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가족대책위, 첫 재판 참관.. "고문당하는 느낌이었다"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4.06.1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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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법정에서 이준석(69) 선장 등 세월호 15명 승무원에 대한 재판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세월호 가족대책위 측이 세월호 첫 재판을 참관한 뒤 마치 고문을 당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첫 재판이 지난 10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법정에서 약 4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날 선장 등 4명에 대한 살인죄 인정 여부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쏠렸으나, 선원들의 국선 변호인은 주요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전명선 부위원장은 11일 오전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선장 측이 언론에 보도된 사실마저 부인하는 것을 보고 고문을 당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전 부위원장은 "처음에 피고인들이 입장하기 전만 해도 저희 부모들의 한을 풀어줄 법정에서 원활한 재판을 위해서 조용히 참아낼 수 있으리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수많은 우리 애들과 일반인을 죽게 만들고도 너무도 잘 지내고 있는 피고인들의 얼굴을 봤을 때는 분노가 올라서 참을 수가 없었다"며 "피고인들이 국선변호인을 통해서 범죄사실을 부인하고 온갖 변명을 늘어놓았을 때는 정말 참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전 부위원장은 "가족대책위 위원장이 피해자 대표 모두 진술을 통해서 제발 진실을 말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이미 언론에 보도된 사실마저 부인했다"며 "구조 상황이 진행되고 승무원들이 먼저 탈출하고 있던 동영상, 구조 활동을 하나도 선원들이 진행하지 않고 제일 먼저 구조된, 그런 동영상이 이미 국민들에게 언론을 통해서 전부 다 나왔던 것 아닌가. 그런데 그런 것마저도 부인하고 해경이 나와서도 그런 구조 활동을 했다라고 하는 부분들은 정말 듣고 있기 힘들었다"고 분노했다.

전 부위원장은 이어 "태연한 얼굴들을 보고 저희 부모들 중에서는 그 자리를 참지 못하고, 견디지 못하고 법정 밖으로 나가서 엉엉 우는 경우도 있었다. 그 상황이 저희에게는 마치 하나의 고문을 당하는 느낌이었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전 부위원장은 선장, 선원들과 면담을 하고 싶었는데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면서 "(선장과 선원들에) 부탁을 드리고 싶다. 이제라도 정확하게 진짜 진실을 이야기해 줄 걸 부탁드리고 싶다.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다고 하면 이제는 아이들한테 머리 숙여서 사과라도, 진짜 눈물을 흘리면서 사과해 줄 수 있는 진심 어린…"이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끝으로 전 부위원장은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기관보고 일정에 대해 "예비 조사와 현장 조사, 피해자 진술 청취 등 철저한 준비를 하고 난 후에 기관보고 등을 받아야만 정확하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진상을 규명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이 든다. 지금 이런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기관보고를 먼저 받으면 진상규명은 별다른 내용도 없이 끝나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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