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제라드의 마지막 FA컵, 'AGAIN 2006' 도전

전상준 기자 / 입력 : 2015.01.0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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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의 로저스 감독(왼쪽)과 주장 제라드. /AFPBBNews=뉴스1





"내 마지막 FA컵, 모든 걸 쏟아 붓겠다"


리버풀이 6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4시 55분 영국 체리 레드 레코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윔블던(4부리그)과의 '14/15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4라운드에 진출했다.

스티븐 제라드의 활약이 컸다. 이날 제라드는 선제골과 결승골을 뽑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첫 골은 전반 11분 만에 나왔다. 문전 쇄도하던 제라드는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온 만키요의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1-1 동점 상황이던 후반 17분에는 절묘한 오른발 프리킥으로 득점을 추가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제라드로서는 더욱 뜻 깊은 득점과 승리다. 제라드는 올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을 떠난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갤럭시 이적이 유력하다. 제라드에게는 이번이 마지막 FA컵인 셈이다.


경기 후 제라드는 영국 공영방송인 BBC와의 인터뷰에서 "항상 FA컵을 즐겼다. 이 대회를 사랑했고 FA컵을 통해 성장했다"면서 "내 마지막 FA컵이다. 모든 걸 쏟아 붓고 싶다"며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로저스 감독과의 인연도 올 시즌이 마지막이다. 그동안 제라드와 로저스 감독은 서로를 치켜세우며 존경심을 표해왔다. 윔블던전 직후에도 로저스 감독은 "제라드는 여전히 월드클래스의 선수다. 오늘 그가 넣은 2골은 모두 환상적이었다"며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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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의 심장 스티븐 제라드. /AFPBBNews=뉴스1





제라드는 올 시즌 위기에 몰린 로저스 감독과 리버풀에 FA컵 우승이라는 마지막 선물을 안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리버풀이 마지막으로 FA컵 우승을 차지한 지난 2006년에도 중심에는 제라드가 있었다. 당시 제라드는 1-2로 뒤져있던 후반 9분 동점골을 넣었다. 2-3으로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추가시간 1분에도 제라드는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내며 경기를 승부차기까지 몰고 갔다. 이후 제라드는 세 번째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골을 성공시켜 리버풀의 3-1 승리, 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제라드는 2006년의 영광에 다시 한 번 도전한다. 당시 뛰었던 리버풀 선수들 중 아직까지 팀에 남아있는 건 제라드가 유일하다.

물론 상황이 좋지는 않다. 리버풀은 지난 2006년에 비해 전력이 약화됐다. 당시 리버풀은 EPL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리버풀은 20라운드까지 8위에 머물러 있다. 사실상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 획득은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기에 제라드에게 FA컵은 더욱 소중하다. 리버풀은 이미 UCL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다. 올 시즌 리버풀이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는 메이저대회는 FA컵뿐이다. 리그컵 4강에 올라있지만 이 대회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지 않다.

일단 제라드는 첫 걸음을 잘 뗐다. 시즌 두 번째로 멀티골을 작성했고 후스코어드닷컴이 선정한 경기 MOM에는 올 시즌 처음으로 뽑혔다.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2006년 영광 재현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제라드가 유종의 미를 거두고 리버풀과 화려하게 작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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