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털보' 윌슨 지명할당.. 950만 달러 손해 감수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4.12.1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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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에서 지명할당 처리된 브라이언 윌슨. /AFPBBNews=뉴스1







LA 다저스가 2014년 최악의 모습을 보인 불펜투수 브라이언 윌슨(32)을 지명할당 처리했다. 950만 달러(약 103억원)의 손해도 감수한다는 과감한 행보다.


다저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FA 선발투수 브랜든 맥카시(31)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이미 알려진 대로 4년간 4800만 달러(약 520억원)이다. 동시에 다저스는 맥카시의 40인 로스터 자리를 만들기 위해 투수 1명을 지명할당 처리했다. 바로 윌슨이다.

윌슨은 지난 2013년 7월 31일 다저스에 입단했다. 당시 연봉 100만 달러(약 10억 8000만원)에 별도 옵션이 붙는 계약이었다. 윌슨은 다저스 입단 후 18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0.66이라는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고, 2013년 말 다저스는 윌슨에게 1년 1000만 달러에 2016년 다시 950만 달러짜리 옵션이 더해진 1+1 계약을 안겼다.

연봉이 10배가 뛰었지만, 윌슨의 성적은 그렇지 못했다. 2014년 윌슨은 61경기에서 2승 4패, 평균자책점 4.66이라는 초라한 성적만을 남기고 말았다. 선발투수가 잘 막고 내려가도 윌슨이 승리를 날리는 장면이 잦았고, 막더라도 조마조마한 순간이 많았다. 이처럼 마무리 켄리 젠슨(27)까지 이어지는 불펜진이 흔들리면서 다저스에게 8회는 악몽이 되고 말았다.


이후 윌슨은 2015년 950만 달러짜리 선수 옵션을 실행하면서 팀에 남았다. 당연한 선택이었다. 2014년 부진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보장된 1년'을 버릴 이유가 없었다. 더불어 2015년 부활한다면 다시 한 번 고액 연봉을 챙길 가능성도 생긴다. 자연스럽게 다저스는 값비싼 윌슨을 그대로 안고 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임 파르한 자이디 단장의 생각은 달랐다. 돈보다는 선수단 구성의 효율성을 더 중요하게 판단했다. 자이디 단장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윌슨은 우리 팀의 최고의 불펜투수 7명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다"라며 지명할당 이유를 설명했다.

즉, 실력이 부족해 방출했다는 것이다. 950만 달러라는 돈은 어차피 지불해야 하지만, 안고 있으면서 제대로 쓰지도 못할 자원이라면 돈과 상관없이 내보낸다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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