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사진=뉴스1 |
한국 여자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16강 진출을 일궈낸 윤덕여호가 금의환향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24일 오후 4시 50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공항에는 수많은 취재진들을 비롯하여 사상 첫 월드컵 16강 쾌거를 이룬 여자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한 선수들의 가족들과 팬들로 가득했다.
지소연과 박은선 등을 포함한 여자 축구 선수단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환영 인사를 온 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여유로운 모습도 보였다. 윤덕여 감독의 표정에도 밝은 웃음이 번졌다.
눈물이 미소로 바뀌기까지 딱 37일이 걸렸다. 여자 축구 선수들은 지난달 18일 월드컵 출정식에 참가해 눈물을 쏟았다. 기쁨보다는 그동안 힘들었던 기억들이 눈물샘을 자극했다.
당시 전가을은 "한국 여자 축구 선수로서 산다는 게 그동안 너무 외로웠다"고 말한 뒤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이를 본 동료들도 함께 울었다. 지소연은 "이번 월드컵이 한국 여자 축구의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며 비장한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이후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한국은 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에서 브라질에 0-2로 패했다. 1승 제물로 노리던 코스타리카에는 2-1로 앞선 후반 막판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조별예선 탈락 가능성이 높았다. 더군다나 스페인과의 최종 3차전에서도 선제골을 헌납하며 0-1로 끌려갔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한국은 스페인전 후반 8분 조소현이 헤딩 슈팅으로 값진 동점골을 터트렸고 후반 33분 김수연이 짜릿한 역전 결승골을 뽑아내며 2-1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1승 1무 1패 승점 4점 조 2위로 사상 첫 여자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짓는 순간. 비록 프랑스와의 16강전에서 0-3으로 패하며 8강 무대는 밟지 못했지만 상당한 성과를 거둔 대회였다.
이들은 세계 최대 축구 축제 월드컵에서 박수 받아 마땅한 투혼을 보였다. 한국 여자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37일간의 짧지만 긴 여정이 이날을 끝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