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로저스, 내년에도 한화서 볼 수 있을까?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5.10.0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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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밀 로저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완투, 완봉, 그리고 평균 이닝 1위. 그를 처음 만난 한화 구단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그의 첫 인상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시즌 도중 한화가 영입한 뉴욕 양키스 출신의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0). 로저스가 과연 내년 시즌에도 한화에서 뛸 수 있을까.


로저스는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7피안타 2볼넷 1탈삼진 3실점(3자책)을 올리며 팀의 18-6 완승을 이끌었다. 총 투구수는 90개.

이날 승리로 로저스는 올 시즌 6승 달성에 성공하며, 사실상 국내 무대 선발 등판을 마감하게 됐다.

지난 8월 1일. 앞서 유먼이 어깨 부상으로 방출된 가운데, 한화는 로저스를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뉴욕 양키스에서 뛰고 있는 현역 메이저리거가 한화에 입단한다는 소식에, 국내 야구계가 시끌벅적했다.


로저스 영입은 한화의 가을야구를 위한 승부수였다. 한화는 로저스와 "연봉 70만달러(약 8억2천만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로저스가 한국으로부터 100만달러(한화 약 11억7천만원)를 받는다"는 정보가 나왔다.

로저스는 9월 30일까지 10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한화 발표 기준, 1경기당 8200만원, 미국 내 정보 기준, 경기당 1억원이 넘는 거액이다. 그러나 로저스가 오면서 한화는 이미 영입 비용 이상의 가치를 충분히 얻었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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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웃는 에스밀 로저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로저스 영입 직전, 한화는 유먼과 안영명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 선발진이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또 이용규가 부상으로 빠졌으며, 배영수와 송은범 역시 부진을 거듭했다. 결국 연패에 빠진 채 승패 마진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 우울한 분위기를 '한 방'에 반전시킨 게 바로 로저스였다.

입국 4일 후인 6일 대전 LG전. 로저스는 9이닝 3피안타 1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KBO리그 데뷔 첫 승을 완투승으로 장식했다. 한화가 5연패를 끊는 순간. 이어 11일 수원 kt전에서는 완봉승을 따냈다. 역대 KBO리그에서 데뷔전 이후 2연속 완투승을 따낸 것은 로저스가 처음이었다.

한화 팬들이 열광했다. 150km에 달하는 평균 구속. 각도 크게 떨어지는 슬라이더. 로저스는 그야말로 '언터처블'의 투구를 펼쳤다. 로저스 효과로 한화는 약 1년 만에 첫 4연승을 거뒀다. 이어 삼성전(8/16)에서는 불펜이 로저스의 승리를 날렸으나, 8월 22일 KIA전에서 또 다시 완봉승을 거뒀다. 김성근 감독은 "선동렬을 보는 듯하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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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밀 로저스가 포효하는 모습.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물론, 시련도 있었다. 8월 27일 NC전에서 심판 판정에 크게 항의를 하는 등 멘탈이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한 것이다. 로저스는 시즌 첫 패배를 당했고, 다음날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사실상 징계성 엔트리 제외였다.

이후 2군 경기를 뛴 그는 9월 8일 LG전에 선발 복귀, 8이닝 12피안타 5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승패 없음 경기. 이어 13일 롯데전에서는 8⅓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팀을 5연패 수렁에서 구해낸 채 시즌 4승 달성에 성공했다. 한화의 연패 탈출에는 언제나 로저스가 있었다.

이후 18일 NC전에서 3이닝 6실점으로 부진, 시즌 2패째를 당한 로저스는 25일 넥센전에서 세 번째 완봉승을 장식했다. 그리고 이날 삼성을 상대로 또 승리를 챙기며 6승 달성에 성공했다.

국내 경기 10경기 출전. 6경기에서 승리했고, 2경기에서는 패했다. 나머지 2경기에서는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6승 2패. 승률 0.750. 평균자책점은 2.97. 75⅔이닝 62피안타 2피홈런 20볼넷 60탈삼진 26실점(25자책), WHIP 1.08, 피안타율 0.229, 퀄리티 스타트 투구는 6회. 올 시즌 로저스의 성적(9/30 기준)이다.

과연 로저스는 내년 시즌에도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을까. 시즌 도중 로저스는 내년 시즌 한국 무대 잔류에 대해 "야구 선수로 뛰면서 한국에 온다는 생각을 한 반도 해본 적이 없었다. 늘 메이저리그를 꿈꿔왔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른다"면서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 구단 내부에서는 아직 시즌이 진행 중이라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로저스를 잡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그런 가운데, 로저스는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치른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편의 동영상을 올렸다. 환호하는 홈 팬들을 배경으로 그는 "고맙고 그리울 것"이라면서 '사랑하는 팬들', '그리움', 그리고 '안녕(bye)'이라는 해시 태그를 남겼다. 과연 로저스는 내년 시즌에도 이글스 파크 마운드에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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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경기 후 로저스가 남긴 글과 영상. /사진=로저스 인스타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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