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 한국 감성의 '눈의여왕'..판타지가 주는 즐거움

[리뷰]'카이-거울 호수의 전설'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6.08.0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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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포스터


악마의 거울 조각이 박혀 차갑게 변한 소년. 소년은 눈의 여왕에게 끌려가 얼음 궁전에 갇힌다. 그런 소년을 구한 것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낸 친구의 진정성 어린 눈물이었다. 안데르센 원작의 동화 '눈의 여왕'이 한국 애니메이션의 두 거장 이성강 감독과 연상호 감독이 만나 한국적 정서를 담은 애니메이션으로 태어났다.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감독 이성강)은 카이가 살고 있던 평화로운 마을이 눈의 여왕 하탄의 공격을 받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나서는 카이의 이야기를 그린다.


'카이'는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의 설정을 그대로 차용 했다. 단 친구가 가족으로 바뀌어 좀 더 뜨거운 감동을 유도한다. 캐릭터 역시 한국적인 감성을 입혔다. 주인공 카이는 원작 속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다. 카이 우리나라 말로 가이로 표현되며 '하늘'이라는 뜻을 담고 있기에 그대로 썼다는 설명이다.

눈의 여왕 하탄에게 사로잡혀 마음의 벽을 쌓은 샤므이는 '샤먼'(샤머니즘에서 초자연적 존재와 인간을 연결시키는 매개체)에서 탄생했다. 그 밖에 강의 정령, 반디, 포포 등 다양한 조연 캐릭터 역시 재미를 선사한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눈의 여왕을 피해 위대한 강으로 피난을 가던 길, 카이는 동생 샤므이를 잃어버린다. 그 후로 몇 년 뒤 다시 눈의 여왕 하탄이 마을을 덮쳤고,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다고 판단한 마을 사람들은 눈의 여왕에 맞서서 싸우기로 한다. 하지만 강력한 눈의 여왕에 대적하기는 역부족. 싸우러 나갔던 사람들은 후퇴했고, 하탄의 늑대에게 물린 족장은 얼음으로 변해 버린다.


어린 나이의 카이는 활 쏘는 것에 자신 있다며 같이 싸우러 나갔다가 물속에 빠졌다. 그곳에서 물의 정령을 만나서 '눈의 여왕을 없애고 마을을 지키라'는 특명을 받게 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이 '눈의 여왕'의 모티브만 차용하고 스토리를 완전히 변주했다면 '카이-거울호수의 전설'은 동화가 가진 스토리를 그대로 가져간다. 캐릭터 관계를 재설정하고, 새로운 캐릭터와 사건을 집어넣어 영화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카이'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재밌게 볼 수 있다. 변해버린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지 말고, 진실 된 사랑으로 감싸준다면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는 동화 속 교훈을 그대로 녹여 냈다. 가족이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했던 여동생 샤므이가 마음을 열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뻔하지만 찡하다.

제작을 맡은 연상호 감독은 "특별한 감수성과 향수를 가진 2D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딸에게 보여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연 감독은 "이 영화는 적은 제작비로 만들었지만 '부산행'보다 더 공을 들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연출을 맡은 이성강 감독은 "각박한 세상에 희망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판타지의 힘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두 감독의 말처럼 '카이'는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판타지의 힘을 빌려 재미와 감동을 전한다. 화려하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투박한 캐릭터가 탄탄한 스토리 위에서 만들어 내는 힘이 관객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얼음과 눈으로 덮인 호수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만큼, 한 여름 극장가를 찾는 가족 관객에게 시원함을 전할 예정이다.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96분,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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