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15년' 임지섭과 함께 크는 짝꿍 유강남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5.04.2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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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강남, 임지섭.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트윈스의 주전 포수는 최경철이다. 하지만 막내 투수 임지섭이 등판하는 날이면 역시 어린 포수 유강남이 마스크를 쓴다. 양상문 LG 감독이 맺어 준 짝꿍이다. 임지섭은 유강남 스타일의 리드에 몸을 맡긴다.


28일도 그랬다. 두 어린 배터리는 노련하지는 못했지만 당당했다. 디펜딩챔피언 삼성을 맞아 5회를 넘기지는 못했지만 차우찬-진갑용 배터리에 크게 밀리지 않았다.

임지섭이 LG 마운드의 향후 15년을 책임질 재목이라면 유강남은 그동안 안방을 책임질 포수다.

양상문 감독이 임지섭의 전담포수로 유강남을 낙점한 이유는 사실 간단했다. '한 번 해봤는데 좋아서'였다. 임지섭이 개막시리즈에 선발 등판했을 때 포수가 최경철이었는데 그때 결과가 매우 좋지 않았다.


양 감독은 "그때 최경철의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고, 스프링캠프 내내 유강남이 임지섭의 공을 받기도 했었다. 그래서 '한 번 해보자'하는 생각으로 둘을 붙였는데 삼성전에 7이닝 동안 노히트 게임을 했다. 그래서 그때부터 계속 둘이 내보내는 중"이라 밝혔다.

확실한 장점도 있다. 유강남에게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다. 양 감독은 "역할을 확실히 주면 그 날에 맞춰 연구할 시간도 많아지고 경기 준비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유강남도 이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유강남은 "(임)지섭이랑 같이 게임을 나가니까 항상 지섭이에 맞춰서 생각한다. 어떻게 했을 때 잘 던졌는지 어떻게 해야 잘 던질지, 다음에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어떤 방법으로 어떤 변화를 줄지 이런 생각들을 한다. 모든 생각을 지섭이에 맞춰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지섭이랑 했던 게임을 전부 다시 본다. 투구폼은 물론 내 자세도 주의 깊게 본다. 어떤 구종이 언제 잘 들어갔는지, 어떤 구종이 언제 안 들어갔는지 유심히 본다. 솔직히 컨트롤이 좋은 투수는 아니니까, 공의 위력으로 압도하는 투수니까 그때그때 잘 들어가는 구질을 잘 골라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결국에는 어떻게 하면 스트라이크를 잘 꽂아 넣을까 하는 부분을 고민한다. 잘했던 부분, 잘못했던 부분 다시 보면서 연구한다"며 "전담포수가 되면서 확실히 준비를 더 많이 할 수 있게 됐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임지섭의 컨트롤이 흔들릴 때에는 "주로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려 한다. 네 공 제대로 정타로 친 사람 아직까지 몇 없다, 공 좋으니까 스스로 믿고 던져라, 치라고 던져도 못 치니까 자신 있게 던져라 등등의 말을 한다"고 했다.

이 모든 과정은 아직 배우는 단계다. 유강남 스스로도 이를 절실히 느끼고 있다.

"지금은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것이 목표다. 1군 무대, 여기가 바로 최고의 무대 아닌가. 최고의 타자들이 어떻게 치고 최고의 투수들이 어떻게 던지고, 게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최경철 선배가 게임 운영을 어떻게 하는지 보는 것 자체로 공부다. 그런 것들이 쌓이면서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한다면 실력도 자연스럽게 늘지 않을까. 1군에 남아 하나라도 더 경험하고 싶다."

임지섭과 유강남이 언젠가는 이상훈과 김동수처럼 LG를 대표할 배터리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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