10일째에 전국관객 600만명을 돌파했었다.

500만 영화가 쉽게 보여? = 올해 50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30일 현재 '변호인'을 포함해 모두 9편(2013년 개봉일 기준) 나왔다. 이것 역시 대기록이다. '7번방의 선물'이 1281만명, '설국열차'가 934만명, '관상'이 913만명, '베를린'이 716만명,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695만명, '숨바꼭질'이 560만명, '더 테러 라이브'가 557만명, '감시자들'이 550만명, '변호인'이 29일까지 489만명. 지난해 12월25일 개봉해 어쩔 수 없이 '2012년 영화'가 된 '타워'는 518만명이 봤다.

김관명 기자 minji200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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