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봉주 대표팀 비디오분석관이 첼시전 켜놓은 이유는?

파주=김우종 기자 / 입력 : 2014.05.0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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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봉주 비디오 분석관이 취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일은 6월 13일. 지구촌의 축제가 이제 37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대표팀도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에 돌입했다. 우선, 오는 8일에는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할 23인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다.

이보다 하루 앞선 7일 오전 파주 NFC(축구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지원 스태프 특집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한국 대표팀에는 상대 팀의 전력 분석을 돕는 '매의 눈'을 가진 전문가가 있다. 바로 채봉주(34) 비디오 분석관이다.


채 분석관은 2011년 대한축구협회에 입사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이 입사 후 그의 첫 월드컵 무대다. 그는 요즘 누구보다 바쁘다. 잠은 3시간밖에 못 잔다고 했다. 대표팀이 소집되면 보통, 새벽 3~4시에 잠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로보다 설렘이 앞선다. 그는 "긴장이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동안 해 왔던 일들이다. 더 발전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브라질 월드컵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채 분석관은 상대 팀의 플레이 영상을 직접 촬영한다. 이어 코칭스태프나 전력분석관이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영상을 편집한다. 채 분석관은 "90분 경기에서 인 플레이 상황을 편집하면 45~50분 분량의 영상이 나온다"며 "세트피스나 중요 상황들을 따로 편집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한 팀의 좌측 코너킥 상황만 편집하는 경우도 있다"고 업무에 대해 설명했다.

채 분석관은 방송 중계와 비디오 분석의 다른 점에 대해 "우선, 22명이 다 나오게 촬영한다. 공이 (다른 곳에) 있을 때 우리 수비수와 골키퍼 등의 위치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카메라도 기본적으로 3대 정도 갖고 다닌다. 센터 라인은 물론, 측면에서 골키퍼를 찍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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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봉주 비디오 분석관의 책상에는 3대의 모니터와 1대의 노트북 등이 놓여 있다. 빨강 네모 안은 첼시-에버튼전 하이라이트 장면. /사진=김우종 기자





그의 비디오분석실에 들어가자마자 책상 하나가 보였다. 책상 위에는 3대의 모니터와 PC, 그리고 1대의 노트북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가 보고 있었던 경기는 다름 아닌 첼시-에버튼전이었다. 채 분석관은 "우리와 맞대결을 펼칠 벨기에 대표팀의 에당 아자르(23,첼시)를 분석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채 분석관은 "선수들이 자기 전에 많은 영상을 요청한다. 그 중 손흥민(22,레버쿠젠)이 주로 영상을 많이 보여 달라고 한다. 이근호도 마찬가지다"라면서 "손흥민은 경기 전체, 또 본인이 볼에 관여했거나, 해서는 안 될 행동들을 한 것을 보고 싶어 한다. 아울러 골 영상은 누구나 다 갖고 싶어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우리와 같은 조의 팀 영상은 이미 지난해 2월부터 다 확보를 해놓았다. 각각 10~11경기 정도 된다"고 밝혔다. 이때 '상대 팀의 플레이를 누구보다 많이 봤을 텐데 어떤 팀이 가장 약하냐'는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채 분석관은 "제가 우리 팀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는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정중하게 선을 그었다.

채 분석관은 대학생 시절 우연찮은 기회에 세미나를 통해 비디오 분석 기회를 접했다. 이어 인생을 걸어보겠다는 의지와 함께 직업으로 삼게 됐다고 말했다. 그럼 그가 가장 이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일까.

"제 직업이 많이 노출되는 직종은 아닙니다. 하지만 간혹 선수들이 '형이 보여준 비디오가 큰 참고가 됐어', '이번에 준비된 영상들은 좋았어'라고 말할 때 특히 보람을 느낍니다" - 채봉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비디오 분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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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봉주 분석관.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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