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사망女 유족 "SBS, 과일바구니 하나들고와"(인터뷰)

서귀포(제주)=문완식 기자 / 입력 : 2014.03.0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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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SBS '짝' 촬영중 숨진 전모씨의 어머니 이모씨가 9일 오전 전씨가 안치된 서귀포의료원 장례식장 안치실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사진=문완식 기자
"내 딸하고 가장 가까운 곳이 어딘가요."

SBS '짝' 촬영 중 사망한 전모(29)씨의 어머니가 사고 후 처음으로 딸을 찾았다. 전씨의 어머니 이모씨는 9일 오전 9시 40분께 제주 서귀포의료원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환자복 차림에 링거를 꽂은 이씨는 장례식장에 들어서서 두리번거리다 "전OO씨 어머니냐"는 기자의 물음에 "딸을 보러왔다. 남편이 가슴 아프다고 가지 말라고 했는데, 딸을 보고 싶어서 왔다. 어디로 가면 딸을 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씨는 "병원에 입원해 있다 이제야 왔다"라며 "딸과 같은 공기 아래서는 있기 힘들어 인근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말했다.

직원이 병원 본관에 나가 있어, 기자의 안내를 받아 안치실 문 앞까지 도착한 어머니는 이내 무릎을 꿇고 오열하며 기도했다. 어머니는 "주님 저는 어떻게 합니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갑니까"라고 통탄했다.


이어 딸에게 "못 데려가서 미안하다. 빨리 너를 못 데려가서 미안하다"고 울먹였다. 약 20여 분간 오열하며 기도한 이씨는 힘들어하며 안치실이 있는 장례식장 지하 1층에서 올라왔다.

이씨는 여전히 눈물을 흘리며 "SBS에서 아무런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어제(8일) 담당 국장과 전체PD(CP)라는 분이 과일바구니 하나를 들고 우리가 입원한 병원에 찾아왔다"라며 "이마저도 우리가 찾아오라고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국장과 전체PD가 '유가족의 아픔을 잘 안다. 장례절차를 돕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씨와 이씨의 남편은 현재 전씨의 시신이 안치된 장례식장 인근 병원에 모두 입원해 있는 상태. 이씨는 "남편은 이번 일 때문에 스트레스로 입이 돌아가려고 하고 어제(8일)도 링거를 꽂은 팔에서 피가 역류하기도 했다"고 현재 상황을 털어놨다.

이씨는 "우리 딸은 우리 가족생활에 있어 비중을 크게 차지했던 아이"라며 "부모 걱정 안 시키고 바르게 자란 딸이었다. 대학도 근로 장학생으로 마쳤고, 시집가기 전에 해외 15개 나라 가보겠다고 7개국까지 혼자 벌어서 다녀온 아이다. 회사 생활도 아무런 문제없이 좋은 평가를 받고 다녔다. 그런데 그런 우리 큰딸이 이렇게 됐다"고 또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이씨는 전씨의 장례일정과 관련 "우리가 경황이 없고, 몸도 아파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했다.

문완식 기자 munwansi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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