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KBO리그는 ‘선글라스 패션쇼’가 되려는가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5.06.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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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 전경. /사진=뉴스1





모 구단의 타자가 등장했다. 그는 눈에 스포츠 고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렌즈의 색이 짙어 눈빛을 볼 수 없었다. 상대 투수도 타자의 눈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반짝이는 선글라스 렌즈의 칼라가 강렬하게 눈길을 끌었다.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일부 감독 코치 선수들의 선글라스 착용이 대거 늘어났다는 점이다. 그래도 눈빛을 볼 수 있고 색이 옅어 햇빛이나 야간 조명이 너무 눈부실 때에 대비한 보안(保眼)의 기능을 갖춘 것은 낫다. 요즘은 ‘사물을 볼 때 반사되는 빛을 렌즈에서 차단해 목표를 보다 선명하고 깨끗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편광(偏光, polarized) 렌즈가 유행이다. 렌즈 색도 노랑 주황 등으로다양하고 눈빛이 보이지 않는 거울(mirror) 같은 렌즈로 만든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도 KBO리그 덕아웃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때로는 감독, 코치들이 서있는데 비슷한 선글라스를 나란히 쓰고 있어 ‘스포츠 고글 선글라스’ 패션쇼 장면을 연상케 한다. 야구 감독 코치가 선글라스 모델 역할을 겸하고 있다.

물론 햇빛이 강할 때, 혹은 모 구단 감독과 같이 안과적 질환이 있어 철저하게 눈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 ‘스포츠 고글 선글라스’ 사용은 필수적이다. 나이가 들어 백내장이 빨리 찾아오는 것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글쓴이가 야구 선수 출신이 아니어서 스포츠 고글 선글라스가 경기력 향상에 얼마나 도움을 주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글쓴이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가벼운 칼러로 눈빛을 상대방이 느낄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짙게, 승용차를 예로 들면 선팅이 지나쳐 정면이나 측면에서도 차 안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짙은 색의 스포츠 고글 선글라스를 자제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일부 지도자들은 이런 설명도 한다. 상대 감독이나 코치, 선수들에게 자신의 시선(視線)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서 스포츠 선글라스를 착용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잠자리 눈’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김성근감독의 대응은 완전히 다르다.

김성근감독은 햇빛이 눈부신 한 낮의 뜨거운 경기가 아니면 선글라스를 좀처럼 착용하지 않는다. 야간 경기에서는 그냥 ‘잠자리 눈’으로 경기를 지휘하고 상대 감독, 코치, 선수들의 움직임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관찰한다.

한편으로는 선글라스 착용은 상대에게 자신의 눈빛을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흔들리거나 실망하는 표정을 들키지 않으려는 목적도 있다. 선글라스에 의존할 정도로 그렇게 자신이 없는가.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는 프로야구 34년 째 사상 최초의 10개구단 체제로

펼쳐지고 있다. 한국 최고의 감독, 코치, 선수, 지도자들이 모인 정상의 ‘프로 무대’ 이다. 정정당당하고 치열하게 승부를 펼치고 경쟁하며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글쓴이는 프로야구 경기가 열릴 때 TV 중계를 통해 비춰지는 일부 팀 덕아웃 풍경을 보면서 안타까운 것이 야구에 대한 집중으로 날카로운 눈빛이 뿜어 나오는 모습이 아니라 선글라스 색으로 번쩍거리기만 하는 덕아웃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에서도 필요에 따라 스포츠 고글, 선글라스가 등장한다. 현재는 왼어깨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지만 LA 다저스 류현진도 화려한 색의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돈 매팅리 감독도 비슷하다. 현재 피츠버그의 강정호,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경우가 드문 것으로 기억한다.

‘KBO’리그’를 관찰해보면 외국인 용병 선수들의 스포츠고글 선글라스 착용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외국인 용병에게는 스포츠 선글라스를 후원해주는 업체가 없는 것일까?

KBO리그의 일부 지도자들과 스타급 선수들은 스포츠 고글 선글라스 업체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다. 계약금을 받는지는 알 수 없으나 무상으로 선글라스를 제공 받는다. 그리고 그 업체는 TV로 경기가 중계 될 때 특히 덕아웃의 감독 코치들이 집중 조명을 받으면 업체의 로고가 박혀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델’ 감독, 코치들의 노출을 통해 광고 효과를 얻는다.

‘KBO 리그’의 이러한 분위기는 아마추어에도 영향을 미쳐 학생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선글라스를 쓰고 경기에 임하고 수비 때는 모자 챙 위에 선글라스를 걸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아마추어 국제대회는 물론 국내 대회에서도 대한야구협회(KBA)가 나서 엄격하게 규제를 한다.

현재 ‘KBO 리그’를 보면 일부지만 코치도 선글라스를 쓰고 통역도 쓰고, 아르바이트생들도 쓰고 있다. 너무 심하다. 스포츠는 스포츠다워야 한다. 프로 무대라고 해서 치열하면서도 순수한 모습을 잃어버리는 것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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