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최진실, 안녕 '나의사랑 나의신부'

[록기자의 사심집합소]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4.10.01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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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0)의 박중훈과 최진실 / 사진=스틸컷


오는 2일은 고 최진실의 6주기다. 벌써 6년이 흘렀다.

하지만 그녀를 떠올리면 잠시 침묵하게 된다. 가끔은 목이 메어 온다. 사랑스러운 미소로 보는 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던 고인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향년 40세. 그 사실만으로도 안타까운데 도무지 거기서 생각이 그치질 않는 탓이다. 그녀가 떠나고 너무 많은 비극이 있었다. 그녀의 사후 벌어진 유골 도난 사건, 그녀를 따라 가 버린 동생 고 최진영과 전남편 고 조성민, 그리고 또 그리고…. 엄청난 비극은 가끔 곁에서 지켜던 이들에게도 상흔을 남긴다. 최진실이 그랬다. 얼마 전엔 "진실이 언니가 보고 싶다"며 "갚을 게 너무 많다"는 홍진경의 '힐링캠프'를 보다 또 울컥했다. 최진실은 그런 이름이었다.


며칠 전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시사회를 했다. 24년 전 이명세 감독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의 리메이크다. 조정석 신민아가 주연을 맡은 새 영화는 1990년의 그 영화처럼 보통 남자 영민과 보통 여자 미영의 알콩달콩한 신혼 이야기, 갈등과 이해의 이야기를 경쾌하고도 사랑스럽게 그렸다. 영화를 본 김에 어렵사리 구한 옛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다시 봤다. 옛 삼호필림의 영상은 며칠 전 본 새 영화처럼 매끈하지도 않고 화질도 좋지 않았지만 단단히 시선을 붙들었다. 거기에 그녀가 있었다. 최진실.

1989년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며 까르르 웃는 CF 한 편으로 스타덤에 오른 최진실을 1990년의 청춘스타로 만든 작품이 바로 '나의 사랑 나의 신부'였다. 이명세 감독은 영화를 정말 제목처럼 만들었다. 한껏 힘준 앞머리에 미녀 스타가 추녀 연기를 할 때나 쓸 법한 동그란 왕방울 안경을 꿋꿋이 쓰고 등장하는 최진실은 극강의 깜찍함을 뽐낸다.

콘돔 사러 나간 박중훈이 한참을 헤맨 탓에 혼자 남겨져 첫날밤부터 펑펑 울던 최진실, 어이없는 첫날밤. 도시락 흰 쌀밥에 완두콩으로 새긴 '아이 러브 유', 문제의 자장면 신, 새끼손가락으로 콕 찍어 막걸리를 맛보고, 켁켁 대며 솔담배를 피워 문 깜찍한 일탈까지. 뭐 하나 눈에 안 담아둘 수가 없는 장면들과 명랑한 음성. 귀여움 하나로 세상을 사로잡은 그녀의 위력을 오랜만에 실감했다. 오랜만에 그녀 덕에 웃었다. 그녀가 평범한 행복을 깨닫게 하는 귀여움의 대명사이자 사랑스러움의 아이콘임을 다시 깨달으면서.


그녀가 남긴 작품들이, 정 많고 의리 있던 그녀의 자취들이 남아 그녀를 추억하게 하는 6주기. 24년 만의 리메이크는 고 최진실을 향한 헌사이기도 할 거라고 마음대로 생각해본다. 다시,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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