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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아가씨' 부담감, 그땐 말 못한 이유는.."(직격인터뷰①)

[2016 결산 릴레이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12.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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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2016년. 스크린에 수 많은 별들이 피고 졌다. 관객을 열광시키고 웃기고 울렸던 수 많은 배우들. 스타뉴스는 한 해를 정리하며 올해 깊은 발자취를 남긴 배우들을 릴레이 인터뷰했다. 네 번째 주자는 김태리다.


이제 첫 영화를 내놓은 이 1990년생 배우는 영화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올해의 발견이다. 김태리(26). 박찬욱 감독 신작 '아가씨'의 주역에 파격 발탁된 그는 당당하고도 다부진 모습으로 매력 만점의 하녀 숙희를 그려내며 400만이 훌쩍 넘는 관객들에게 확실한 존재감을 남겼다. 신인상 수상 릴레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의 디렉터스컷 어워즈 시상식, 첫 신인상을 받은 김태리는 "태어나면 죽는 것 외엔 필연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연극을 시작한 것도 '아가씨'의 숙희가 된 것도 이 상을 받는 것도 우연이라 생각한다"며 "많은 운과 우연 속에 만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2016년의 끝자락에 만난 그녀는 여전히 당당하고도 겸손한 모습이었다. 부담감에 얽매이기보단 더 잘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싶다는 김태리의 다음 모습이 더 궁금해졌다.

-김태리에게 2016년은 유난히 특별한 한 해였을 것이다. 첫 영화 '아가씨'가 개봉했고, 신인 여배우로 상을 휩쓸며 주목받는 등 드라마 같은 1년을 보냈다.


▶그 모든 게 머나먼 일 같고 그렇다. '아가씨' 개봉을 하기 직전부터 개봉한 이후까지 스케줄이 계속 있었다. '태리, 다음 주에 스케줄 있다. '아가씨' 관련 스케줄이야' 이 이야기를 거의 6~7개월째 듣고 있다. 이젠 '또요?' 그런다. 올해가 끝나가지만 아직까지 진행 중이다. DVD 코멘터리를 했고 얼마 전엔 블루레이 코멘터리에 들어갈 인터뷰를 했다. 이제 정말 마무리가 되어간다. 워낙 많은 일이 몰아친 한 해다. 일년에 하나 있어도 우왕좌왕할 법한 일들이 지난 몇 달 사이 계속해 이어졌다.

-데뷔 무대가 '아가씨'가 처음 선보인 프랑스 칸국제영화제나 다름없다. 긴장한 기색이 전혀 없었던 모습이 떠오른다.

▶사실 그렇지 않다. 칸에 가기 전까지는 영화를 안 본 상태였다. 저도 칸에서야 처음 영화를 봤고 굉장히 떨리는 시간이었다. 모든 것이 불편했다. 일정도 무척 빡빡해서 모든 게 짜여져 있더라. 북미개봉 때 좋은 기회로 LA에 갔을 때는 마음이 더 편했다. 저는 일정상으로도 한가한 편이었는데 감독님은 깨어있는 시간 내내 미팅을 도시더라. '저는 끝났어요' 하면 깊은 한숨을 쉬셨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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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올해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여우상을 휩쓸고 있다. 그런데 시상식마다 바들바들 떨더라.

▶감사하지만 너무 힘들다. 처음 신인상을 받은 디렉터스컷 어워드에서는 정말 달달달달달 떨었다. 청룡영화상 시상식 때는 4분의 1도 안 떤 거다. 카메라공포증은 없지만 무대 공포증이 있는 것 같다. 발표 공포증이라고 해야 할까. 내 생각을 남에게 말한다는 것, 그것도 잘 말씀드려야 한다는 것이 너무 부담된다. 제가 순발력이 떨어지고 임기응변에 약하다. 속으로 너무 걱정이 된다. 그래서 그렇게 떨린다. 그것도 지나고 나면 좀 덜하지 않겠나.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의 숙희 역에 김태리를 캐스팅한 이유로 주눅들지 않고 대범하다고 이야기한 게 생각이 나서 괜히 웃음이 났다.

▶감독님이 언론 시사회나 시상식 그런 자리에서 저를 보시지 않나. 처음엔 안 믿으시더라. 거짓말 하지 말라고 그러시다가 실제로 제가 떨기 시작하니까 당황해 하셨다. 청룡영화상 때는 옆에서 보시며 '참나' 그러셨다. (웃음)

청룡 때는 다행히 디렉터스컷 시상식 때보다 덜 떨렸는데 준비했던 수상소감을 까먹었다. 여성영화인상 시상식에 갔을 때도 중간에 까먹고는 막 이야기를 했다. 말이 앞뒤도 안 맞고 그러더라. 기본적으로 말을 잘 못하는데 글로 적을 때는 정리가 된다. 일기나 노트로 생각을 정리하곤 한다.

-연기할 때도 마찬가지인가. 시나리오가 꼼꼼하기로 이름난 박찬욱 감독과는 스타일이 더욱이 잘 맞았을 것 같다.

▶대사 애드리브는 전혀. 동작 같은 건 창의적으로 하려고 생각하는 편인데 말은 창의력이 떨어진다. 시나리오가 잘 쓰여 있는 게 좋고, 완성이 잘 된 상태가 좋다. 맞다. 박찬욱 감독님 작품이 참 좋았다. 토씨 하나하나까지 엄청 신경을 쓰신다. 하지만 아직은 출연한 것이 한 작품이라 잘 맞는 스타일이라하기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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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를 통해 주목받으며 뿌듯한 한편 부담도 클 것 같다.

▶애초부터 그런 생각은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아가씨' 무대인사를 돌거나 인터뷰를 할 때부터 늘 드는 생각인데 말은 하지 않았다. 내가 내 몫을 다하지 못해 부끄럽고 죄송스럽다는 말 하는 것 자체가 함께 손발을 맞춰 영화를 만든 감독님이나 스태프에게는 누가 되는 말이 아니겠나. 내 몫을 다하지 못했다는 말을 하는 것 자체도 부끄러운 것이기도 하고.

-이제야 할 수 있는 이야기겠다.

▶그렇다. 수상 소감 때도 하고 싶었지만 속으로 삼켰던 이야기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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