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 이수경 "연애고수? 밀당 전혀 못해요" (인터뷰)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5.04.07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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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수경/사진=임성균 기자


지난 달 31일, 참으로 사랑스러웠던 드라마 tvN '호구의 사랑'이 막을 내렸다. 지상 최대의 순정남 강호구(최우식 분)와 비밀이 많은 얼음공주 도도희(유이 분), 사랑에 서툰 남자 변강철(임슬옹 분), 연애 고수 강호경(이수경 분)까지, 네 사람이 만든 서툴지만 예쁜 사랑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이들 중 호구의 쌍둥이 동생 강호경 역을 맡은 이수경(19)은 가장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배우다. 춤과 노래는 기본이요, 황장군을 패러디한 코믹한 장면, 심지어 집에서의 모습과 밖에서의 모습이 180도 다른 '페이스 오프'까지. 호경이 있어 '호구의 사랑'은 더욱 사랑스러운 맛을 더했다.


'호구의 사랑'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이수경을 만났다. 종방연 당시 아직은 끝난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했던 이수경에게 종영 소감을 물었다.

"지금은 다시 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장면에 다 손을 잡고 달려가는 장면이 있었잖아요. 어제 그 장면을 다시 봤는데 뭔가 여운이 남는 것 같았어요. 마치 뒤 얘기가 있을 것 같은 기분? 호경과 강철도 잘 살았겠죠? 저에게는 정말 좋은 연기를 하고,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에요. 저도 그분들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수많은 분장과 코믹한 신들 중 이수경을 가장 당황시켰던 장면은 무엇일까. 이수경은 황장군 분장과 춘리 분장을 꼽았다. 평소에도 털털한 편이라는 그는 차라리 망가지는 것이 편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황장군과 춘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하면서도 너무 웃겨서 촬영하면서도 많이 웃었고, 방송 보면서도 제가 엄마, 아빠보다 더 많이 웃었어요. 망가지는 게 더 편해요. 예쁘지 않은데 예쁜 역할을 하려다보니(웃음). 평소의 제 모습도 딱 호경이 같아요. 집에서 쓰고 있던 안경도 실제로 제가 쓰는 안경이고, 남자 같은 모습도 많고. 호경이가 입는 트레이닝복도 실제도 제가 집에서 입고 있어요. 여성스러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 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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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수경/사진=임성균 기자


사실 이수경은 '호구의 사랑' 방송 직전 본의 아니게 화제를 모았다. 처음으로 참석한 제작발표회에서 가감 없는 표현으로 논란이 됐던 것. 이수경은 자신의 잘못이라며 또 한 번 사과했다.

"제가 잘못한 것이 맞고, 사과를 드려야 하는 것도 맞아요. 제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다는 것만 알려드리고 싶어요. 현장에서 다들 굉장히 사이가 좋고 가깝게 지내고 있다는 걸 말하려던 것인데 제가 잘못 전달해서 오해를 일으킨 거죠. 누구의 탓도 아니고 제 탓이니 죄송하다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는 것 같아요."

이수경의 말 대로 현장에서 배우들은 친구처럼, 가족처럼 가깝게 지냈다. 종방연 현장에서 네 사람과 감독이 미리 만나 함께 나타났을 정도. 특히 현장에서 막내였던 이수경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유독 예쁨을 받았다.

"다들 굉장히 예뻐해 주셨어요. 감독님과 일을 오래하신 스태프분들은 자녀분들 나이가 저와 비슷하니 자식처럼 예뻐해 주셨고, 유이언니, 우식오빠, 슬옹오빠는 동생처럼 챙겨줬어요. 특히 우식오빠는 정말 친동생처럼 대해줬어요. 특히 엄마(박순천 분), 아빠(정원중 분)와 촬영하는 날은 막 신났어요. 의지할 수 있다는 느낌이랄까. 정원중 선배님이 쫑파티 날 10년 동안 입은 패딩 조끼를 저에게 주셨어요. 집에 고이 모셔 뒀어요."

호경은 학창시절 남자 같은 외모와 행동으로 강철에게 남자로 오인까지 받았던 인물. 변강철과 인연과 오해도 고교시절 시작됐다. 이수경의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수경은 자신도 노는 것을 좋아했다며 웃었다.

"저도 호경이 어릴 때와 비슷했어요. 잘 꾸미지도 않고, 공부보다는 친구들과 노는 것에 집중했죠. 연기를 처음 시작한 건 중학교 때 였어요. 아빠가 시골에서 힘들게 자수성가하신 분이신데 저는 공부하기 싫어하니까 빨리 다른 길을 찾아보라고 이것저것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셨어요. 그러던 중 연기 학원에도 다니게 됐고, 잘 맞는 걸 찾은 거죠. 아빠는 '내 덕분에 된 거다'라고 하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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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수경/사진=임성균 기자


아직 어린 나이여서일까. 푹 빠질만한 깊은 사랑은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다. 학창시절 짧게 남자친구를 사귀어본 것이 연애의 전부다. '호구의 사랑'에서는 연애 고수라는 설정이었지만 실제 이수경은 호구에 가깝다.

"저도 밀당 같은 건 전혀 못해요. 아마 제가 하면 다 티가 날걸요? 이번에 호경이를 통해 배운 것이 많아요. 기회가 된다면 써먹어 보려고요(웃음). 첫 모습만 생각해보자면 강철보다는 호구오빠 같은 사람이 좋아요. 호구처럼 대놓고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가득 들 것 같아요."

첫 드라마인만큼 애정신도 처음으로 경험했다. 특히 마지막 회에서 임슬옹과 선보인 키스신은 담담한 척 하려해도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생애 첫 키스신이었어요. 컷을 많이 따서 여러 번 찍었어요. 극 중 워낙 슬옹오빠랑 뽀뽀신을 많이 찍어서 마음을 편하게 먹고 갔는데 찍기 전엔 오히려 떨리지 않더니 멀리서 찍고 나니까 굉장히 떨리는 거예요. 물론 티는 안냈어요. 일부러 더 장난치고."

2015년의 문은 '호구의 사랑'으로 열었다. 오는 30일에는 영화 '차이나타운'으로 관객을 만난다. 아직 차기작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왕이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한해가 되길 바라고 있다.

"'차이나타운'이 개봉하고 잘 됐으면 좋겠고, 다른 작품도 계속 하고 싶어요. 그냥 사람 이수경으로 보자면, 올해 일단 면허를 딸 계획이에요(웃음). 배울 수 있는 건 다 배우고 싶어요. 승마도 배우고 싶고, 자전거 타면서 운동도 다니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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