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보트가 바라보는 '야신' 김성근 감독의 야구는?

대구=김우종 기자 / 입력 : 2015.06.11 14:04
  • 글자크기조절
image
한화 김성근 감독이 완투승을 거둔 탈보트(왼쪽)를 격려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봄, 일본 오키나와. 한화 이글스의 스프링 캠프. 김성근 감독이 진두지휘하는 고된 훈련을 한화 선수들은 묵묵히 소화하고 이겨냈다. 이른바 '지옥훈련'이었다. 그리고 한국 선수들의 틈바구니 속에 역시 성실히 모든 훈련을 소화한 외국인 선수가 둘 있었으니, 유먼 그리고 미치 탈보트였다.


지난 9일 대구구장. 한화 선발 탈보트는 삼성 타선을 9회까지 단, 2안타로 봉쇄하며 완투승을 거뒀다. 9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 총 투구수는 110개. 자신의 KBO리그 무대 첫 완투승이었다.

올 시즌 초 탈보트는 부진했다. 시즌 개막 후 8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9.20을 올렸다. 결국 지난달 10일 두산전을 끝으로 2군에 내려갔다. 팀 내 제1선발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탈보트가 2군에 내려가면서 선발진이 흔들렸다.

그러나 탈보트는 2군에서 컨디션을 완벽하게 끌어 올렸다. 다시 10일 만에 돌아온 그는 SK를 상대로 5⅓이닝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2승을 달성했다. 이후 탈보트는 내리 4연승을 따냈다. 최근 4경기 성적은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한 그의 찬란한 부활투였다.


탈보트의 부활에 대해 김성근 감독은 "(9일 완투 때) 이 투구 모습이 스프링캠프 때 보여준 모습이다"면서 "지금은 투구 시, 양 쪽 어깨가 수평이 됐다"고 부활 비결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직접 몸동작을 취해 보이며 "좋지 않을 때에는 오른쪽 어깨가 뒤쪽으로 많이 내려간 상태에서 팔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상대팀의 수장 류중일 감독 역시 탈보트의 투구를 좋게 평가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탈보트의 투구를 분석해보니 코너워크가 정말 잘 됐다. 우리 타자들이 못 쳤다고 하기 보다는 탈보트가 정말 잘 던진 것이다.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실투가 거의 없었다"고 분석했다.

image
지난 1월, 한화 김성근 감독(오른쪽)이 일본 고치시영구장의 실내훈련장에서 유먼과 탈보트에게 직접 투구 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탈보트는 미국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비롯해 대만 야구 등을 겪은 '저니맨'이다. 지난 2008년 미국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데뷔, 2010년부터 2011년까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으로 뛰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2승 19패, 평균자책점 5.30.

이듬해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그는 14승 3패, 평균자책점 3.97을 올리며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채 삼성과의 재계약에 실패, 다시 미국 마이너리그로 떠났다.

2013년 초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힘쓴 그는 마이애미 말린스와 뉴욕 메츠 산하 마이너리그 팀을 전전했다. 결국 미국서 정착에 실패, 2014년 대만 프로야구 라미고 몽키스에 입단했다. 이어 라미고 몽키스를 대만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뒤 2015년 한화와 계약, 3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그럼 다양한 야구 경험과 많은 감독들을 만난 탈보트는 '야신' 김성근 감독의 야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탈보트는 우선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현재 체력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 과거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소화하는 것들은 다 적응의 문제라고 본다. 처음에는 힘든 게 있었지만 지금은 더 좋은 몸 상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혹시 탈보트가 김성근 감독 스타일의 야구에 적응하는 게 힘들지는 않았을까. 이에 대해 탈보트는 "물론, 많은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것은 사실이다. 쉬는 날인 월요일에 나와서 또 연습을 해야 하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경기에 뛰어야 한다. 모든 면에서 정신적인 집중력을 더 필요로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럼 그가 느끼고 있는 김성근 감독은 어떤 모습일까. 탈보트는 "김성근 감독님은 선수들이 더욱 열심히 야구를 하길 원한다. 더 집중을 해서 야구를 하고, 더욱 많은 양의 운동을 하길 원한다. 선수들이 더 야구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하는 분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성근 감독에 대해서는 희미한 미소와 함께 짧고 굵게 말했다. "He is tough(강인하고 굳세다)".

image
탈보트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한화 김성근 감독(좌). /사진=OSEN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