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갈량'은 왜 끝내기 스퀴즈 후 '시크한 표정'을 지었나

[KBO리그 뒷담화] 박용택 "이대형 낀 게 황금 장갑?.. 노안이라서리 잘.."

정리=김우종 기자 / 입력 : 2015.06.2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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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가 매주 월요일 한주간의 프로야구 뒷얘기를 전합니다. 현장을 발로 뛰며 모아온 이야기들, 기사로 쓰긴 애매하지만 '알콩달콩' 재미 쏠쏠한 그라운드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 참석자 : 장윤호, 김재동, 김우종, 김동영, 한동훈, 전상준, 국재환,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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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이미 그는 옷을 다 갈아입은 상태였다. /사진=김우종 기자





◆ 정근우 어린이 "감독관님, 저 옷 다 갈아입었어요!"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한화-넥센전을 앞둔 가운데, 대전 지역에는 오후 3시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비는 점차 거세졌고, 급기야 폭우로 변했습니다. 때마침 신속하게 우천 취소를 내리는 것으로 알려진 김재박 경기감독관이 이글스파크에 들어섰습니다. 터벅터벅. 그의 걸음이 향한 곳은 심판대기실.


창문을 슬쩍 열어 본 김 감독관은 이내 편안한 자세를 취하며 의자에 앉았습니다. 우천취소를 좀 느긋하게 결정할 듯한 분위기로 말이죠. 그런데 바로 이때 정근우가 반바지 차림으로 잽싸게 심판실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약 두 달 만의 우천취소를 잔뜩 기대해선지, 그의 목소리는 상당히 들떠있었습니다. 말의 속도도 다소 빨랐습니다. 어딘가 급히 가고 싶은 듯한 눈치였습니다.

김광수 수석코치와 김재박 경기감독관를 향해 정근우가 하는 말. "코치님! 감독관님!(상당히 빠른 속도). 저 이미 옷 다 갈아입었어요. 네? 네? 저 옷 다 갈아입었다니까요" 라고 강조하더니 쌩하니 사라지더군요. 그리고 5분 만에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 김태형 감독 "불펜 방어율? 마무리 방어율이겠지"

두산 김태형 감독이 팀의 불안한 마무리 문제를 웃음으로 승화시켰습니다. 김태형 감독은 24일 SK전을 앞두고 취재진들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김태형 감독은 최근 10경기 선발 자책점이 1점대라는 취재진의 말에 흐뭇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두산은 유희관-장원준 등을 앞세운 탄탄한 선발진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올 시즌 선두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산의 불펜 방어율은 선발 방어율에 비해 꽤 높았는데요. 불펜 방어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김태형 감독은 "불펜 방어율이 아니라 마무리 방어율이겠지"라며 농담을 했습니다. 올 시즌 두산은 팀 블론세이브 11개를 기록,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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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대형이 황금색 글러브를 낀 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쳐





◆ 박용택: 황금 장갑요? .. 전 노안이라 보이지도 않아요

6월 넷째 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 kt의 주중 3연전에서는 이대형의 삐까뻔쩍한 황금색 글러브가 단연 눈길을 끌었는데요. 예민하기로 유명한 LG의 '예민택' 박용택의 눈에는 거슬리지 않을까 궁금했습니다. 슬쩍 물어봤더니 "글쎄요, 제가 노안이라 거기까지는 보이지도 않아요"라며 웃었습니다.

KBO 규정에는 투수 글러브 색깔은 흰색과 회색이 금지라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야수 글러브 색깔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유니폼에는 반짝거리는 물체를 부착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이 있어 누군가 문제를 제기할 경우, 논란의 소지는 있어 보이네요. - 25일 수원 LG-kt전을 앞두고

◆ 유희관 "FA는 남 얘기.. 저는 두산에 뼈 묻을 겁니다"

올 시즌 전반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유희관이 FA에 대해 남긴 말입니다. 유희관은 두산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지만, 1군 풀타임은 올 시즌이 3년차입니다. 규정상 대졸의 경우 8년을 채워야 FA이기 때문에 유희관이 FA 자격을 얻으려면 올 시즌을 제외하고도 5시즌은 더 뛰어야 합니다.

게다가 1986년생으로 현재 만 29세이기 때문에 FA 자격을 얻어도 적지 않은 나이이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을 떠나, 일단 유희관은 스스로 FA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짜 두산에 뼈를 묻을 것 같습니다. 물론 두산이 유희관을 다른 팀으로 보내는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28일 광주 두산-KIA전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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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배영수가 '우천 취소의 아이콘'이 된 사연은?

올 시즌 한화 '우천 취소의 아이콘'은 배영수일 듯합니다.

지난 2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화의 넥센의 시즌 10차전이 비로 인해 취소됐습니다. 4월 28일 광주 KIA전 이후 약 두 달 만에 맞본 우천 취소인데요. 더불어 한화의 올 시즌 6번째 우천 취소 경기이기도 했습니다.

이날 한화의 선발은 배영수. 근데 공교롭게도 올 시즌 배영수가 선발 예고된 경기 중 3번 우천 취소가 있었습니다. 지난 4월 16일 삼성전과 4월19일 NC전에 이어 이날 경기가 세 번째였던 셈이죠.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비를 원할 때에는 앞으로 배영수를 선발로 예고해야겠네"라면서 껄껄 웃었습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약 두 달 만의 우천 취소에 대해 "매일 비를 기다린다"며 우천 취소를 반겼습니다. 그런데 경기 취소 결정이 내려진 뒤 약 1시간 뒤 대전 일대를 적시던 장대비가 귀신같이 그쳤습니다. 아무래도 한화 쪽에 운이 따르나 봅니다.

◆ 넥센 염경엽 감독이 밝힌 '시크한 표정'의 이유

지난 21일 목동 넥센-LG전. 양 팀이 3-3으로 팽팽히 맞선 9회말. 넥센의 1사 3루 기회서 박동원이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바로 이때 LG 벤치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외야에 있던 박용택이 내야로 들어와 1루를 맡았습니다. 내야에 수비수 5명이 배치되는 이른바 '5인 내야 시프트'였습니다.

하지만 넥센은 정찬헌의 초구에 박동원이 LG의 허를 찌르는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키며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습니다. LG 벤치는 망연자실. 바로 이때, TV 중계화면에는 냉철한 표정을 한 채 코칭스태프와 악수를 나누는 넥센 염경엽 감독의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그의 표정에서 극적인 승리를 따낸 기쁨을 찾아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저 '시크함' 그 자체였는데요. 그럼 염 감독은 왜 그런 표정을 지었던 것일까요. 이에 대해 염 감독이 밝힌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대 팀으로서는 당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웃는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표정이 나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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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염경엽 감독이 끝내기 스퀴즈로 승리한 뒤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채 코칭스태프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스카이스포츠 중계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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