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 김성근 감독의 고백 ③ - "변명 안 하겠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5.06.1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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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사진=뉴스1







김성근 감독 "리더는 모든 책임 떠안아야"


"팬들은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다"

"존중받을 수 있게 위상 만들어야"


'인간계(人間界)'로 돌아온 한화 김성근(73) 감독은 "나는 올 시즌을 시작해 지금까지 선수가 없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결코 그런 말은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이 없어서 안 된다고 하면 그것은 감독으로서 변명을 하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변명은 안 된다. 이것은 야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조직, 어떤 사회의 '리더(leader)'는 변명을 해서는 안 된다. 모든 책임을 스스로 떠안아야 한다. 그래서 한화는 꾸준히 특타, 특훈을 하고 2군을 살펴서 선수를 키우고 있다. 부상이나 선수 공백이 생기면 준비시킨 선수들을 투입해야 한다. 선수가 없다는 것은 감독의 변명 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김성근 감독은 선수에 대한 욕심이 많다. 실제로 지난 겨울 현재 불펜의 기둥인 좌완 권혁, 선발 배영수 등을 FA 계약을 통해 영입했다. 일각에서는 이런 얘기들을 한다. 저 정도 선수들이면 '야신(野神)'이 아닌 '인간(人間)' 감독이어도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려 볼만한 전력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김성근 감독이 아닌 다른 지도자가 한화 사령탑을 맡아 현재의 전력으로 페넌트레이스를 시작했다면 현재 한화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김성근 감독은 "단지 야구인들을 위해서 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60대, 70대 장년(長年), 노년(老年)층을 위해서라도 자신이 버텨줘야 한다"고 했다. 60대, 70대의 나이에서도 한창 기운이 있고 활발히 활동하는 젊은이들, 서른에서 마흔 안팎의 장년(壯年) 층들과 쌓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하고 승리를 거둘 수 있으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으로 반드시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김성근 감독이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 기여한 것은 크다. 야구 전문가들은 물론 많은 야구팬들이 '만약 한화와 프로야구 1군에 처음 진입한 10구단 kt 위즈가 최하위 권인 9, 10위에 초반부터 처져 있었다면 한국프로야구가 정말 위기를 맞았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한화가 이변을 일으켰다. 어떤 팀도 한화를 만만하게 볼 수가 없게 됐다.

5할 승률을 놓고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펼치고 4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 통합 4연패(連覇)를 달성한 삼성을 상대로 3년 연속 최하위 팀인 한화가 위닝 시리즈를 펼치는 이변을 일으켰다. 페넌트레이스 1위를 지키던 삼성을 연패로 몰아넣어 2위로 끌어내리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이 2015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화가 다크호스가 될 것 같다. 김성근 감독님 야구는 치밀하고 계산이 서 있다. 한화를 변수로 본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러한 양상은 6월에 들어서도 계속 진행 중이다.

한편으로 한화는 1-9로 싸우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성근 감독을 영입한 한화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낸다면 많은 지도자들이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지고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에 특히 한화전에는 필사적으로 맞붙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화의 경기를 자세히 관찰하면 상대 감독의 대응을 읽을 수 있다.

그래도 김성근 감독은 "버텨내면서 열심히 살겠다"고 했다. "지금 한화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원정을 가도 많은 팬들이 찾아와준다. 그런데 항상 명심해야 하는 사실이 있다. 나도 선수들도 마찬가지이다. 관중, 팬들은 하루아침에 모두 사라질 수 있다. 한화가 열심히 해야 한다. 좋은 경기,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하면 팬들에게 미안해진다"고 덧붙였다.

김성근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자신의 심경 고백을 마쳤다. "어떤 상황에서도 상대 팀 사정을 존중해줘야 한다. 야구인들 스스로 모든 분들로부터 존중 받을 수 있게 행동해야 하는 것이다. 야구인들이 서로 비난하면 안 된다. 묵묵히 야구인으로서 감독의 위치, 선수들의 위상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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