돕고 돕는 박주영-아드리아노, 공존 가능성 증명

전상준 기자 / 입력 : 2015.08.1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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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울산전서 결승골을 넣은 아드리아노.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박주영(30)과 아드리아노(28, 이상 FC서울)가 함께한 첫 경기부터 환상 호흡을 자랑하며 향후 활약을 예고했다. 아드리아노 영입 직후 불거진 공존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확실히 풀렸다.


FC서울은 13일 오후 7시 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현대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4라운드에서 후반 30분 터진 아드리아노의 결승골을 앞세워 2-1 승리를 챙겼다.

이날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올 여름 영입한 아드리아노와 박주영의 투톱 카드를 꺼내들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박주영과 아드리아노는 위협적이고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FC서울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박주영과 아드리아노는 전방 빈 공간을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비슷한 유형의 공격 자원이다. 이에 포지션이 겹쳐 공존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박주영과 아드리아노는 적절한 공간 확보와 스위칭 플레이로 폭발력을 입증했다.


전반전까지는 사실 불안했다. 아드리아노는 상대의 배후공간을 수차례 침투했지만 마지막 패스 순간 동료들과 호흡이 맞지 않으며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박주영은 전반 19분 예리한 프리킥으로 득점에 가까운 장면을 연출했지만 전체적으로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다. 아드리아노와의 연계 플레이도 없었다.

하지만 후반부터 확 달라졌다. 상대 수비진들의 발이 무거워지자 박주영과 아드리아노의 장점인 침투 능력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호흡도 좋았다. 박주영이 올라가면 아드리아노가 2선으로 내려오고 아드리아노가 전방에 서면 박주영이 볼 배급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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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울산전 후반 27분 나온 아드리아노와 박주영의 공격 작업.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과정은 좋았다. /사진=SPOTV+ 영상 캡처


후반 박주영과 아드리아노가 합작한 두 차례 결정적인 장면이 둘의 공존 가능성을 제대로 증명했다. 후반 28분 역습 기회 때 아드리아노는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아 울산 포백 뒤쪽으로 파고드는 박주영을 향해 정확한 전진 패스를 건넸다. 수비수 3명을 무력화시키는 절묘한 패스다. 이로 인해 박주영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잡았다. 울산 정동호가 가까스로 공을 걷어내며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올 시즌 FC서울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이상적인 공격 패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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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울산전서 결승골을 합작한 박주영과 아드리아노. /사진=SPOTV+ 영상 캡처





후반 30분에는 박주영이 도우미로 변신했다. 박주영은 상대 진영 중앙에서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트리고 침투하는 아드리아노에게 창의적인 왼발 패스를 보냈다. 이를 잡아 아드리아노는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이했고 깔끔하게 오른발로 밀어 차며 결승골을 터트렸다. 박주영과 아드리아노의 강점이 그대로 묻어난 장면이다.

그동안 FC서울은 2선에서의 창의적인 패스 부족과 낮은 골 결정력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단조로운 플레이가 계속되며 상대 수비진 붕괴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아드리아노 합류로 상당부분 문제를 해결한 모습이다.

울산전서는 미비했지만 새롭게 합류한 중앙 미드필더인 다카하기도 박주영-아드리아노 투톱을 지원할 수 있는 예리한 패스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카하기까지 이들과 호흡이 맞는다면 FC서울은 K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보유할 수 있다.

한때 최하위인 12위까지 추락했던 FC서울은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울산전 승리로 3위 전남과의 승점차는 0이 됐다. 골득실에서 밀려있을 뿐이다. 2위 수원삼성과의 격차는 승점 5점으로 가시권이다. 불가능할 것만 같던 선두권 진입도 더 이상 꿈이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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