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우승 좌절' NC, 결국 필요한 것은 '토종 선발'

김동영 기자 / 입력 : 2016.11.03 06:00
  • 글자크기조절
image
한국시리즈 3차전에 나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온 최금강. /사진=뉴스1





NC 다이노스가 두산 베어스에 무릎을 꿇으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완패였다. 아쉬운 부분이 많은 시리즈가 됐다. 특히 '토종 선발' 부재가 컸다. 해커-스튜어트 둘로는 우승이 어려웠다.


NC는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과의 경기에서 1-8로 패했다.

이로써 NC는 잠실에서 열린 1~2차전에 이어 마산에서 열린 3~4차전까지 모두 패하며 한국시리즈 전적 4패로 패퇴했다. 창단 첫 우승을 노렸지만, 두산이라는 거대한 벽을 넘지 못한 셈이 됐다.

◆ 투타의 조화로 일군 '정규시즌 2위'


사실 NC로서는 절호의 찬스였다. 투타에서 창단 후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선발진에서는 해커와 스튜어트라는 좋은 외국인 투수 둘이 마운드를 지켰고, 이재학도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시즌 말미 장현식이라는 또 다른 자원도 나왔다.

불펜진은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1위(4.15)에 오르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임창민, 김진성, 구창모, 최금강, 원종현 등이 활약했다. 양과 질에서 리그 최정상급 불펜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타선에서는 나성범-테임즈-박석민-이호준이라는 역대급 중심타선이 있었다. 한층 성장한 박민우도 리드오프로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김성욱이 15홈런을 치며 인상적인 한 해를 보였다. 베테랑 손시헌과 이종욱도 나란히 3할을 쳤다. 특히 4년 96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영입한 박석민은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기도 했다.

이처럼 NC는투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다. 창단 후 최고 순위였다. 플레이오프에서 LG를 쓰러뜨리며 한국시리즈에도 올랐다. '우승' 타이틀을 거머쥘 찬스가 온 것이다.

image
외국인 원투펀치 해커와 스튜어트.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사진=뉴스1





◆ 우승 실패.. 해커-스튜어트만으로는 역부족

하지만 시작부터 악재였다. 이재학이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것이다. 이미 플레이오프 엔트리부터 빠져 있었지만, '장기전 같은 단기전'인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한 명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결국 NC는 사실상 해커와 스튜어트 두 명의 선발로 한국시리즈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플레이오프에서 나란히 잘 던졌던 해커와 스튜어트는 한국시리즈에서도 호투를 펼쳤다.

해커가 한 경기에서 7⅔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스튜어트도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 4차전에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해커와 스튜어트가 못 던져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후다. 3선발로 낼 자원이 마땅치 않았다. 이재학이 있었다면 고민할 필요가 없었겠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했다. 이에 김경문 감독은 최금강을 선택했다. 최금강은 첫 4이닝을 퍼펙트로 막는 등 위력을 보였다. 하지만 5회초 홈런 한 방을 맞으며 흔들렸고, 결국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4⅔이닝 2실점).

그리고 4차전에 다시 스튜어트가 나왔다. 시리즈를 앞두고 김경문 감독은 "한국시리즈는 4선발 체제로 가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낼 투수가 없었고, 플레이오프에 이어 또 3선발 체제로 시리즈를 치렀다. 스튜어트는 잘 던졌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오히려 스튜어트가 3일 휴식 후 등판인 탓에, 83구만 소화하고 내려오며 다소간 일찍 강판된 감이 있었다. 이는 불펜의 부하로 이어졌다. 결과는 대량 실점이었다.

image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아쉬움을 남긴 장현식. /사진=뉴스1





◆ 예견된 악재.. 결국 '토종 선발'이 정답

3선발 부재는 플레이오프에서도 문제가 됐던 부분이다. 장현식이 3차전 선발로 나섰지만, 1이닝만 소화하고 내려간 바 있다. 만 21세의 어린 투수에게 가을야구 무대는 쉽지 않았던 셈이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최금강 카드가 나왔지만, 실패로 끝났다.

이 모든 것들이 한 방향을 가리킨다. '토종 선발' 육성이다. 비단 NC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NC만큼 뼈저리게 아쉬운 구단은 없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왕조'를 구축했던 구단들은 외국인 선발과 토종 선발이 잘 어우러졌다. 당장 정규시즌 5연패-통합 4연패를 일궈냈던 삼성은 외국인 투수 외에도 윤성환-장원삼-배영수-차우찬 등 좋은 토종 선발진이 있었다. 그 이전의 SK나 현대, 해태(현 KIA) 등도 토종 선발진이 강력했다.

올 시즌 두산이 그랬다. '판타스틱4'로 대변되는 두산의 선발진은 외국인 2명+토종 2명으로 이뤄져 그야말로 환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규시즌에서도, 한국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NC는 아니었다. 해커-스튜어트로는 한계가 있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선발의 맛을 본 장현식과 최금강이 더 성장할 여지는 충분하지만, 어쨌든 당장은 큰 힘이 되지는 못했다.

물론 NC에는 이재학이라는 좋은 토종 선발 자원이 있다. 하지만 '우승'을 넘보는 팀이 되려면 추가적인 토종 선발 육성이 필요해 보인다. 냉정히 말해 창단 후 발굴한 토종 선발은 이재학 한 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서 쓰든(FA 영입), 키워서 쓰든(자체 육성) 어떤 식으로든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NC에게 남겨진 과제라 할 수 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