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애국심만 강요?' 대표팀 시스템 갖춰야 한다

박수진 기자 / 입력 : 2017.03.0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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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 패한 WBC 대표팀 /사진=뉴스1


졸전 끝에 2연패. 충격적인 한국 대표팀의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됐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지난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2017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A조 2차전 경기에서 0-5로 완패했다. 무기력한 패배였다. 6일 열린 이스라엘전 1-2 패배에 이은 2연패로 A조 최하위가 됐다. 그리고 8일 네덜란드의 2연승으로 인해 한국의 2라운드 진출이 좌절됐다.


이와 같은 처참한 결과의 원인은 무엇일까. 총체적인 시스템의 문제는 아닐까. 현실적으로 더 이상 국가대표에 애국심만을 강요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단순한 애국심에 기대는 것이 아닌 국가대표팀에 실질적인 동기를 부여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앞서 KBO는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1월 17일 적극적인 국제대회 참가를 위해 WBC, 프리미어 12 등 성적에 따라 보상해 주던 FA 등록일수를 성적에 관계없이 공식 소집기간 동안 보상해주기로 했다.

이번 WBC 대표팀은 엔트리 구성부터 난항을 겪었다. 지난해 11월 10일 발표된 28인의 최종 명단 가운데 이용찬(두산), 임정우(LG), 강민호(롯데), 김광현(SK), 정근우(한화), 강정호(피츠버그), 추신수(텍사스), 김현수(볼티모어) 등 8명이 여러 가지 이유로 빠졌다. 도박 논란에 연루된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차출도 논란이 됐다.


일본의 경우에는 일본야구기구(NPB)와 별도로 'NPB 엔터프라이즈'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대표팀 통합 사업을 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선수회와 협의해 만든 회사로 12개 프로구단 대표들이 이사를 맡고 있다. 동시에 선수와 구단 간의 긴밀한 소통의 창구가 된다. 이 회사는 현재 다이아몬드(특급) 파트너로 3개 기업, 공식 파트너로 6개 기업과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다.

스폰서 계약을 맺은 기업은 일본 야구 대표팀에 대한 일체의 권한을 독점으로 부여받는다. 일본 언론 스포니치에 따르면 'NPB 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013년 WBC 직전 체결한 계약으로 4년간 40억엔(약 400억원)을 확보했다. 이 같은 선례를 참고해 우리 대표팀도 프로야구선수협회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충분한 사업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선수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대표팀 스태프 등에게도 투자가 필요하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전임 코칭스태프 및 전력 분석팀 구성은 이제 필수 해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네덜란드 헨슬리 뮬렌 감독은 지난 7일 한국과의 경기 직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상대 선발 투수 우규민에 대해 "지난해 경기도 살펴봤다"며 "우리는 정보를 갖고 있다. 많은 경기를 봤다. 두 명의 스카우트가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 차원에서 활발한 정보 수집을 하고 있다고 밝힌 셈이다.

지난해 9월 김시진 팀장을 중심으로 하는 전력분석팀을 만들긴 했지만 한시적인 성격에 가깝다. 대회에 관계없이 지속적인 정보를 누적해야 힘을 발휘하기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국제 담당 부분 강화로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 차출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일본 고쿠보 히로키 감독은 지난해 8월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이치로 스즈키 등 미국에서 활동 중인 선수들과 대표팀 합류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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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타이슨 로스, 조 로스. /AFPBBNews=뉴스1


대회가 임박해 부랴부랴 착수하는 게 아닌 해외파 선수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메이저리그 구단과 해당 선수에 관한 논의뿐 아니라 타이슨 로스나 조 로스와 같은 WBC 규정상 참가가 가능한 한국계 선수들의 풀(Pool)도 지속적으로 갱신하는 것이 있을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방법을 위해서는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좋은 성적을 위해서는 투자가 필연적이다. 주먹구구식 운영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게 이번 대표팀을 통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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