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순간] 김기태 감독은 왜 '3회' 직접 마운드에 올랐을까

광주=김우종 기자 / 입력 : 2016.05.15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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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영필(좌)과 김기태 감독이 밝게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KIA가 4-0으로 앞선 3회초. 'KBO리그 최고령 선수' 최영필이 마운드에 서 있다. 최영필은 하주석과 정근우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으나 이용규를 중견수 뜬공 처리했다. 1아웃.


그런데 이때. KIA 더그아웃에서 등번호 '77번'을 단 한 남자가 조심스럽게 마운드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얼굴에 약간의 미소를 머금은 채…. 그는 바로 KIA 타이거즈의 사령탑 김기태 감독이었다.

이날 KIA 선발은 KBO리그 최고령 선수 최영필이었다. 최영필은 1974년 5월 13일생이다. 이틀 전 생일을 맞은 그는 현재 나이 42세 2일. 우완 투수로는 역대 최고령 선발로 나선 것이다. 참고로 역대 최고령 선발 등판 투수는 좌완 송진우(한화, 43세7개월7일, 2009.9/23 대전 LG전).

지난 2010년 8월 20일 한화 소속으로 뛰었던 대전 SK전 이후 2095일 만의 선발 무대였다. 최영필은 1구, 1구, 혼신투를 펼쳤다. 속구 최고 구속은 140km가 찍혔다. 속구(20개)와 슬라이더(12개), 포크볼(4개), 커브(2개) 등을 다양하게 섞어가면서 구사했다.


1회에는 선두타자 정근우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한 뒤 이용규에게 볼넷, 로사리오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1,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김태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고, 이와 동시에 2루를 노리던 로사리오마저 포수 송구로 잡아냈다.

2회에도 최영필은 1사 후 송광민과 양성우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1,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차일목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최영필의 투구는 3회까지였다. 선두타자 하주석과 후속 정근우에게 연속 안타를 얻어맞았다. 이어 이용규는 중견수 플라이 아웃. 계속된 1사 1,2루 상황. 이때 김기태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이대진 투수코치가 아닌 김기태 감독이 직접 마운드를 방문한 것이다.

감독의 직접 마운드 방문. 바로 '베테랑' 최영필을 향한 '예우'였다. 4-0 리드를 등에 업고 있는 상황. 2⅓이닝 동안 아직 투구수는 38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최영필의 공이 한화 타자들에게 계속해서 공략당하고 있다고 판단, 조기 교체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퀵후크. KIA 김기태 감독의 승부수였다.

더욱이 김 감독은 연속 안타를 맞고 난 직후가 아닌, 이용규를 아웃시킨 뒤 최영필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연속 안타 이후 마운드에서 내렸다면 최영필의 기분도 찜찜했을 터. 최영필이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KIA 챔피언스필드에는 '최영필'을 연호하는 함성이 쏟아졌다.

더그아웃으로 향한 최영필. 그런데 이번엔 더그아웃에서는 조계현 수석코치가 음료수를 건네준 채로 최영필을 맞이했다. 후배들 역시 최영필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박수를 보냈다. 5연승을 달리는 '되는 집안' KIA. 거기에는 베테랑을 향한 예우 그리고 '형님 리더십'의 김기태 감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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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를 내려오는 최영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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