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의 부상 이탈.. 장재석에게는 '기회이자 부담'

고양=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1.1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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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의 이탈로 역할이 커진 장재석. /사진=KBL 제공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를 잡았지만 웃지 못했다. '토종 빅맨' 이승현(25, 197cm)이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다. 초대형 악재다. 이제 장재석(26, 203cm)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장재석으로서는 기회이자 부담이다.


오리온은 12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전자랜드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 78-76으로 승리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경기 끝에 오리온이 웃었다. 최근 2연승이다. 애런 헤인즈(36, 199cm)도 복귀했다. 귀중한 1승을 따냈다. 하지만 추일승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은' 승리가 됐다. 이승현의 부상 때문이다.

이승현은 1쿼터 중반 전자랜드의 커스버트 빅터(34, 190cm)를 막던 최진수(28, 203cm)을 돕기 위해 헬프 수비를 들어갔고, 점프를 떴다. 하지만 착지 과정에서 왼쪽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입었다. 빅터의 발을 밟은 것이 화가 됐다.


이승현은 곧바로 코트에 쓰러져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고, 결국 들것에 실려 코트를 빠져 나갔다. 13일 오전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상태가 썩 좋지 않다. 추일승 감독은 "다쳤던 곳이다. '딱' 소리까지 났다고 한다. 좋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까지 평균 11.1점 7.0리바운드 2.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오리온의 골밑을 지키고 있던 이승현이다. 이런 이승현이 없다. 오리온으로서는 악재도 이런 악재가 없다. 하필 헤인즈가 돌아온 날 이승현이 빠지게 됐다.

당장 오리온이 쓸 수 있는 이승현의 '대체재'는 장재석이다. 실제로 장재석은 12일 전자랜드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장재석은 17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날았다. 특히 자유투를 7개 던져 모두 넣는 집중력을 보였다. 장재석 스스로도 "처음이다"라고 밝혔을 정도였다.

관건은 이날 보인 모습을 계속 보여줄 수 있느냐다. 냉정히 말해 장재석의 올 시즌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다소 들쑥날쑥하다. 이날 전까지 평균 4.0점 1.8리바운드에 그치고 있었다. 커리어 로우 기록이다.

하지만 장재석은 분명 능력을 갖추고 있다. 2m가 넘는 신장에 운동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는 장재석이다. 골밑에서 밀릴 이유가 없다. 전자랜드전에서 가치를 입증했다.

범위를 넓혀도, 장재석은 최근 3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평균 13.3점 6.0리바운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시즌 성적과는 무관하게, 최근 페이스가 좋은 것이다.

이승현의 부상은 악재 중의 악재지만, 장재석에게는 기회일 수 있다. 이날 전까지 장재석은 경기당 평균 9분 43초를 뛰는데 그치고 있었다. 지난 시즌(17분 50초)과 비교하면 거의 절반 수준이다.

그래도 이날 전자랜드전에서 25분 42초를 뛰면서 평균 10분 16초가 됐다. 이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장재석 스스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다.

한편으로는 부담이기도 하다. 이승현과 직접 비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장재석이 분명 좋은 하드웨어와 운동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팀 내 비중을 보면 이승현에 미치지 못한다. '이승현 공백 메우기'는 결코 만만치 않은 과제다.

특히 수비에서 그렇다. 이승현의 골밑 수비는 정평이 나있다. 외국인 선수를 1대1로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이승현이다. 냉정히 말해 장재석의 수비는 이승현과 비교하면 다소간 부족함이 엿보인다.

장재석은 전자랜드전 이후 "(이)승현이가 다칠 때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나가서 내가 메워야 한다는 생각은 들었다. (이)승현이가 빨리 완쾌했으면 좋겠다. (이)승현이가 있었으면 더 잘 막고, 쉽게 갈 경기였다. 내가 더 분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각오를 다졌다.

어쨌든 이승현은 다쳤고, 당분간 코트에 서기 어려워졌다. 오리온에게 장재석의 힘이 필요하다. 과연 장재석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12일 전자랜드전 같은 활약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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