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개봉 '너의 이름은' 100만 돌파가 씁쓸한 이유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7.01.0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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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5일만에 100만명을 동원했다.

9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너의 이름은'은 8일 33만 2930명을 동원, 누적 118만 2249명을 기록했다. 지난 4일 개봉해 5일째 거둔 성과다. 이날 스크린수는 947개, 상영횟수는 4101번이다.


'너의 이름은'의 이 같은 기록은 역대 애니메이션 5번째에 해당한다. '쿵푸팬더2'와 '쿵푸팬더3'가 3일째 100만명을 넘어섰으며, '겨울왕국'과 '쿵푸팬더'가 4일째 100만명을 돌파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으로는 1위다.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한국 최고 흥행작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301만명)을 넘어설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은 도시에 사는 고교생과 시골에 사는 여고생이 몸이 뒤바뀌면서 겪는 혼란과 둘이 힘을 합쳐 미래를 바꾸는 이야기를 담는다. 일본에서 16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아 역대 애니메이션 2위 기록을 세웠다. 중국에서도 이례적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일본과 중국에 이어 한국에서도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는 것.


하지만 '너의 이름은'은 새해 첫날부터 변칙개봉으로 관객을 동원해 시장질서를 교란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너의 이름은'은 지난달 31일과 1월1일 대규모 유료시사회를 감행해 7만 5000여명에 달하는 관객을 모았다.

통상 유료시사회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실시한다. 대규모 유료시사회는 입소문과 무엇보다 극장에 어필하기 위한 포석으로 진행한다. '너의 이름은'은 일본 애니메이션이지만 관객을 모을 수 있다는 걸 극장에 입증하기 위한 전략으로 유료 시사회를 감행했다. '너의 이름은'이 통상 10만여명 안팎을 동원하기 마련이었던 일본 애니메이션인데도 불구하고 첫날부터 많은 스크린과 상영횟수를 확보할 수 있었던 건 이런 대규모 유료시사회 영향이 크다.

'너의 이름은'은 개봉 첫날 555개 스크린에서 2176번 상영됐다. 첫 주말까지 스크린과 상영횟수가 2배 이상 뛰었다.

결과적으로 '너의 이름은' 유료시사회 전략은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럼에도 대규모 유료시사회는 다른 중소 규모 영화들의 설 자리를 뺏는 변칙개봉이다. 반칙이다.

지난해 유일한 천만영화인 '부산행'도 대규모 유료시사회로 변칙개봉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너의 이름은' 배급사인 메가박스 플러스엠은 변칙개봉이라는 비판을 받는 걸 감수하고 대규모 유료시사회를 실시했다. 욕을 먹는 것보다 돈이 먼저인 탓이다. 메가박스 플러스엠은 지난해 '부산행' 변칙개봉에 이은 흥행질주로 '국가대표2' 스크린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좋은 작품이라고 반칙과 변칙이 용납 돼서는 안 된다. 메이저 배급사의 변칙개봉에 분통을 터뜨리며 갑질이라고 분노하던 중소 배급사가 비슷한 행태를 똑같이 되풀이하고 있다.

'너의 이름은' 변칙 개봉과 흥행 공식으로, 이제 대규모 유료시사회는 남들도 다 하는 마케팅의 일환이 돼 버렸다. 반칙이 횡횡하게 된 셈이다.

'너의 이름은' 흥행몰이가 씁쓸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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