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딴따라' 윤서, 해태 첫사랑이 악녀된 이유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6.06.0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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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 /사진제공=웰메이드예당


윤서(23. 본명 조윤서)는 밝은 배우다.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고 때론 박장대소하기도 했다. 그런 윤서에게 지난 4년간의 배우의 길은 또 다른 윤서를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밝은 윤서'는 출연작마다 악역을 맡아 '다크 윤서'로 분해 미워하고 소리치고 눈물을 흘렸다. '천국의 눈물'이 그랬고, '오늘부터 사랑해'가 그랬다.

이번 SBS 수목극 '딴따라'도 '다크 윤서'의 연장선이다. 윤서는 이 드라마에서 극중 거짓 증언으로 조하늘(강민혁 분)이 성추행 누명을 쓰는 데 한몫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걸그룹으로 데뷔한 이지영 역을 맡아 연기 중이다. 성공을 위해 정의를 외면하는 이지영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서 이지영의 극중 별명인 '돼지국밥'을 욕하는 글들을 쉽지 않게 볼 수 있다.


인터뷰에 들어가기 전 윤서가 밝힌 에피소드 하나.

"'응답하라 1994' 때 해태 첫 사랑 애정이랑은 또 다른 분위기"라고 했더니 "그때보다 살이 좀 많이 빠졌다"고 했다. 작품마다 분위기가 다른데 친구들도 잘 몰라본다고.

"이번에 '딴따라' 출연하면서 친구들에게 얘기를 안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제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딴따라'에 너 비슷한 사람 나온다고요. 그러면서 근데 네가 더 낫다고 해서 막 웃었어요. 하하하."


"첫 사랑으로 시작해서 악역만 계속한다"고 했더니 "저 사실은 착해요"라고 말하며 배시시 웃었다.

"이지영이라는 캐릭터를 대본을 통해 처음 마주했을 때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성격 자체가 지영이처럼 독한 면이 없거든요. 지영이가 왜 이렇게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됐어요. 그래서 지영이가 가진 '결핍'에 대해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했죠. 처음에는 캐릭터 몰입이 쉽지 않았는데 차차 지영이를 이해하게 되면서 수월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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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딴따라' 중 윤서 /사진제공=웰메이드예당, 재미난프로젝트


댓글은 윤서가 자신의 연기를 파악하는 잣대 중 하나.

"이전 작품에서 악역 할 때도 그랬지만 전 '왜 이렇게 못됐어'라는 댓글이 가장 좋아요(웃음). 그만큼 시청자들이 제 캐릭터와, 작품에 감정이입을 한 거 잖아요. '딴따라'에 출연하고 나서는 극중 부산 출신 지영이를 놀리고 비하하는 별명인 '돼지국밥' 소리를 심심치 않게 듣고 있어요. '돼지국밥' 욕하는 댓글들을 볼 때마다 아 내가 연기 제대로 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죠."

윤서는 2012년 SBS '가족의 탄생'으로 데뷔했다. '연애조작단 시라노', '왔다 장보리'에 출연했고 2014년 MBN '천국의 눈물'에서 여주인공 진제인 역으로 열연했다. 지난해 KBS 2TV 일일극 '오늘부터 사랑해'에서는 윤승아 역을 맡아 주인공 임세미를 제대로 괴롭혔다. 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는 해태(손호준 분)이 첫사랑 애정 역으로 카메오 출연하기도 했다.

"이제 갓 시작하는 배우라 만만한 연기는 하나도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 이지영은 다른 점에서 좀 더 공을 많이 들여야 했죠. 걸그룹 멤버라서 춤과 노래를 해야 했거든요. 제가 고등학교(성남고)-대학교(명지대)에서 뮤지컬을 해서 노래와 춤은 좀 할 줄 아는데 걸그룹 춤은 또 다른 차원의 세계였어요. 이번 연기를 하면서 걸그룹 분들을 존경하게 됐습니다. 어찌 그 어려운 걸 해내는 걸까요. 아이돌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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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 /사진제공=웰메이드예당


걸그룹 춤에 노래에 준비할 게 많았지만 연기는 그나마 편했다. 극중 신석호 역 지성의 배려 때문이었다.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감독님도 항상 웃으시고, 제가 연기할 때마다 칭찬도 많이 해주세요. 지성 선배님은 정말 많이 도와주세요. 선배님도 칭찬을 아끼시지 않죠. 사실 처음에 지성 선배님과 함께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정말 부담됐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도 많이 했죠. 그런데 정말 상대방 연기를 잘 받아주세요. 아, 또 있어요. 정말 친절이 몸에 밴 분이세요. 제가 기침을 한 적이 있는데 선배님이 바로 물을 떠다 주시는 거예요. 이래서 다들 지성, 지성 하시는가 봐요. 존경스럽고, 많이 배웠습니다."

