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 대기록 없는 한국프로야구 더블A급 추락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5.05.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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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좌)와 임지섭./사진=OSEN, LG트윈스 제공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유네스키 마야가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4월9일 잠실구장 경기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9이닝 동안 136개의 공을 던지며 3볼넷 8탈삼진으로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12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지난 해 6월 NC 다이노스의 찰리 쉬렉이 11번째 노히트노런 투수이다.

한국프로야구 노히트노런 첫 기록은 1984년5월5일 해태 방수원이 삼미를 상대로 세웠다. 대기록의 계보는 재일동포 김정행, 장호연, 이동석, 선동렬, 이태일 김원형, 김태원, 정명원, 정민철로 이어졌고 토종 투수로는 송진우 해설위원이 한화 시절이었던 2000년5월18일 광주구장에서 해태를 상대로 기록한 10번째가 마지막이다. 한국인 투수는 이후 15년 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11, 12번째 주인공은 외국인 용병 투수가 됐다.


마야가 프로야구 통산 12번째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같은 날 NC 다이노스의 용병 에릭 테임즈는 KIA를 상대로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17번째 사이클링히트를 쳐냈다. 역사상 1호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오대석이 기록했고 용병으로서는 2001년 삼성의 매니 마르티네스에 이어 2번째이다.

에릭 테임즈의 사이클링히트에 KIA의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2루타와 홈런으로 희생양이 됐다는 사실은 주목해볼 만하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다가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구단이 없어 포기했다. 그러나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임이 분명하다. 에릭 테임즈를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는 타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마야 역시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 혹은 40인 로스터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투수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런 마야와 에릭 테임즈가 한국프로야구에서 노히트노런과 사이클링히트 대 기록을 2015 KBO리그에서 세웠다. 역으로 접근하면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의 전체적인 수준이 메이저리그 트리플A급 이하, 최악의 경우 더블A급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를 하게 해준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4강 신화를 쓰고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한국프로야구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징후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KBO리그 감독 지도자 선수들의 야구관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글쓴이의 주장이다.

KBO리그가 치열한 경쟁의 무대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경기는 경기로 끝나야 한다. 그리고 야구는 기록의 경기이다. 따라서 대기록들이 나와야 스타가 탄생하고 화제가 된다.

2015 프로야구에서 초반 2번의 이상한 상황이 나왔다. LG 신예 좌완 임지섭(20)은 4월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7이닝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8회부터 셋업맨 이동현으로 교체됐다. 투구 수는 103개였다. LG 양상문 감독은 경기에서 100개를 넘는 투구 경험이 없는 임지섭을 보호하기 위해 교체를 단행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고 있는 투수를 교체할 경우 먼저 본인의 뜻과 컨디션, 그리고 포수에게 구위(球威)를 확인한다.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을 세울 기회가 야구 인생에서 몇 번이나 오겠는가? 임지섭이 앞으로 7이닝 동안 노히트를 할 수 있을지 역시 아무도 장담 못한다.

4월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한화-삼성전 8회말 한화 권용관 타석에서도 희한한 공격이 나왔다. 9번 유격수로 출장한 권용관은 첫타석 홈런, 두번째 타석 좌전안타, 세번째 타석 좌익수쪽 2루타로 사이클링히트에 3루타 하나만을 남겨놓고 있었다. 당연히 3루타를 노려야 한다. 그런데 기습번트를 시도하기도 하면서 삼진을 당하고 말았다. 이날 한화 팬들은 권용관이 8회 타석에 들어서자 ‘3루타’를 연호했다.

도대체 권용관은 무슨 생각이었을까? 김성근감독이 앉아 있는 벤치에서 기습 번트 사인이 나왔을 가능성은 전무하다. 팀 승리가 우선이라고 설명을 했지만 야구라는 게임을 아는 그 누구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공격이었다.

용병 투수 마야, 타자 에릭 테임즈, 토종 투수 임지섭, 타자 권용관의 경우에서 무엇인가 차이가 느껴진다. 한국야구가 마치 팀을 위해 헌신하는 야구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된다. 그렇게 되면 스타플레이어가 나올 수 없다. 특히 토종 스타가 없는 프로 스포츠는 팬들의 외면을 받게 된다. 한국프로농구(KBL)가 그 증거가 되고 있다. 한국야구의 또 다른 위기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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