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우리새끼', 뻔한 관찰쇼 넘어서게 한 박수홍·허지웅의 고백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9.0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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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운우리새끼' 캡처


'미운우리새끼' 박수홍과 허지웅이 털어놓은 뜻밖의 고백이 지켜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나이 든 독거남의 생활을 지켜보며 허허실실 웃음짓던 시청자들은 이들의 진심어린 이야기에 애틋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에서 출연자 박수홍과 허지웅이 결혼에 대한 자신의 생각,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시선을 붙들었다. 쉽게 털어놓지 못했던 이들의 상처까지도 짐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박수홍은 친구들과 만나 결혼과 관련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던 그는 그간 밝히지 못했던 상처를 밝혔다. 그는 '결혼'에 대해 "이것저것 따져서 아니면 안 가야 한다"며 "난 경험을 했잖아"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수홍은 "너무 내가 원했는데 가족들이 반대해서 안됐다"며 "사람이 이러다 죽겠구나. 어떻게 내가 사랑하는 두 쪽이 이렇게 대립을 할 수가 있나. 미치고 팔딱 뛸 일이 아니라 양쪽에 너무 큰 배신감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어느 하나가 양보를 안 한다. 지금 와서 얘기할 수 있는 건 그때 반대한 결혼을 했다면 행복할까. 아니다. 다 축복해도 힘든 게 그것"이라고 고백했다.

아들의 속내를 스튜디오에서 전해들은 박수홍의 어머니는 "수홍이가 참 힘들어했다"며 "저렇게 마음의 상처를 받은 걸 여태 몰랐다"고 가슴아파했다.


허지웅은 친구들과 떠난 여행 도중 "연애 안한지 2년 됐다. 2년 전에 연애 한 게 셌다"고 고백했다. 그에 대해 몰랐던 허지웅의 어머니는 신동엽에게 물었고 신동엽은 "나도 알고 있다. 허지웅이 그때 충격을 받았다. 그때 상처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허지웅은 혼자 먹는 밥이 익숙해졌다며 "뉴스채널 앵커가 나와 밥 먹는 파트너같다"고 털어놓고는 "말하고 보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혼 후 홀로 살고 있는 허지웅은 "결혼 생각은 진짜 없다.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한다"고 고백했다. 허지웅은 이어 "내가 이 사회에 할 수 있는 것 말고 나보다 더 좋은 것, 훌륭한 것을 만들고 싶다"면서 "어차피 나로서는 한계가 있다. 내가 아이를 가지면 가능성을 더 남길 수 있는 것이다. 얼마나 근사한 일이냐"라고 밝혔다.

별다른 말 없이 이를 지켜보던 허지웅의 어머니는 "그럼 결혼을 해야지"라고 털어놨을 뿐이다.

'미운우리새끼'는 나이 든 솔로 연예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로 지켜보며 그 어머니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는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혼자 사는 아들이 어찌 사는지를 어머니를 모셔놓고 지켜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너무 잔인하고 속보이는 기획 아닌가 하는 기분마저 들었던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그러나 짠한 노총각 이야기를 남 이야기처럼 지켜보며 우스워하는 허허실실 예능인 줄 알았던 '미운우리새끼'는 갑자기 훅 들어온 진심 어린 속 이야기로 한 차원 다른 수준의 프로그램에 진입한 듯하다. 그건 술자리를 빌려 어쩌면 껄끄러울 수 있는 속 이야기를 가감없이 털어놓은 출연자들의 공이 크다. 혼자 사는 남자들의 모습이 그저 철없는 미운오리새끼 이야기가 아닌 공감 어린 우리 이야기로 다가온 느낌이다. '미운우리새끼'가 또 어떤 이야기로 웃음과 공감을 함께 안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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