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현-구자철 '제외'에 담긴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

안산=김지현 기자 / 입력 : 2016.03.2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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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뉴스1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김진현과 구자철을 태국 원정에 데려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두 선수 모두 레바논전서 좋은 역할을 해줬던 선수였기에 슈틸리케 감독의 결정에 의문을 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슈틸리케 감독의 배려가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7일 태국 수파찰라사이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평가전을 치른다. 24일 레바논전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이정협의 극적인 골로 1-0 승리를 거둔 만큼 기세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레바논전 주인공은 결승골을 기록한 이정협이었다. 하지만 김진현과 구자철도 제 몫을 해냈다. 골키퍼로 나선 김진현은 골문을 든든히 지키면서 7경기 무실점 승리 기록에 기여했다. 중앙 미드필더 구자철은 그라운드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중원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보였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레바논전서 좋은 활약을 펼친 김진현과 구자철을 태국 원정에 데려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두 선수를 데려가지 않는 각기 이유는 다르다. 김진현의 경우, 소속팀 세레소 오사카와 관련이 있다. 김진현은 세레소의 주전 골키퍼다. 세로소는 26일 츠에겐 가나자와와 경기를 앞두고 있지만 김진현이 빠지면서 골키퍼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이 김진현이 소속팀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준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진현은 레바논전에서 선발로 나왔다. 또한 태국전을 위해 3명의 골키퍼를 데려갈 이유가 없었다. 오늘 선발로 나왔기 때문에 태국전에서는 다른 선수를 내보낼 생각이다. 그리고 김진현이 26일에 소속팀에서 경기가 있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구자철의 경우는 김진현과는 다르다. 구자철은 레바논전서 경기 종료 15분을 남기고 근육 통증으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이후 구자철은 자진해서 교체를 요청했다. 이로 인해 남태희가 구자철 대신 경기에 나섰다. 당초 경기를 앞두고 구자철의 피로와 관련해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주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많은 경기를 뛰고 있다. 여기에 대표팀 일정까지 소화하면서 체력에 과부화가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를 알고 있었다. 이에 따라 구자철이 한국에서 휴식을 취한 뒤 소속팀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는 "구자철은 한국에서 머물다 팀으로 돌아갈 것이다. 구자철은 근육이 올라온 상태다. 부상은 아니지만 부상 예방 차원이다. 선수 본인은 끝까지 하고 싶어 했지만 태국전을 치르려면 멀리 이동해야 한다. 또한 기후변화에도 적응해야 한다. 선수를 너무 혹사시키는 것이라 생각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상황을 생각했다고는 하나 이런 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다. 태국전은 평가전이지만 남다른 의미가 있다. 현재 대표팀은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두면서 1978년 함흥철 감독 시절과 1989년 이회택 감독 시절 세운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태국전서 골을 허용하지 않고 승리를 할 경우에는 해당 부문 역사를 다시 쓰게 된다.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는 놓치고 싶지 않은 기록일 수 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눈앞의 기록보다는 선수들을 배려하는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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