그래서 지성과 처음으로 둘이 붙는 장면인 대기실 장면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했다.

"신경 많이 썼어요. 지성 선배와 처음 붙는 신이었고, 지영이의 이중적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장면을 촬영 전에 대본을 정말 많이 봤어요. 촬영은 한 번에 찍었어요. 제가 NG를 잘 안내는 편이기도 하지만 여러 번 찍으면 진이 빠질 것 같아서요."

윤서는 연기를 '공부'의 대상이라고 했다.

"연기는 공부를 쉬면 안될 것 같아요. 새 작품을 할 때마다 새로운 인물을 받아들여야 하잖아요. 그렇게 하려면 알아야 하는 지식이 많아야 해요. 이번에 아이돌 역할을 하면서 아이돌의 실태가 어쩐지 엔터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공부를 많이 했어요. 제가 잘 모르니까 공부를 안 할 수가 없었죠. 선배님들이 그러세요. 배우는 끊임 없이 배우라고 해서 배우라고요. 아이돌 연기 연습을 위해 러버소울 초아(최초)에게도 물어보고, (공)승연이 동생이 트와이스 멤버(정연)니까 승연이한테도 많이 물어봤어요. 매니저 오빠들에게 자문도 많이 구하고요. 극중 같은 그룹 멤버로 나오는 친구들이 실제로 연습생들이라 그 친구들에게도 많이 물어봤죠."

윤서가 드라마에서 악역을 맡는 데는 도회적인 분위기, 차가울 것 같은 분위기도 한몫했을 것 같은 느낌. 윤서는 그러나 손사래를 쳤다.

"하하하. 도시적으로 생긴 건 모르겠어요. 전 시골 소녀고 시골에서 자란 아이인데요(고향이 경북 문경이다). 저 실제로는 밝아요. 친구들도 웃기다고 많이 하고요. 근데 처음에는 낯을 좀 가려요. 처음 뵌 분들하고 말도 잘 못하고요. 이런 게 좀 새침해 보이는 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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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 /사진제공=웰메이드예당


윤서는 '딴따라' 캐릭터 중 실제 자신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로 '카일'을 꼽았다. 서프라이즈 공명이 연기 중인 카일은 극중 딴따라밴드의 기타리스트. 밝고 유쾌한 캐릭터다. 근데, 남자다.

"지영이가 제일 매력적이죠(웃음). 그다음으로 꼽자면, 음, 카일이요. 하하. 저랑 비슷해요. 긍정적이고 장난기도 많고요. 저도 장난치는 걸 많이 좋아하는 거죠. 가끔 생각 없이 말을 툭툭 던지기도 하고요. 연기도 그런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래서 카일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진짜 매력있는 캐릭터에요. 언젠가 꼭 해보고 싶은."

이제 배우의 길에 본격 들어선 윤서는 하고 싶은 게 많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 뮤지컬은 전공해서인지 무대에 대한 갈망도 크다.

"연극도 너무 하고 싶어요. 무대 연기를 생각하면 설레요. 뮤지컬도 하고 싶고, 영화도 너무 너무 하고 싶어요. 드라마에서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고요. 제가 사극 보는 걸 좋아하는데 사극도 꼭 도전하고 싶은 장르에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기 위해 윤서는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중학교 때 안산시 대회에서 단거리 종목 2위를 했을 정도로 기초 체력이 이미 갖췄다. 물을 무서워 해서 고민하다 아예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스킨스쿠버 얘기를 하면서는 "바다 속에서 우주를 봤다"고 말했다.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 공부에서 열심이다.

"배우는 준비 과정이 연속이라고 봐요. 차근차근 준비하다 보면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많아지겠죠."

'평생 연기자'를 꿈꾸는 윤서의 롤모델은 레이첼 맥아담스(38, Rachel Anne McAdams)다.

"'노트북', '어바웃 타임'을 보고 반했어요. 예쁜 외모는 아닌데 영화가 끝날 때쯤에는 너무 예뻐 보여요. 그런 매력을 담고 싶어요. 연기로 따뜻함을 주는 작품을 많이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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