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BIFF 돌아보기] 亞영화의 미래를 발굴하다④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5.09.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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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류승완, 홍상수, 지아장커, 임순례, 윤종빈, 임상수 감독 / 사진=스타뉴스


"영화제의 가장 큰 역할은 미래를 이끌 젊은 영화인들을 발굴하는 일이다."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살듯 이야기하는 말이다. 1995년 출범 이후 올해로 20년, 성년을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성장하는 한편,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는 데 충실히 그 역할을 수행해 왔다. 현재 세계에서 인정받으며 'BIFF의 친구들'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여러 감독들이 부산영화제를 통해 먼저 인정받았다. 한국 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감독들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뉴커런츠는 신예 발굴의 장이다.

대표적인 이가 바로 류승완 감독이다. 13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둔 흥행작 '베테랑'으로 최고의 흥행감독의 자리에 오른 그도 첫 작품부터 부산과 인연을 맺었다. 그가 수년에 걸쳐 만든 4개의 단편들을 묶어 완성한 첫 장편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는 2000년 제 5회 부산영화제에서 소개됐고,"에너지와 아이디어가 넘치는 저예산 역작"이란 평가와 함께 PSB관객상(현 KNN 관객상)을 수상했다. 이후 꾸준히 부산과 인연을 맺고 있는 그는 올해도 부산을 찾아 무대인사, 관객과의 대화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로부터 5년 뒤 영화제를 흔든 신작이 있었으니 바로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다. 2000만원 짜리 졸업영화는 PSB관객상을 비롯해 특별언급,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아시아영화진흥기구상(넷팩상에서 변경) 등을 휩쓸었고 윤종빈 감독은 일약 부산의 스타가 됐다. 이휴 윤 감독은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 '군도:민란의 시대' 등을 연출하며 한국의 주요 감독으로 성장했다.

임상수 감독 또한 데뷔작부터 부산과 인연이 각별하다. 1998년 부산영화제 뉴커런츠에서 소개된 '처녀들의 저녁식사'는 그 해의 화제작이었다. 임 감독은 이후 '눈물', '바람난 가족', '그 때 그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연이어 문제작과 화제작을 발표했다. '돈의 맛', '하녀'로 2년 연속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그는 최근 신작 '나의 절친 악당들'을 내놨고, 올해 부산에는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가와세 나오미와 함께 한 '컬러 오브 아시아-마스터스'로 관객과 만난다.

임순례 감독과 홍상수 감독은 부산영화제의 시작과 함께 인연을 맺은 경우다. '와이키키 브러더스', '우리 생에 최고의 순간', '남쪽으로 튀어', '제보자'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감독. 1996년 나온 그의 데뷔작인 '세 친구'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진흥기구가 주는 넷팩상의 초대 수상작이다. '칸의 남자' 홍상수 감독 또한 그 해 데뷔작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 부산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이래 꾸준히 부산과 함께했다.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표범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그의 신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또한 올해 부산의 초청작이다.


이들 외에 이창동 감독부터 변혁, 송일곤, 박찬옥, 이윤기, 장률 등 수많은 감독이 뉴커런츠를 거쳤다. 최근도 물론이다. '무산일기'의 박정범,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은 2010년 뉴커런츠상의 주인공이며,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으로 2011년 넷팩상과 한국영화감독조합상, CGV무비꼴라쥬상을 휩쓸었던 연상호 감독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시민평론가상을 더해 2012년 4개 부문에서 수상한 '지슬'의 오멸 감독도 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여러 감독들 또한 부산국제영화제로 인정받았다. 그 중에서도 중국의 지아장커, 이란의 자파르 파니히, 싱가포르의 에릭 쿠 등은 뉴커런츠 섹션을 거쳐 간 주요 감독들이다.

지아장커의 장편 데뷔작 '소무'는 2008년 베를린영화제에서 먼저 소개된 뒤 그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을 받으며 새롭게 주목받았다. 지아장커의 차기작인 '플랫폼'은 부산국제영화제 APM(아시아프로젝트마켓)을 통해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고, 영화는 2년 뒤 베니스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스틸 라이프'로 2006년 베니스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거장으로 성장한 그는 올해 '산하고인'으로 다시 부산을 찾는다.

자파르 파니히는 데뷔작 '하얀 풍선'이 1회 뉴커런츠에 초청받으며 부산과 인연을 맺었다. 1999년 APM에 선보였던 프로젝트 '서클'은 2002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그는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오프사이드', '닫힌 커튼' 등을 연이어 내놓으며 국제적인 감독으로 떠올랐다. 2009년 반정부 영화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체포돼 2010년 징역과 함께 20년 활동금지 판결을 받은 그를 위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세계 영화인들과 함께 탄원서를 발표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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