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은 "김희애와 갈등에 '밀회' 메시지 담겼다"(인터뷰①)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4.03.2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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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은 /사진=임성균 기자


"최고의 드라마를 만난 것 같아요. 제게 행운이 왔네요."

지난 27일 오후 서울 양재동 근처 카페에서 배우 김혜은(41)을 만났다. JTBC 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 제작 드라마하우스) 촬영에 집중하느라 지친 기색은 별로 찾아보기 어려웠다. 촬영 일정이 아직 빡빡하지 않기도 했지만, 뜨거운 관심 속에 방송되고 있는 '밀회'가 연일 호평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한 뿌듯함과 배우로서 활동에 대한 만족감은 인터뷰 내내 느껴졌다.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MBC 간판 기상캐스터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우연히 인연을 맺은 배우 활동은 김혜은에게 운명과도 다름없었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며 순항하고 있다.

김혜은은 특히 '밀회'에서 어린 시절 상처를 씻어내지 못한 채 삐뚤어진 행동을 하지만 속으로는 진실한 사랑에 목말라 하는 서한재단 회장의 딸 서영우라는 인물을 만난 것에 대해 "정말 많은 공감을 하며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녀와 함께 '밀회'와 서영우, 그리고 성우, 기상캐스터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혜은이 '밀회'에서 연기하는 서영우는 부모님으로부터 보이지 않는 상처를 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외양만 유지한 채 사치와 쾌락에 탐닉하며 사는 인물이다. 예고 동창인 오혜원(김희애 분)에게는 하녀 대하듯 뻔뻔하게 굴고, 새 엄마나 다름없는 재단 이사장 한성숙(심혜진 분) 역시 곱게 바라볼 이유가 없었다. 그랬기에 서영우가 하는 행동들은 하나같이 거침없고, 삐딱했다.


김혜은은 "가진 자의 딸로서 엇나가는 행동을 하는 모습이 대중에게는 당연히 눈에 띌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밉상 캐릭터라고 하기엔 아픔을 많이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속마음에 담고 있는 불만을 직접 표현하는 데 익숙해있는 거죠.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지 못한 채 살아왔기 때문에 그 과거가 서영우에게는 굴레와도 같은 존재가 되는 거예요. 서영우는 자존감이 없는 인물이죠. 그래서 가엾고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가끔은 오히려 지금의 모습이 서영우만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고도 생각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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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은 /사진=임성균 기자


김혜은은 서영우의 아픔을 공감하는 또 다른 이유로 비행 청소년과의 만남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10년부터 한국 청소년 쉼터협의회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에요. 아픈 사연을 가진 청소년들을 직접 만나 상담도 하고 있죠. 청소년들과 나눴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서영우의 어린 시절과도 사뭇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더욱 공감이 가는 것 같아요. 그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분노를 저는 알고 있거든요. 심한 경우 순간 욱하면 살인 충동도 가질 만큼 상상할 수 없는 아픔을 가진 이들도 있어요. 이런 아픔을 가진 청소년들의 대부분이 부모의 문제 때문에 삐뚤어지기 시작했어요."

김혜은은 "나중에 서영우가 지금까지 행했던 자신의 일탈이 다 부질없다는 것을 꼭 깨닫고 진실한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혜은은 '밀회'에서의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부분도 말했다. 자연스럽게 심혜진과 '변기 다툼' 신을 떠올렸다.

"너무 목에 힘을 줘서 그런지 아직도 뒷목이 아파요. 정말 리얼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심)혜진 언니에게 제대로 해보자고 했고 언니도 '걱정하지 말라'고 흔쾌히 답해주더군요.(웃음) 그 장면은 서영우의 대사처럼 '역하다'는 감정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었던 장면이었어요."

그는 향후 오혜원과 갈등 심화에 대해서도 말을 이었다.

"서영우가 오혜원에게 '너도 마찬가지다. 어린 남자나 만나고 다니는 너도 나랑 다를 바 없다'고 소리치는 모습은 어찌 보면 '밀회'가 전달하는 또 다른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해요."

- 인터뷰②에서 계속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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