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인터뷰] 이상엽 "목숨 바친 희생, 나라면 그렇게 못해"

KBS 2TV 수목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 박태하 역 이상엽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6.07.0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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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상엽/사진=임성균 기자


자신의 목숨도 내던지며 타인을 위한 희생으로 눈시울을 붉히게 한 배우가 있다. 배우 이상엽(33)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상엽은 지난 달 30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극본 채승대, 연출 김종연 임세준, 제작 베르디미디어·드림E&M )에서 박태하 역으로 출연해 시청자들의 코 끝을 찡하게 했다.


'마스터-국수의 신'(이하 '국수의 신')은 뒤틀린 욕망과 치명적인 사랑, 그 부딪침 속에서 성장하고 타락하는 이들의 인생기를 담았다. 극중 박태하는 무명이(천정명 분), 채여경(정유미 분), 고길용(김재영 분)의 보육원 친구다. 그는 어린 시절 채여경을 대신해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교도소에 갈 정도로 친구들과 우정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끝내 친구인 채여경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죽음을 맞이했다.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국수의 신'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해 낸 이상엽을 스타뉴스가 만났다.

-'국수의 신'이 마지막 회에서 시청률 8.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 동시간대 수목극 시청률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MBC '운빨로맨스', SBS '원티드' 등 화제의 드라마를 누르고 시청률 1위로 종영했기에 기분이 남다를 것 같아요.


▶시청률이 중요한 게 아닌데, 그 날만큼은 제일 많이 시청해 주셔서 기분 좋았어요. 저는 마지막 회에서 내레이션과 환영으로 등장한 게 다였지만 저를 좋아해주셨던 분들에게 위로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작품은 끝나고 여운이 길어요.

-여운이 길게 남고 있다는 것은 극중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얘기하는 것 같은데, 박태하의 어두운 감정에 빠져있는 것인가요.

▶맞아요. 박태하라는 캐릭터에 너무 몰입했어요. 캐릭터가 가진 감정이 너무 어두웠고, 그걸 몰입하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작품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박태하의 어두운 분위기가 여기(가슴)에 남아 있죠. 여행도 가고 싶고, 뭔가 막 하고 싶은데 쉽지 않아요. 드라마 끝난 후 김석훈 선배님을 찾아가서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제 안에 있는 박태하를 비워내고 있어요.

-극중 죽음으로 결말을 맺은 박태하였는데, 아쉽지는 않았나요.

▶연기하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죽었어요. 죽는 역할이 힘들다고 하는데, 진짜 그렇더라고요. 평소보다 가슴이 더 허하고, 갑갑했어요. 무엇보다 박태하가 자신의 꿈도 있었을 텐데, 그것은 드러나지도 않아서 아쉬웠어요. 태하는 너무 다크하게 남았어요.

-이전 작품보다 유독 캐릭터에 몰입한 느낌이 드는데 왜 그럴까요.

▶박태하가 너무 불쌍했어요. 자신의 삶에 정작 자기는 없잖아요. 그래서 저 까지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앞서 '시그널'에 출연했을 때, 제 캐릭터가 어두웠는데 이번에는 달랐어요. 희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더 그래요.

-박태하를 소화하면서 좋았던 것과 아쉬웠던 게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있죠. 좋았던 것은 감정 표현에 있어서 카메라에 잘 담긴 것 같아요. 감정 표현은 대사가 많지 않았고, 얼굴에 굳이 담아내지 않아도 잘 드러났다고 생각해요. 아쉬운 거는 캐릭터 자체가 '희생의 아이콘'이었다는 거죠. 20회 동안 박태하를 담아내는 게 짧았다고 생각해요. 방송에 드러나지 않은 사연이 더 많았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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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상엽/사진=임성균 기자


-희생의 아이콘. 실제 이상엽이라면 친구를 위해 목숨도 바칠 정도로 희생할 수 있을까요.

▶못하죠. 저는 그렇게까지 할 자신이 없어요. 친구를 위해 내 인생, 목숨까지 버리지는 못할 것 같아요. 채여경을 위해 죽었는데, 그것은 극중 아버지가 그녀의 부모님을 죽인 살인자라는 죄, 그것을 속죄하기 희생했다고 생각해요. 그런 모습 보면서 저도 마음이 아팠어요. 그 감정이 아직도 저를 힘들게 하고 있어요.

-극중 김길도 역을 맡은 조재현이 분노를 자아낼 정도로 시청자들을 몰입시키는 연기를 했다. 촬영장에서 직접 본 조재현은 어땠나요.

▶'다크 나이트' 한국 버전이 나오면, 조재현 선배님이 조커가 아닐까 싶어요. 그만큼 멋있게 잘 표현해 내신 것 같아요. 선배님 연기를 보면 '국수의 신'을 하고 나서 '시그널'(이 작품에서 이상엽은 살인범 역할로 특별 출연 했다)을 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또 조재현 선배님 외에 최종원, 김병기, 서이숙, 이일화 선배님 등 훌륭한 분들이 많아서 현장에서 그 분들 연기 보는 재미가 있었죠.

-박태하를 '희생의 아이콘'으로 불렀는데, 이 드라마가 여러 사람들의 욕망을 다뤘다. 그렇다면 이상엽이 생각하는 박태하의 욕망은 무엇이었을까요.

▶친구들 모두 행복했으면 하는 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스스로 혼자만의 행복은 없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버지가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아버지가 된 것 같아요. 또 스스로 아버지 같은 존재를 찾으려 했고, 그 사람이 김길도였죠. 복수심을 그에게 느껴야 하는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나 아버지 같은 사람에게 어떤 위해를 가하는 게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 역시 그 감정선을 오가는 게 쉽지 않았죠.

-'국수의 신'에서 박태하의 죽음이 안타까웠던 이유 중 하나가 김다해(공승연 분)와 이제 막 사랑을 싹 틔우는 듯 했지만, 정작 연애는 시작도 못하고 끝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키스까지 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는데, 가슴 찡한 멜로를 완성시키지 못해 아쉬울 것 같아요.

▶태하는 다해와 감정을 사랑이라고 생각했을까 싶어요. 태하의 인생에서 다해는 쉼터였죠. 사실 그게 사랑인데, 태하는 그렇게 느끼지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게 더 슬펐어요. 또 다해와 키스는 태하가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 가는 대로 한 일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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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상엽/사진=임성균 기자


-'국수의 신'에서 천정명, 조재현, 정유미 등과 호흡했던 이상엽은 앞서 수많은 스타들과 함께 작품을 했다. 올 상반기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군 '태양의 후예' 송중기와 2012년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에서 인연을 맺기도 했다. 송중기와는 연락을 하고 지내는지 궁금해요.

▶자주는 아니고요. '태양의 후예' 하기 전에 한 번 (방송국에서) 만난 적이 있어요. 중기가 대본 리딩 하러 갈 때였는데, (예전보다) 남자다워졌더라고요.

-쟁쟁한 스타들과 작업을 해 왔던 만큼 다시 한 번 만나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중기랑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박근형, 조재현, 천정명 선배님도 있죠. 조재현 선배님과는 '펀치' 같은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또 이번 작품에서 만난 서이숙 선배님도 있어요.

-'국수의 신' 이후 이상엽의 활동은 어떻게 되나요.

▶KBS 단막극(드라스페셜) '즐거운 나의 집'에 출연하게 됐어요. 이번에 손여은 씨와 극중 부부로 호흡을 맞추는데, 정상적인 부부는 아닐 거예요.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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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상엽/사진=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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