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관 위원장 "20회 BIFF, 변화 없는 변화 목표"(인터뷰)②

[BIFF 결산]

부산=안이슬 기자 / 입력 : 2014.10.11 07:00 / 조회 :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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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사진=이기범 기자


부산국제영화제가 열아홉 번째 축제를 마감한다. 규모를 키우는 것에서 벗어나 점점 내실을 다져가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을 앞두고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27만 여석의 좌석 중 지난 10일까지 23만 여석의 티켓이 판매됐다. 안전사고와 영사사고 등 돌발 상황도 전년대비 대폭 줄었다.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불편사항이 대폭 줄어들어 영화제를 즐길 수 있었던 해였다.

"저희의 목표치에 상당히 가까이 갔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콘셉트를 나름대로 평화, 화해로 정했는데 그런 부분이 행사와 영화에 녹아들어갔다는 느낌이에요.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정과 안전인데, 일단 안전사고가 없었다는 점과 영사사고가 적었던 해라는 것이 고무적입니다. 몇 년 동안은 강력한 리더십도 중요했지만 이제는 조직의 자율적인 운영이 필요한데 올해는 상당히 달성된 것 같아요. 이제는 조정자 역할로 한 걸음 물러나서 외형을 새로 정리하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초반 '다이빙벨' 상영과 관련한 논란이 있었지만 모두의 우려보다 영화제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날씨까지 도운 듯 태풍과 비도 부산을 절묘하게 피해갔다. 이용관 위원장은 '다이빙벨' 논란이 오히려 영화제의 위기대응능력을 보여준 사례라고 밝혔다. '다이빙벨' 논란에 대한 위원장의 발언이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용관 위원장은 "자신의 실수"라며 "책임자로서 적절치 못했다"고 자책했다.

"오히려 '다이빙벨' 때문에 더 잘된 것일 수도 있죠. 제가 19년 동안 영화제를 하면서 배운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신뢰입니다. 상호 신뢰를 가지는 것이 가장 큰 자산이니까요. 올해 그 신뢰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 같아요. 저는 저의 일을 하고, 각자 자신의 일을 해주면서 잘 되어 갔잖아요? 작년에 태풍을 겪으면서 위기 대응능력이 굉장히 좋아졌다는 걸 확인해서 기분이 좋았는데, 올해도 대응이 잘 된 것 같아요."

올해 프로그램 중 특히 호평을 받았던 것은 바로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이었다. 허안화 감독의 '황금시대', 임권택 감독의 '화장', 장예모 감독의 '5일의 마중',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대통령' 등 전체 작품 수는 줄었지만 전체적인 작품의 퀄리티가 좋았다는 평이다.

"뭐든지 해 보면 시행착오가 있죠.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은 생각보다 자리를 잡는데 오래 걸렸습니다. 헤매는 기간이 길었어요. 올해는 프로그래머들의 호흡이 맞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프로그래머들의 결속이 더 단단해지고 대화가 많아졌어요. 그 변화가 갈라 프레젠테이션에서 가장 잘 나타났던 것이죠."

부산영화제와 함께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아시안필름마켓도 진행됐다. 올해는 마켓 활성화를 위해 매니지먼트사가 참여하고, 천만제작자 포럼 등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섹션이 추가됐다. 많은 부분에서 성과가 있었지만 마켓에 많은 투자를 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마켓은 내년이면 확실하게 자리 잡을 것"이라며 "여전히 문제는 예산이다. 베이징영화제의 경우 마켓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이 성장의 기회인데 국고를 줄이는 상황이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밝혔다.

"전체 예산 중 마켓이 투입되는 예산이 1/10도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성과를 낸다는 자체가 놀라운 것이죠. 시간, 공간, 인력, 재정이 뒷받침 되어야하는데 재정만 안정이 된다면 될 것 같아요. 아직은 역부족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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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사진=이기범 기자


올해 영화제는 월석아트홀이 새로 개관하며 영화의 전당 중심으로 행사들이 더욱 집약됐다. 남포동의 행사는 전년대비 축소됐지만 영화제의 효율적인 운영 면에서는 성공적이었다는 평이다.

"지난 2011년 처음 영화의 전당으로 옮겨오면서 이 거대한 시설을 소화할 수 있을까 당황스러웠는데 이제는 예산을 아끼면서 영화제를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올해는 가장 절약을 하고도 가장 풍요로운 것을 보여줄 수 있었던 멋진 한 해였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 건물이 들어서면 이제 인프라는 거의 완성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용관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재차 재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부산영화제가 관으로부터 받는 재정 지원은 15억 원 수준. 몇 년 전부터 제자리인 상황이다.

"아무래도 국가에서는 더 국위선양해주길 바라죠.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격려해주고 도와주려 하지만 재정적인 뒷받침이 되지 않는 한 실제로 기대에 부합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이 때론 답답하기도 해요. 저희는 그 정도로 인력을 보강할 재정적 여건이 되지 않으니까요."

20주년을 한 해 앞두고 진행된 올해 부산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올해 발견한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더욱 튼튼해진 20회 부산영화제를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변화를 주지 않는 변화'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변화를 안 주는 변화를 추구하고 싶습니다. 20주년이라는 건 영화제가 진짜 성숙해지는, 정리의 시간이에요. 부족했던 것을 채워주고 이제는 100년을 바라볼 수 있겠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사람들에게 더 큰 신뢰감을 주는 것이 20주년의 목표입니다. 하나 시도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부산영화제를 소개하고, 어떻게 시작됐고, 왜 하고 있는지 온전하게 담아내는 책자를 만들어서 많은 분들에게 선물하고 싶습니다. 그로 인해서 부산영화제가 이런 것이라는 신뢰감독 주고, 100년은 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드리고 싶어요."

"또 다른 목표가 있다면 우리 영화제가 관객의 영화제, 시민의 영화제, 영화인의 영화제라는 걸 보여주는 것입니다. 5년 뒤, 10년 뒤에 새로운 것을 보여줘도 늦지 않아요. 그 길을 계속 가는 든든한 모습을 스무살이 되는 해에 보여줘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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