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홈런 급증' 린드블럼, 롯데 투수진에 켜진 경고등

부산=국재환 기자 / 입력 : 2016.04.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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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쉬 린드블럼(29, 롯데 자이언츠). /사진=뉴스1





너무나 낯선 모습이다.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29)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아직 5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어느덧 평균자책점은 7점대까지 치솟았다. 무엇보다 피홈런과 실점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에서 롯데 투수진에 경고등이 켜졌다.


린드블럼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1사구 9실점(8자책점)을 기록하며 팀의 4-11 완패를 막지 못했다. 덩달아 시즌 3패째(1승)를 떠안은 린드블럼의 평균자책점은 5.56에서 7.42로 뛰어 올랐다.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린드블럼은 32경기에 등판해 도합 210이닝을 소화하며 13승 11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 명실상부한 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비록 8위로 시즌을 마감했지만, 롯데는 뛰어난 성적을 바탕으로 린드블럼과 재계약을 요청했고 그를 붙잡는데 성공했다. 올 시즌 역시도 린드블럼에 대한 기대감은 드높았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성실함과 친화력까지 갖췄던 만큼 말 그대로 '효자 용병'으로 부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시즌 첫 승을 따낸 1일 고척 넥센전(6이닝 무실점)만 하더라도 별다른 걱정은 없었다. 그러나 린드블럼은 두 번째 등판이었던 7일 사직 SK전에서는 5⅓이닝 동안 피홈런 3방을 포함, 10안타를 맞고 7점을 내준 끝에 패전의 멍에를 써야했다. 이어 세 번째 등판이었던 13일 잠실 LG전에서도 4⅓이닝 동안 홈런 한 방을 포함, 8피안타 5실점으로 또 한 번 무너지며 2연패를 당했다. 누적 피홈런 개수는 4개가 됐고, 평균자책점도 6점대 후반(6.89)까지 치솟았다.


그래도 19일 사직 한화전에서는 7이닝 2실점으로 좋은 투구내용을 보여줬다. 타선의 지원 부족으로 승리를 수확하지는 못했지만, 앞선 두 차례 등판의 부진을 지워냈다는 점에서 이날 한화전을 반등 포인트로 보기에 큰 무리는 없었다.

그러나 린드블럼은 24일 KIA전에서 다시 한 번 무너졌다. 이날 린드블럼은 1회초 이범호에게 스리런 홈런 한 방을 포함해 대거 4점을 내줬고, 이어진 2회에는 신종길에게 솔로 홈런 한 방을 포함해 2점을 더 내줬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흔들린 린드블럼은 4회초 몸에 맞는 볼 1개와 3루타 2방, 희생플라이 등을 포함해 3점을 헌납했다.

결국 여기까지였다. 4이닝 동안 9점을 내준 린드블럼은 5회초 시작과 함께 김유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팀도 린드블럼이 경기 초반 허용한 대량실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완패로 마쳐야만 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실점도 적지 않지만 피홈런의 숫자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린드블럼은 지난해 210이닝을 소화하며 28개의 홈런(9이닝 당 1.2개)을 허용했는데, 피홈런 순위에서 삼성의 차우찬과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린드블럼은 8월과 9월에 가장 많은 6개와 7개의 피홈런을 기록하는 등,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 타자들에게 간파당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올 시즌은 초반부터 피홈런이 급격하게 불어났다. 24일 사직 KIA전을 포함해 린드블럼은 도합 26⅔이닝 동안 7개의 피홈런을 허용(9이닝 당 2.4개)했는데, 불과 5경기 만에 지난해 9이닝 당 피홈런 개수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경기 초반 내주는 홈런의 빈도가 늘어남에 따라, 실점 역시도 자연스럽게 불고 있고 이에 따라 소화할 수 있는 이닝 역시도 줄어들고 있다.

물론 시즌 초반인 만큼 개선의 여지가 높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에이스'인 린드블럼이 조기에 무너지면서 선발진과 불펜진이 느끼는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롯데는 시즌 초반 송승준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이성민을 대체 선발자원으로 돌리는 바람에 롱맨 역할을 맡아줄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경고등은 켜졌다. '에이스' 린드블럼이 많은 피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롯데 투수진이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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