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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발 원조 멤버인 김은중(왼쪽 두 번째)과 이동국(오른쪽). /사진=OSEN |
어느덧 K리그 대표 소모임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모임을 시작한 지 약 15년이 흘렀지만 그들의 우정에는 변함이 없다. '이 시대의 마지막 발악'의 줄임말인 '이마발'의 이야기다.
이마발 멤버들이 5일 천안에서 다시 뭉친다. 1999년 이후 15년째 이어온 모임이다. 매 시즌 종료 후 열리는 연례행사다. 소속원 모두 이날만큼은 시간을 비운다. 그만큼 그들에게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시작은 조촐했다. 1998 아시아청소년대회와 1999 세계청소년대회 등에 함께 참가했던 이동국과 박동혁, 김은중, 서관수, 故 정용훈 등 총 5명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만든 모임이다. 이후 세력(?)을 확장하며 이윤섭, 현영민, 배성재 등이 합류했다. 대부분 79년생 동갑내기들이다. 여기에 76년생 김상식과 72년생 가수 이현도(전 듀스) 등 다수 명예회원들도 이마발 모임에 참가하고 있다.
모임 초기 이들은 1년에 한번 씩 만나 식사나 술자리를 가지며 우정을 쌓았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며 모임의 성격도 바뀌었다. 어느덧 축구계에서도 베테랑급으로 자리 잡은 이들은 몇 년 전부터 매년 각 소속 원들의 모교를 찾아 어린 학생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다. 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매년 학생들을 후원하며 축구 꿈나무 육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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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 이마발 멤버들의 모습. /사진=전 대전 축구선수 배성재 미니홈피 캡처 |
약 9년 전 모임에 가입한 현영민에게도 이마발은 특별하다. 매번 이마발에 대한 질문을 할 때마다 설레는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이마발을 언급하는 그의 목소리와 표정에는 늘 진심이 묻어난다.
현영민은 2일 스타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올해는 천안에서 아이들을 위한 축구클리닉을 진행한다. 학교 측에서 원하는 것들을 후원할 예정이다. 부상 회복 중인 이동국도 경기에 뛰지는 못하지만 참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영민은 향후 이마발이 가족모임으로까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는 '아저씨(?)'들만 모인다. 아직 총각인 멤버들을 위한 일종의 배려다. 많은 멤버들이 가족들을 데려오면 미혼인 멤버들이 소외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마발 멤버들은 꾸준히 회비도 모으고 있다. 현영민은 "좋은 축구환경을 만들고 싶다.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축구 쪽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쓸 계획이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비록 멤버 다수가 현역에서 물러나있지만 여전히 축구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고 있다. 자신들이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꿈나무들에게 물려주고 있다. 몇몇은 초중고에서 지도자로 생활하며 한국 축구의 미래들을 육성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쌓은 학생들 중에서 또 다른 한국 축구의 스타가 탄생할 수도 있다. 이마발 모임의 존재 이유이자 가장 큰 보람이기도 하다. 오늘도 누군가는 이들의 따듯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