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장원준이 선보인 '명불허전' 투수전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5.10.01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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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SK 선발 김광현.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야구에서 화끈한 타격전 만큼이나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팽팽한 투수전이다. 타고투저 양상의 KBO 리그라면 더욱 그러하다. 28일 인천에서 에이스 격돌이 이뤄졌다. 두산 베어스 장원준과 SK 와이번스 김광현이 만났다. 두 투수 모두 이름값에 걸맞은 피칭을 선보였다.


장원준과 김광현은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과 SK의 경기에 각각 선발로 등판했다. 3위 싸움을 벌이는 두산과 5위를 굳히기 위한 SK 모두 승리가 필요했다. 장원준이나 김광현이나 책임감을 안고 오른 마운드였던 셈이다.

그리고 두 선수 모두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위한 의지를 보여줬다. 무실점 경기도 아니었고, 위기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두 투수 모두 관록을 선보이며 단 1점씩만 내주는 짠물투를 보여줬다. 확실히 강했고, 에이스다웠다. 결과는 두산의 2-1 승리였지만, 이와는 별개로 선발투수들은 자신의 몫을 해냈다.

장원준은 5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회말 볼넷과 안타 2개를 내주며 1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이후 안정감을 되찾았다. 특유의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SK 타자들을 잘 틀어막았다. 최근 4경기에서 평균 10점을 올리고 있던 SK 타선이었지만, 이날은 장원준에 막혀 1점만 뽑는데 그쳤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5이닝만 소화하고 물러난 부분이었다. 1회 22구, 2회 26구를 던지는 등 초반부터 투구수가 많았다. 총 투구수 106개. 이로 인해 6회부터는 노경은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오고 말았다. 올 시즌 경기당 5.7이닝으로 거의 6이닝을 먹어줬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만큼 SK 타자들이 장원준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경기였다는 뜻도 된다.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도 실점을 단 1점으로 최소화하며 관록투를 펼친 것이다. 어려워도 제 몫을 하고 내려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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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내려간 두산 선발 장원준.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광현은 7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투구 내용만 놓고 보면 장원준보다 좀 더 깔끔했다. 긴 이닝을 던졌고, 탈삼진도 적잖이 뽑아냈다.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폼에서 나오는 강력한 속구에 날카로운 슬라이더 역시 일품이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견제-탈삼진-병살타 등을 통해 루상의 주자를 없앴고, 이닝을 마쳤다. 특히 4회초 2사 1,3루 위기에서 오재원을 148km짜리 속구로 헛스윙 삼진처리 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이후 7회초에도 1사 1,2루 위기에 처했지만, 병살을 만들며 이닝을 마쳤다.

다만, 3회초 고영민에게 맞은 솔로포 한 방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145km짜리 속구가 거의 한가운데로 향했고, 홈런으로 연결되고 말았다. 뼈아픈 실투였다. 더불어 8회초 2사 후 안타를 맞으며 내보낸 주자가 홈을 밟으며 실점이 2점이 된 부분도 컸다. 타선도 침묵하며 김광현을 돕지 못했다.

이처럼 각각 아쉬움은 남았지만, 장원준이나 김광현 모두 호투하며 오랜만에 투수전을 만들어냈다. 보기 드문 경기였다. 경기 결과와는 별개로 선발 투수들은 제몫을 충분히 해냈다. 무엇보다 장원준과 김광현은 뻥뻥 터지는 타격전 만큼이나 재미있는 것이 팽팽한 투수전이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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