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EPL 선두권, 1위 싸움 대혼전 양상

국재환 기자 / 입력 : 2016.02.1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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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를 제압한 토트넘이 선두 경쟁을 더욱 뜨겁게 지폈다. /AFPBBNews=뉴스1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상승세를 타던 선두 레스터 시티가 아스널에게 덜미를 잡혔다. 동시에 토트넘마저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잡고 2위 자리를 탈환했고, 선두 추격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아직 시즌 종료까지는 12라운드가 남아있지만, 본격적으로 1위 싸움이 대혼전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25라운드까지 가장 분위기가 좋았던 팀은 레스터 시티였다. 레스터 시티는 지난달 24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스토크시티와의 22라운드 홈경기서 3-0 완승을 거둔 뒤, 리버풀, 맨시티를 잇달아 제압하며 리그 3연승을 내달렸다. 무엇보다 '난적' 리버풀, 선두권 싸움을 펼친 맨시티를 잇달아 꺾었다는 점에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리그 종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레스터 시티의 우승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레스터 시티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브레이크를 건 팀은 토트넘과 2위 싸움을 펼치던 아스널이었다. 아스널은 14일 홈에서 열린 레스터 시티와의 25라운드 경기에서 0-1로 끌려갔지만, 시오 월콧의 동점골, 경기 종료 직전 터진 대니 웰벡의 극적인 역전골을 앞세워 2-1의 짜릿한 승리를 따냈다. 동시에 승점 51점으로 레스터 시티(승점 53점)를 턱밑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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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도 레스터 시티를 꺾는 등,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AFPBBNews=뉴스1






공교롭게도 이 경기가 끝난 뒤에는 선두권 싸움을 펼치는 토트넘과 맨시티의 맞대결이 이뤄졌다. 경우의 수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졌다. 먼저 무승부로 끝난다면 두 팀 모두 3, 4위로 기존의 순위를 유지해야 했고, 맨시티가 승점 3점을 따낸다면 토트넘이 4위까지 내려앉게 됐다. 토트넘이 이긴다면 토트넘이 다시 2위 자리로 올라서게 됐다.

토트넘에게는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보였다. 원정경기인데다, 앞선 라운드에서 레스터 시티와의 홈경기에서 패했던 맨시티가 독기를 품고 경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토트넘이 보여준 2위 탈환과 선두 추격 의지는 맨시티가 보여줬던 승리에 대한 의지보다 더 강했다.

이날 토트넘은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선제골 이후 이헤아나초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경기 종료까지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았기에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토트넘은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갔고, 끝내 승점 3점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이날 승리를 통해 토트넘은 리그 5연승을 달성하며, 선두 싸움을 벌이는 4팀 중 가장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토트넘의 우세를 점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먼저 체력적인 면만 놓고 본다면 가장 유리한 팀은 레스터 시티다.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일정을 앞두고 있다. 아스널과 맨시티 역시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반면 레스터 시티는 유럽대항전에 나서지 않았고, 리그 컵과 FA컵 일정도 모두 마무리 됐다. 온전히 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일정 면에서도 레스터 시티가 나머지 세 팀에 비해 다소 유리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레스터 시티는 남은 12라운드 기간 동안 선두권 경쟁을 벌이는 토트넘과 아스널, 맨시티와 더 이상 맞대결을 펼치지 않는다.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에버턴, 첼시 등 까다로운 상대와의 일정이 남아있지만, 나머지 9경기에서 맞붙는 팀들이 대부분 중하위권 팀들이기에 심리적인 면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반면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및 FA컵 일정과 더불어, 오는 3월 5일 아스널과 리그 맞대결을 시작으로 리버풀, 맨유, 첼시 등과도 리그에서 맞붙어야 한다. 아스널 역시 맨유, 토트넘, 에버턴, 맨시티 등 까다로운 팀들과의 리그 일정이 제법 남아있고, 맨시티도 리버풀, 맨유, 첼시 등과 맞대결을 벌여야 한다. 더군다나 두 팀 모두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가 남아있고, 맨시티는 FA컵과 더불어 리그 컵 결승까지도 치러야 한다.

상황만 놓고 본다면 선두를 지키고 있는 레스터 시티가 가장 유리해 보인다. 그러나 레스터 시티도 선수층이 얇다는 약점이 있다. 그리고 약팀으로 평가받는 상대에게 얼마든지 지거나 무승부에 그칠 가능성도 산재해 있다. 또한 아스널과 맨시티의 저력도 만만치 않은 만큼, 이들을 우승 후보에서 배제하는 것도 곤란하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올 시즌 EPL의 대권을 차지할 팀은 어느 팀이 될까. 순위에서 다소 뒤쳐져 있는 '전통의 강호' 아스널과 맨시티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할지, 혹은 만년 '빅 4' 진입에 실패한 토트넘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지, 아니면 '언더 독'으로 평가받는 레스터 시티가 기적을 만들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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