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종의 아이들' 끌어안은 신태용, 기대와 우려 공존

전상준 기자 / 입력 : 2015.02.06 10:21
  • 글자크기조절
image
지난해 9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 /사진=뉴스1





신태용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 수석코치직을 떠나 올림픽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5일 "이광종 감독이 개인적인 사유로 감독직을 수행하기 어려워졌다. 본인 동의하에 올림픽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후임은 신태용 현 한국 대표팀 코치다"고 밝혔다.

약 3년 만의 감독직 복귀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성남일화(현 성남FC) 감독을 역임했다. 이후 해설가와 K리그 홍보대사로 활동했고 지난해 9월부터 한국 대표팀 수석코치로 활약했다.

신태용 감독의 지도력은 이미 검증 됐다. 특히 토너먼트 무대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10년 신태용 감독은 성남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정상으로 이끌었다. 당초 성남의 우승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성남은 같은 해 K리그에서 리그 4위를 기록했다. 우승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정상급 스타플레이어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기적을 써냈다. 일본의 감바 오사카와 수원삼성,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 조바한(이란) 등 아시아 전통의 명가들을 제압하고 최정상에 우뚝 섰다. 이듬해에는 성남에 FA컵 우승을 안겼다. 이후 신태용 감독에게는 '아시아 명장', '토너먼트 강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신태용 감독은 잠시 대표팀을 이끌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울리 슈틸리케 감독 정식 부임 직전 신태용 감독은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결과는 1승 1패. 전승은 아니었지만 신태용 감독은 기성용을 스리백의 중앙 수비 자원으로 투입하는 등 파격적인 변화를 선보였다. 짧은 적응 기간 속에도 신태용 감독은 빠르게 자신의 색깔을 대표팀에 입혔다. 내용적인 측면도 성공적이었다.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자격을 어느 정도 입증한 셈이다.

이제 신태용 감독은 정식 감독으로서 올림픽 대표팀을 책임진다. 관건은 얼마나 선수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자신의 전술을 녹이느냐다. 신태용 감독은 청소년 팀을 이끈 적이 없다. 성인 대표팀과는 다른 올림픽 대표팀(U-23)의 특성에 맞게 지도 스타일에 변화를 줄 필요도 있다.

앞서 언급한 부분들을 빠르게 일궈내야 하는 것도 신태용 감독의 최대 과제다. 한국 올림픽 대표팀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당장 3월부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을 치러야 한다. 예선을 통과하면 내년 1월 열리는 AFC U-23 챔피언십 본선에 참가한다. 이 대회에서 최소 3위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2016 리우올림픽'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다.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여러 우려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은 만큼 부담도 크다. 하지만 이런 점들이 신태용 감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성과를 낸다면 신태용 감독의 지도력은 더욱 높게 평가될 전망이다. 향후 한국 대표팀 감독의 길을 걷는 초석을 다질 수도 있다.

지도력은 어느 정도 검증됐다. 신태용 감독이 위기에 놓인 한국 올림픽 대표팀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