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on Air] '책임감 무장' 피어밴드 "무실점이 주요 임무다"

오키나와(일본)=국재환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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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피어밴드(31, 넥센 히어로즈). /사진=뉴스1<br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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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피어밴드(31, 넥센 히어로즈). /사진=뉴스1





지난해까지 넥센 히어로즈 투수진의 선봉에는 좌완 외국인투수 앤디 밴헤켄(37)이 있었다. 2012년 넥센의 유니폼을 입은 그는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고,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20승, 15승씩을 수확하며 팀의 에이스 노릇을 해줬다. 그러나 이제 넥센에는 밴헤켄이 없다.


밴헤켄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일본 프로야구 소속 세이부 라이온스로 이적했다. 항상 투수진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넥센이기에 밴헤켄의 이탈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하지만 또 다른 외국인 투수에게 기대를 걸어 봐도 좋을 전망이다. 책임감으로 무장한 KBO리그 2년차 외국인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31)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넥센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입성한 피어밴드는 30경기에 등판해 13승 11패 평균자책점 4.67의 성적을 남겼다.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내며 밴헤켄의 뒤를 받쳤지만, 평균자책점과 피안타율(0.294)이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래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줬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결국 넥센과 재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연습경기 페이스도 좋다. 피어밴드는 22일 LG 트윈스전에서 1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로버트 코엘로에 이어 구원으로 등판해 1⅔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29일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 경기에서는 선발로 나서 3이닝 3탈삼진 무실점의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특히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h까지 나왔고,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도 원하는 대로 잘 들어갔다. 무엇보다 경기가 열린 고친다 구장에 강한 바람과 더불어 모래도 흩날리는 등, 투구 환경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그는 자신의 페이스를 잘 유지해가며 상대 타자들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한화전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피어밴드는 "밸런스를 맞추는데 초점을 뒀다. 투구 시에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모래가 얼굴로 흩날리지는 않았던 만큼 큰 영향은 없었다"며 "LG전 때는 구원으로 등판했던 만큼 마운드 상태가 썩 고르지 않았는데, 이날 경기에서는 마운드 상태가 좋은 상황에서 공을 던질 수 있었다. 덕분에 투구 시에 디딤 발도 원하는 곳에 놓을 수 있었다. 변화구도 생각했던 대로 잘 들어갔고, 예정됐던 3이닝을 소화했던 만큼 좋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피어밴드는 "직구 최고 구속이 147km/h까지 나왔다. 컨디션이 상당히 좋다. 시즌에 돌입할 준비가 됐다. 차근차근 이닝을 길게 가져갈 수 있게끔 노력만 하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KBO리그 2년차를 맞이하게 된 느낌은 어떨까. 피어밴드는 성숙한 답변을 내놓았다. 피어밴드는 "미국과 한국의 야구 스타일이 다른 만큼 적응해야 한다. 이미 지난해 경험을 통해 충분히 적응이 됐다고 생각한다. 포수와의 호흡을 맞춰가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전했다.

다만 밴헤켄을 비롯한 박병호, 유한준 등 주요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피어밴드는 "밴헤켄이 지난 4년간 해왔던 것들을 내가 대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며 "실력도 실력이지만 야구장 안팎에서 모범을 보이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팀에 변화가 많다. 그래도 선수들(박병호, 유한준)이 이적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남은 기간 동안 시즌을 잘 준비해야만 한다. 또 박병호와 유한준이 빠진 만큼 홈런과 타점이 줄어들 것 같은데, 홈런과 장타에 많이 의존하기란 어려울 것 같다. 다른 방향으로 팀원 모두가 고민을 해봐야할 것 같다"고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다.

새로운 돔구장 고척돔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피어밴드는 "미국에서 뛰던 당시 돔구장에서 경기를 해본 경험이 있다"며 "물론 고척돔이 당시 뛰었던 곳과는 다를 것이다. 정규시즌 개막까지 1달여의 시간이 남았고, 고척돔에서 시범경기도 열리는 만큼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투수진에서 함께하게 된 코엘로의 도우미 역할도 자처하겠다고 했다. 피어밴드는 "KBO리그에서 한 시즌을 먼저 뛴 만큼 코엘로에게 한국 무대에서 해야 할 것들과 필요한 것들에 대해 조언을 해줄 것이다. 다만 내가 좌완이고 코엘로가 우완이기 때문에 밴헤켄이 (같은 좌완으로써) 내게 조언을 해줬던 것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의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피어밴드는 야수진의 역할뿐만 아니라 자신을 비롯한 투수진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타자가 1점을 내든 10점을 내든 일단 투수가 해야 할 일은 스코어보드에 상대 팀 점수를 '0'으로 유지시키는 것이다. 무실점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할 수 있다"고 투수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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