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ML의 가을야구 가는 길엔 '각축'이 없다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6.09.2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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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34)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뉴욕 메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와일드카드를 다투고 있다.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종료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플레이오프 티켓이 걸린 마지막 레이스도 피날레를 향해 치닫고 있다. 하지만 올해 레이스는 예년에 비하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 같은 것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현재 메이저리그 순위표를 들여다보면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의 총 6개 지구 우승팀들의 윤곽은 거의 굳어진 상태다. 실제로 지구 우승이 확정된 팀은 NL 중부지구의 시카고 컵스(94승55패), 한 팀 뿐이지만 나머지 지구들이 대부분 1위와 2위의 격차가 상당히 벌어져 있어 남은 2주 동안의 짧은 시간동안에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하다.


NL에서는 컵스 외에 워싱턴 내셔널스(동부, 88승61패)와 LA 다저스(서부, 84승65패)가 각각 8경기와 5경기 차로 선두를 달리고 있어 지구 우승이 확정적이다. AL에서는 동부지구에서 보스턴 레드삭스(85승64패)와 2위 볼티모어 오리올스(82승67패)의 경쟁만이 3게임차로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태지만 이 역시 쉽게 뒤집히진 않을 것으로 보이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86승63패, 중부)와 텍사스 레인저스(88승62패, 서부)는 지구 2위와 각각 7경기와 8.5경기차로 격차로 벌려놔 우승을 예약한 상태다.

따라서 남은 시즌동안 관심사는 와일드카드 밖에 없는데 여기엔 아직 지켜볼 레이스들이 남아 있다. NL에선 뉴욕 메츠(80승69패)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79승70패),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78승71패) 등 3팀이 2장의 와일드카드를 다투고 있고 AL에선 볼티모어(82승67패)와 토론토 블루제이스(81승68패)가 와일드카드 1, 2위에 올라있는 가운데 시애틀 매리너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상 79승70패)가 2경기, 휴스턴 애스트로스(78승71패)는 3경기 뒤에서 추격하며 아직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상태다.

이 가운데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세인트루이스가 서바이벌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NL 와일드카드 레이스는 언뜻 보면 상당히 흥분되는 조합이지만 실제론 전혀 흥분감이 느껴지지 않는 ‘도토리 키재기’의 맥 빠진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 3팀 모두 주요 선수들의 계속된 부상으로 인해 전혀 제 모습이 아닌데다 무엇보다 최근 전체적으로 이기는 경기보다 지는 경기가 더 많은 듯해 플레이오프를 향해 최후의 박차를 가하는 흥분감과는 거리가 멀다. 누가 올라오든 포스트시즌에서 그리 오래 버티기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게다가 이들은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에서 맞대결을 통해 한 팀이 떨어져 나간 뒤 승자가 막강의 최강팀 컵스와 디비전시리즈에서 만나는 코스에 있다.


이들 3팀 중 뉴욕이 그래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팀이다. 하지만 지난 주말 제이콥 디그롬까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메츠 선발진을 살펴보면 이런 팀으로 포스트시즌을 꿈꾼다는 것이 말이 되냐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영건 로테이션을 자랑하던 메츠였으나 맷 하비와 스티븐 매츠에 이어 디그롬까지 DL로 가버려 이젠 루키들인 세스 루고, 로버드 기젤만, 가브레일 이노아 등이 선발진을 채우고 있다. 물론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43세의 바톨로 콜론(14승7패, 평균자책점 3.14)과 ‘토르’ 노아 신더가드(13승8패, 2.43)가 아직 로테이션의 중심축을 잡아주고 있고 루고와 기젤만, 이노아 등이 기대이상의 호투를 하면서 최근 와일드카드 선두로 치고 올라왔지만 사실 얼마나 버틸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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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하비와 스티븐 매츠에 이어 제이콥 디그롬(사진)마저 부상으로 시즌아웃되며 뉴욕 메츠 역시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FPBBNews=뉴스1


메츠는 최근 14경기에서 11승을 올리는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이는 다소 착시현상이 가미된 것이다. 지난 주말 메이저리그 최악의 팀 미네소타 트윈스에 3연승을 거둔 것을 포함, 11승 가운데 8승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신시내티 레즈 등 각 지구 꼴찌팀들을 상대로 올렸다. 더구나 남은 스케줄도 애틀랜타와 3경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7경기, 마이애미 말린스와 3경기 등 승률 5할이 안되는 3팀과 13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9월 성적이 7승10패다. 샌프란시스코는 시즌 전반기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 최고인 57승33패(승률 0.633)의 성적을 기록했던 팀이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 22승37패(승률 0.373)로 승률이 ‘수직 다이빙’을 했다. 후반기 승률만 놓고 보면 역대 최악의 팀 가운데 하나다.

대체 명장 브루스 보치가 이끄는 팀이, 그것도 4회 연속 짝수해 월드시리즈 우승 행진을 이어가야 할 시즌에 이처럼 곤두박질을 할 것이라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물론 샌프란시스코 역시 주요선수들의 부상이 꼬리를 물었지만 사실 그것은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여서 이 같은 곤두박질을 전부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샌프란시스코는 7월15일 이후 치른 19개 시리즈 가운데 이긴 시리즈는 단 3개뿐이고 팀 OPS는 0.707에 불과하며 클로저 산티아고 카스티야는 8월 이후에만 9번의 블론세이브와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이런 팀이 아직도 플레이오프 레이스에 남아있고 심지어는 지구 우승 희망도 완전히 꺼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샌프란시스코는 5경기차로 앞서 있는 지구선두 다저스와 아직 6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산술적으로 지구 우승 가능성이 아직도 남아있다. 특히 20일(한국시간) 시작되는 원정 3연전에서 싹쓸이를 따내 두 경기차로 육박한다면 기세를 몰아 샌프란시스코에서 벌어지는 시즌 마무리 3연전에서 극적인 드라마를 기대해볼 여지도 아직 남아있다. 물론 가능성은 희박하다. 만약 그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샌프란시스코 역시 뒷걸음질로 시즌 피니시라인을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세인트루이스는 9월 들어 성적이 8승9패다. 샌프란시스코보단 낫지만 8월 이후 22승22패란 성적이 말해주듯 한 번 이기면 한 번 지는 페이스를 거의 두 달째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전혀 플레이오프팀 모습이 아니다. 내셔널리그 최고인 208홈런을 때린 대포군단이지만 9월 팀 타율이 0.222까지 추락하는 등 팀 전체가 슬럼프에 빠져 있다. 더구나 남은 스케줄도 만만치 않다.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3연전에 이어 컵스와 원정 3연전이 기다리고 있고 이어 항상 까다로운 상대인 신시내티 및 피츠버그와 홈 7연전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일단 남은 스케줄만 살펴보면 메츠가 가장 유리해 보이지만 아무리 뜯어봐도 ‘도토리 키재기’ 레이스다. 하지만 세상일은 모르는 법. 뒷걸음질을 해서라도 플레이오프에만 나간다면 뭔가 사고를 칠 희망은 있는 셈이다. 과연 누구의 뒷걸음질이 더 빠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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