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 스트리트', 태국 환락의 거리에서 스러진 청춘들(종합)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10.1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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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 스트리트'의 백성현, 이상우 감독, 이송이, 이시강 / 사진=이기범 기자


'워킹 스트리트'가 베일을 벗었다. 태국 로케이션으로 완성된 거친 방황과 사랑의 이야기 속 열악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젊은 배우들의 열연이 눈길을 모았다.

10일 오전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영화 '워킹 스트리트'(감독 이상우) 언론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워킹 스트리트'는 '엄마는 창녀다', '바비' 등 파격적인 작품으로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주목받아 온 이상우 감독의 신작이다.


태국 파타야의 환락가 워킹 스트리트를 배경으로 방황하는 청춘이자 오직 사랑만을 원하는 세 남녀의 이야기를 거칠게 그려냈다. 백성현이 청각장애인인 격투기 선수 태성 역을, 이시강이 즉흥적이고 쾌락만을 쫓는 동생 태기 역을 맡았다. 관광객을 상대로 몸을 파는 제나 역은 모델 출신인 이송이가 맡아 파격적인 스크린 도전장을 던졌다.

영화는 폭력, 도피, 섹스 속에 방황하면서 뜻밖에 순수한 사랑을 찾는 청춘의 이야기를 묘사했다. 영화처럼 기자간담회 분위기도 거침이 없었다. 특히 이상우 감독는 정제되지 않은 이야기도 거리낌없이 쏟아냈다.

도입부를 제외한 영화 전체가 태국 현지에서 촬영됐다. 이상우 감독은 "해외에서 영화를 많이 찍었고, 해외 촬영도 좋아한다. 사랑이야기를 하려다보니 효과적인 장소가 필요했다"고 태국 로케이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워팅 스트리를 오랫동안 하도 많이 다녀서 누가 어디에 사는지를 다 알 정도다. 앞동네같다"며 "저 곳에서 꼭 영화를 촬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촬영 허가도 어려워 많은 대목이 게릴라처럼 촬영됐다. 경찰이 출동해 촬영을 중단시킨 날도 있었다. 그러나 백성현은 "여기까지 왔는데 맨손으로 돌아가지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찍었다"고 말했다. 이시강과 이송이 모두 "힘들게 열심히 고생해 만든 영화"라고 입을 모았다.

백성현은 대사없이 연기를 펼쳐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베드신과 관련해서는 "베드신이라 어색하고 부담됐다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끈적하게 보이면 안될 것 같아 감독과도 많이 상의했다. 솔직히 여배우가 더 힘들다"며 공을 이송이에게 돌렸다.

첫 장편영화에서 처참한 상황, 폭력에 고스란히 노출된 여성 캐릭터를 맡아 전라 노출, 베드신 등 파격적인 연기를 감행한 이송이는 "긴 호흡 자체가 처음이고 내용도 꽤 파격적이었다"며 "며칠 정도 고민했다. 이후 감독님에게 질접 질문하고 답도 받았다. 선택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고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대책없는 청춘 태기로 분해 줄담배와 욕설 등 거친 연기를 선보인 이시강은 "예쁘게 봐 달라. 저는 쓰레기가 아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실제로는 술담배를 하지 않는데다 자신이 없어 처음엔 역할을 거부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욕심나는 역할이라 담배 피우는 연습까지 해 가며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중 잘못 머리를 맞아 기절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잘 찍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상우 감독은 "친구가 없어 스스로를 오타쿠라고 하는데, 영화를 찍다보니 사람들이 더 떠나간다"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나가면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했다. 영화 속 인물들은 하나씩 아픔이 있다. 극중 태기도 제나보다 형을 더 사랑하는데, 가질 수 없는 것에 집작한다. 남는 것이 집착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오는 20일 개봉을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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